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칼럼] 은퇴기념여행(2013년/아들 가족과)

전문가 칼럼

[나은혜칼럼] 은퇴기념여행(2013년/아들 가족과)

팔순기념 예배를 준비해서 잘 드리게 해준 자녀들이 너무 감사하다. 미국 신학대학원의 유학생 가정의 자녀들로 와서 개척교회를 하게 되고 도저히 살 수 없는 물질로 고생을 너무 많이 하고 헌 자동차는 계속 고속도로에서 서고 자녀들에게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었다. 오직 새벽기도와 가정예배에서의 기도로 주님께서 지팡이와 막대기로 인도해 주셔서 오늘에 이르렀다.


사도 바울이 내가 주님을 본받은 것처럼 너희는 나를 본받으라고 두 번씩이나 말씀하셨는데 나도 우리 가정이 만민 앞에 표적이 되고, 간증이 되게 해 달라고 모든 기도 끝에 자녀들을 위한 눈물의 기도를 지금까지 해 오고 있는데 주님은 은혜를 내려주셨다. 


딸과 사위가 연합장로교회에서 헌신적으로 학생부를 인도하고 있을 때에 대학을 가는 사랑하는 학생에게 너는 대학교에서 무엇을 전공하겠느냐고 물으니 “댄(사위)이 될래요”라고 해서 감동을 받았는데 사위처럼 의사가 되어 멀리 떠났다. 우리의 칼로스 선교회를 많이 후원하는 나의 여동생 세 명은 우리 가정을 자기들의 롤 모델이라고 해주어 너무 감사하다. 


하나님께서 눈동자처럼 사랑하시고 지켜주시고 나의 자녀들은, 아들은 우리 부부의 상급이고 기쁨으로 헌금과 선교로 평생 가난 속에 살아온 부모에게 해마다 세계의 좋은 곳을 관광시켜주고 공항에서 비싸다고 절대로 음식을 사 먹지 않는 남편에게 라운지에 들어갈 수 있게 해 주어서 너무나 감사하다.


타코마연합장로교회에서 27년 반을 목회하고 69세, 2013년도에 은퇴하고 후임자가 편하게 목회하시라고 한국으로 가서 영영 살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들이 은퇴하기 바로 전에 부모님을 위해 자기가 좋아하는 곳을 택하여 유럽여행을 시켜주었다. 11년 전을 생각하고 지난날들을 그리워하면서 기행문을 올리는데 독자들도 같이 여행하시기를 바란다.


11/23(2013년) 독일(후랑크푸르트)/이태리 후로랜스로(1)

독일 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병원에서 일하다가 늦게 한밤중에 도착한 며느리를 만나 하루 종일 타는 지하철 표를 4장 끊었는데 1인당 8.30유로로 13불 정도였다. 그런데 종일 타지도 않았지만 조사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고 표 체크를 한 번도 안 한다. 


뉴욕에서는 들어갈 때에 표를 밀어 넣고 체크하는데 나는 번번이 실패하고 남편과 아들이 해 주었는데 이곳에서는 그런 체크도 없다. 아름다운 큰 교회가 있어서 들어갔는데 성당이었고 관광지로 유럽의 큰 성당들이 다 관광지가 되었다고 한다.


아들이 이곳에서 시티 호텔이라는 작은 호텔의 방을 하나 얻어서 그곳에 들어가서 이도 닦고 쉬다가 짐을 두고 나와 가볍게 하고 걸어서 독일거리를 구경하고 옛날 유명한 오페라 극장이었던 곳에 가서 사진도 찍고 번화가에서 햄버거와 핫도그 등을 사 먹으며 관광을 하였다.


제이콥(손자)의 코트를 가지고 오지 않아서 새로 하나 사느라고 시간을 보내고 거리에서 이것저것 사 먹고 구경하다가 혼잡한 거리에서 제이콥을 잃어서 모두 소리를 치고 이름을 부르면서 찾게 되었고 정말 정신이 아뜩하였다. 그런데 어느 청년이 나에게 와서 찾았다고 데려다주어서 가니 제이콥과 아들 내외가 있다. 제이콥이 울고 있고 사람들이 삥 둘러 있었다고 한다. 


남편도 어느 사람이 백화점 안에 가보라고 해서 백화점으로 찾으러 들어갔는데, 나에게 남편이 가게로 들어갔다고 가르쳐주는 사람도 있고 모두 친절하다. 잠깐 너무 놀랐고 관광보다 제이콥에 신경을 잘 써야 하겠다고 다짐하다. 며느리와 맛있는 샌드위치와 과일을 사 가지고 호텔 방으로 들어와 저녁으로 먹고 짐을 챙겨서 지하철을 타고 공항으로 오다.


싼 호텔이지만 그냥 쉬기만 하려고 방을 얻었다는 것이 나로서는 돈이 아까워서 말을 했더니 아들이 잔소리한다고 엄마를 여행에 안 데리고 다녀야 하겠다고 핀잔을 준다. 관광여행도 안 다니고 돈을 하나도 안 쓰는 구두쇠 남편은 아무 소리도 안 하는데 나는 어떻게 이렇게 돈을 많이 쓸까 걱정이 되어서 자꾸 잔소리를 하게 된다.


인터넷에 나왔는데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사람들은 너무 공짜를 좋아하고 좋은 호텔을 얻어서 돈을 받고 남에게 빌려주고 편법을 써서 한국인들을 안 받는다고 관광객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점잖은 신사 아들의 말이 고깝다. 내가 언제 예의에 벗어나는 일을 했단 말인가? 나는 저를 위해서 돈을 아끼라고 하는 말인데 하고 날마다 다짐하면서도 잘 안된다.


이태리 후로랜스로 가려고 저녁 늦게 독일 후랑크푸르트 공항에 와서 클럽 라운지에 들어오니 너무나 질이 좋은 음식이 풍성하다. 공연히 저녁을 사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또 맛있게 이것저것 먹고 마시고 밤 9시 비행기를 타고 1시간 30분 걸려 이태리 후로랜스로 오다. 택시를 타고 메리옷 호텔로 와서 짐을 풀고 일기를 쓰다. 제이콥이 울고 보챈 벌로 우리 방에서 자기로 하는데 순순히 말을 잘 듣는다.


할아버지가 목욕시키고 이도 닦게 하고 할아버지는 코를 고는데 제이콥은 잠을 안 잔다. 내가 잠을 너무 안 자니 남편이 나를 비정상이라고 하는데 좋은 곳에 관광을 왔는데 사진을 찍고 일지를 먼저 써야지 어찌 잠을 먼저 자겠는가? 내일은 또 내일 일이 있으니까 오늘 일지는 오늘 써야 잠이 오는 것이 내 습관이다. 피곤하다고 일지가 밀리면 나로서는 보통 일이 아니다.


내일의 바쁜 여행을 위해서 오늘은 빨리 자야 한다. 제이콥도 잠이 안 오니까 한국어 공부를 하겠다고 한국 노래를 들려달라고 보챈다. 5세 꼬마가 너무 잠이 없는 것이 할머니를 닮았나? 같이 여행하고 같이 자고 하니 우리 집 장손인데 더욱 정이 가고 손자는 할아버지의 면류관이라고 남편이 제이콥에게 성경 말씀을 말해주니 어려도 다 알아듣고 영어 성경도 곧잘 읽고 예배를 드리면 의젓하게 성경을 펴고 설교를 듣는 것이 과연 “우리 집 장손이다”라고 흐믓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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