[민명기학원] Anti-vaxxer
지난 월요일 미국의 연방 식품 의약국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은 화이자의 코비드 백신인 Pfizer-BioNTech vaccine을 최종 승인했다.
이것은 지금까지는 COVID 19 팬데믹 하의 비상 상황 속에서 임시로 긴급 승인을 받아 접종을 해 오던 것과는 달리, 연방 정부의 담당 부서가 그 효용과 안전성을 조사한 뒤 행한 정상적인 완전 승인(full approval)을 의미한다.
이러한 승인을 받은 백신은 각 국가나 개인 단체들이 그 구성원들에게 의무적으로 백신 접종을 요구하는 합법적인 기반이 된다.
한 예로, 대학들을 포함하는 각급 학교들은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지금까지 다른 백신의 접종을 의무화해온 것과 마찬가지의 논리로 이러한 원칙을 지금부터 코비드 백신 접종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미국에 처음 오거나, 미국의 다른 주에서 이곳으로 이사를 온 가족들이 학교를 정하기 전에 필자를 찾아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있다.
어느 학군의 어느 학교가 자녀에게 가장 잘 맞는지를 알아보시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조건들을 고려한 후에 학교가 결정되면, 해당 학교의 등록에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를 물으신다.
보통, 그 학군이 속한 지역의 거주민이라는 증명으로 주소가 기록된 공과금 고지서, 이전에 재학한 학교의 성적 증명서와 백신 접종의 기록 증명서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리면, 군말이 없으시다.
이 경우, 홍역이나 B형 간염 등의 백신을 맞았다는 증명이 학교의 입학에 필수 서류임을 모두가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와 같이 코비드 백신을 접종했다는 증명도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물론 아직은 15세 미만의 학생들은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만, 곧 이들에게 백신이 가용해지면, 우리 자녀들의 학교생활에 코비드 백신은 필수로 요구되는 조건이 될 것이다.
군인들에게도 공무원들에게도, 다른 사기업의 직원들에게도 이러한 조건을 지키도록 요구할 수 있는 합법적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이에 따라, 많은 대학들은 신학기에 학교로 돌아오는 교직원들과 학생들에게 백신의 접종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곧 세부 사항을 정해 통보할 것이라고 한다.
뉴욕 시립대학과 뉴욕 주립대학, 리치몬드 대학과 네바다 대학, 미네소타 대학 등이 이러한 대학들이며 많은 다른 대학들이 이 선례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독자들께서는 뭐 그리 당연한 이야기를 길게 설명하느냐며 지루해하실 것이다.
그러나 모든 법의 적용이 그렇듯이 문제는 그리 말처럼 간단치가 않다.
미국이 중국이나 이스라엘처럼 특수한 정치 사회 제도나 주변 상황으로 인해 국가가 국민들에게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면 비교적 군말 없이 따르는 문화를 가진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있는 워싱턴주에서만 해도 매일 저녁 텔레비전 뉴스 시간이면, 10월 18일까지 주 정부 공무원들이나 각급 학교의 선생님들에게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치도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에 퇴직하도록 하는 규정을 발표한 인슬리 주지사의 정책에 대한 반대 시위가 격렬하게 일어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반 백신 의무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anti-vaxxer라고 부르는데, 이들의 주장은 보통 두 가지의 논리에 근거한다.
코비드 백신 이전의 경우에는 보통의 백신 거부 운동자들의 주장은 백신이 안전성을 결여하며 화학 실험의 도구로서 사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돌아왔고, 1950년부터 20년간 화학 약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군인들을 대상으로 시험한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의 유형은 최근에 대두한 것으로 백신이 정부나 어떤 특정 기관의 음모의 도구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트럼프 시대를 거치면서 백신이나 코비드라는 질병이 가공의 공포를 조성하는 가상의 도구라는 주장이다.
백신에 마이크로 칩 물질이 저장되어 국민의 위치 추적을 목적으로 한다든지, 빌 게이츠가 세계 정복을 위해 만들었다든지 하는 낭설의 근거이다.
백신들의 효과가 확실하고 백신의 물량은 넘쳐나는 데다 백신 접종이 팬데믹에서 벗어날 유일한 방책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8월 말 현재 약 60%의 미국인만이 1회 이상 접종을 완료했고, 2차 접종까지 완전히 마친 숫자가 50%를 약간 상회 한 상태에서 큰 진전을 보이지 않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임에 틀림없다.
크리스천으로서 종교적인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분들에게 무엇이 옳으냐고 확신을 갖고 설득할만한 자신은 없으나, 전염병의 퇴치를 위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마음으로 백신을 맞는 것도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다. (www.ewaybellv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