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 대학캠퍼스 돌아 보기1
며칠 전, 올 대학 입시에서 조기 전형으로 스탠포드에 합격한 필자의 카운슬링 학생이 예고도 없이 찾아 왔다. 워낙 부침성이 많은 녀석이지만, 그 날은 입가에 미소를 한움큼 흘리며 다가와 들고 있는 긴 종이 봉투를 내민다. 스탠포드 북 스토어라고 써 있는 봉투에서 뭔가를 주섬주섬 꺼내는 녀석의 표정과 몸짓이 왠지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그제서야 대학에 합격해 그 대학을 방문하거들랑 필자에게 “배너 (또는 페넌트라고 부르는 끝이 점점 좁아져 긴 삼각형 모양의 천에 학교의 이름을 쓴 헝겁 조각 깃발) 하나 사오면 사무실에 걸어 둘께”라고 부탁했던 말이 떠 오른다. 녀석 동생이 11학년이라 합격한 명문 학교에 동생을 데리고 자랑스런 캠퍼스 투어를 다녀 오며 “선생님 생각이 나서 샀어요” 휘파람처럼 덧붙인다.
대부분의 정시 전형 학교들은 3월말에서 4월초 사이에 합격자를 발표하지만, 이미 유덥이나 퍼듀, 일리노이 주립 대학이나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의 몇 캠퍼스들은 합격자를 발표했다. 이번엔 필자의 제자들 중에 유덥 컴퓨터 사이언스에 합격한 학생들이 꽤 되어 신이 났는데, 정작 이 녀석들의 반응은 썰렁하다.
이유인즉슨, 아마도 곧 있을 명문 사립 대학들에서도 합격을 받을 가능성이 보이니 여유가 생겨서 일 것이다. 그런가 하면, 유덥 이외의 주립 대학들에 합격한 녀석들은 그 대학들에 방문해 자신이 다음 4년을 지낼 캠퍼스를 구경하고 싶어 안달이 난 녀석들도 있다.
이 때는 또는 몇 주 후는 작년에 대입 원서를 내고 몇 달을 기다리다가 3월과 4월초 사이에 지원 대학에서 합격 통보를 받은 학생들이 그 중에 어떤 대학을 선택할 것인지의 행복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해당 대학들을 방문할 수 있는 좋은 시기이다.
즉, 합격통보를 받은 학생들은 5월 1일까지 어느 대학에 입학할 것인지를 결정해 해당 대학에 통보하고 공탁금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4월 특히 학교의 수업이 없는 봄방학 기간을 맞아 캠퍼스를 방문하는 학생들로 대학들은 문전성시를 이루게 된다. 학교에 따라 특정한 날짜를 정해 합격자들을 초청하기도 하고, 지원자들의 지역을 방문해 합격자와 동문이나 재학생들과의 만남을 주선해 합격자들이 동 대학에 등록하도록 유도하는 많은 행사들이 있으니 사정에 따라 선택해 참여하면 될 것이다.
어떤 소규모 리버럴 아츠 대학들은 학교 방문을 위한 항공료를 학교측이 부담해 초청장을 보내는 경우도 있고, 코비드 상황이 개선되면, 주말에 재학생들의 기숙사에서 묵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학교들도 있으니 미리 방문할 학교에 특별한 방문 프로그램이 있는 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고교 시니어가 아닌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봄 방학 또는 휴가 기간동안 자녀들의 대학 캠퍼스 방문을 계획하는 것도 좋다. 캠퍼스를 방문하기 위해 여행사 등 사설 기관의 캠퍼스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고, 가족끼리 여행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사설 기관을 통하는 경우 비용이 많이 들거나 개인의 목적에 따라 선택을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으나 해당 전문 가이드들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계획하면, 각 가정의 목적에 부합하는 학교나 경로를 선택할 수 있고, 비용도 사정에 맞추어 선택의 폭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다, 가족간의 대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덤을 가질 수도 있으니 필요에 따라 결정하시면 될 것이다.
필자도 오래 전에 아이들이 대학 진학을 앞 두고 있을 때, 동부의 대학 캠퍼스들을 방문한 기억이 아련하다. 필자는 직업상 거의 매년 전국의 캠퍼스를 방문하긴 하지만, 가족들과 함께 차를 빌려 동부의 몇 주를 돌며 보냈던 시간은 살가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낮에 학교를 둘러 보고, 저녁에 호텔 앞 커피집의 안락 의자에 앉아 아이들과 두런 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아니 언제 이 녀석들이 벌써 커서 대학을 갈 나이가 되었나 하며 대견해 하던 것이 며칠 전의 일처럼 떠 오른다.
이도 저도 시간이나 비용의 문제로 가능치 않을 경우에는 우리 워싱턴 주내의 학교를 몇 곳 골라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저학년생들의 경우, 서로 다른 미국 대학들의 특징을 저비용과 가족 여행이라는 특징을 살려 살펴 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보통 미국의 대학들은 그 규모나 종류에 따라, 소규모의 리버럴 아츠 대학 (Liberal Arts Colleges), 보통 석사 학위까지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중간 규모의 종합 대학 (Comprehensive Universities), 그리고 대규모의 연구 중심 대학 (Research Universities)으로 나눈다.
워싱턴 주내에는 이 모든 종류의 대학들이 있는데, 자세한 방문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주에 소개하기로 한다. (www.ewaybellev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