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네 잘못이 아닌 거였어!(2)
<지난 호에 이어>
내 고객이 7살 아직 어린 작은 보이에게 포스터 가정의 친아들 17살 큰놈이 내 고객에게 성추행을 하였단다.
레지나, 지금도 내 입이 너무 더러워 미칠 것 같아!
fucking son of bitch 갓댐 놈이 나에게 오럴 섹스를 시켰는데 그 개 새끼 지금이라도 만나면 죽여버릴거야! 라면서 지금도 입을 한없이 헹구어낸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커서 그놈을 찾아다녔지!
만나면 죽여버리려고 그런데 그 개 새끼가 동네 깡패들에게 총 맞고 죽어버린거야!
너무 억울해 죽겠어!
그 개 새끼는 내가 죽여야 했는데…
내 고객이 하도 설거지에 지쳐서 그릇 치울 것만 보면 속이 뒤집히고 눈이 돌아가고 몸이 굳어간단다.
그래서 자기는 절대로 그릇이 집에 없단다.
그러고 보니 내 고객이 우리 프로그램이 준비한 스튜디오로 들어갈 때 내가 장만해준 코닝 세트가 없었다.
이상하다 하면서 관심이 없어져 버렸는데 이런 사연이 있었구나!
내 고객은 경련 때문에 진정제를 투여받고는 담담하게 자기가 당해왔던 상처를 하나씩 끄집어내고 있었다.
나는 병실에 누워있는 내 고객을 가만히 지켜보며 000야 내가 어떻게 해주면 네가 그 상처를 버릴 수가 있을까? 라고 질문하니 내 고객은 뜻밖이라는 듯이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어떻게 그 상처들을 버릴 수가 있단 말이지? 라고 묻는다.
나는 내 고객에게 답을 주었다.
받은 상처는 그대로이지만 그것을 내가 갖고 있을 이유는 없지!
내 주머니 속에 들어온 나쁜 물건을 그냥 가지고 있으면 나도 점점 부패해져 가거든…
내 주머니 속에 내 허락 없이 들어와 있는 나쁜 물건들을 나하고 함께 치워볼까?
내가 도와줄게!
그리고 또 너에게 말해줄 게 있어!
지금 나를 가만히 쳐다봐?
내 눈을 쳐다봐
네 잘못이 아니야!
000 It wasn’t your fault!
000 It wasn’t your fault!
Look at me?
000 It wasn’t your fault!
내 고객은 내 말을 들으며 얼굴이 찡그려지며 갑자기 봇물 터지듯이 눈물이 터지기 시작한다.
눈물이 내 고객의 볼이 골짜기가 되어서 강물처럼 급하게 흘러 내려간다.
내 고객의 몸이 요동치면서 마치 넘실대는 강물에 높은 파도가 몰아치듯이 내 고객은 온몸을 들먹거리며 눈물의 파도가 울음을 토해내며 짐승처럼 포효를 한다.
한참을 아니 몇 시간을 내 아픈 고객은 그렇게 울어대었다.
나는 내 고객이 너무 울어서 가슴이 아플까 봐 간호사에게 부탁하여 부드러운 베개를 하나 더 부탁하여 누워있는 내 고객의 가슴 위에 올려놓아 주었다.
가슴을 치며 울고 있는 내 고객의 가슴에 피멍이 들까 봐!
나를 불러낸 간호사 펫이 말한다.
레지나 네 고객 000는 육체적인 질병이 아니고 정신적인 병인거야.
네 고객 000가 앉아서 너를 기다리고 있는 자리가 마침 내가 정면으로 네 고객을 볼 수 있는 자리였거든 그래서 내가 바쁘지 않아서 아주 자세히 네 고객을 살펴보았는데 네 고객이 전화를 꺼내더니 게임을 시작하는데 게임을 하는 30여 분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게임을 하고 있었어!
물론 손이 떨리는 증상도 없이 말이야!
나는 나에게 말해주는 펫에게 그래! 고마워 자세히 살펴보아 주어서!
나도 알고 있었어!
그래서 정신과 의사하고의 만남을 만들어주려고 하는데 본인이 절대로 정신과 의사를 만나고 싶지 않다니 어떻게 하지!
펫은 나에게 얘기를 한다.
레지나,
그래도 000는 다행이다!
네가 어떻게든 000를 도와서 재활시켜보려고 하잖아! 라고 말을 해주었다.
인도의 크리스천 성자 중에 썬다 싱이라는 성인이 있었다.
썬다 싱은 힌두교와 불교 또는 여러 다양한 무속신앙이 만연해 있는 인도에서 어렵게 예수를 믿으며 신앙생활을 하였었는데 썬다 싱이 큰 뜻을 품고 네팔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말씀을 증거하러 눈보라가 무섭게 휘날리는 히말리야의 산길을 걷던 중 한 사람의 동행을 만나게 되는데 썬다 싱과 동행자들은 그 무서운 칼같은 눈보라 길을 헤치며 걷고 있는데 저만치 앞에 누군가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쓰러져있는 사람에게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이 사람이 아직도 숨을 쉬고 있어 썬다 싱이 이 사람을 메고 우리가 함께 가자? 고 동행인에게 말하니 함께 동행하던 이는 지금 이 무서운 눈보라 추위에 우리도 걷기 힘든데 이 죽어가는 사람을 메고 가자구? 절대로 안 되지!
결국 동행인은 혼자서 먼저 떠나고 썬다 싱은 축늘어진 사람을 등에 업고 그 무서운 눈보라 길을 걸어가는데 얼마나 힘이 들던지 썬다 싱의 등으로는 땀방울이 빗물처럼 내리며 온몸에 열이 생겨 그 열은 등을 통하여 몸이 축 늘어진 사람에게 전달되어 의식이 회복되어 지는데 얼마 후 인가가 보여서 인가 가까이 가는데 먼저 떠났던 동행인은 인가를 몇 걸음 앞두고 이미 몸이 얼어붙어 죽어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짧은 인생길에서 아픈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일이, 길이 쉽지 않다. 어렵다. 그리고 힘들다.
그런데 생각을 바꾸면 축복이다.
마음을 바꾸고 생각을 다르게 하면 다른 이에게도 축복이고 내 인생에서 나만 살아가도 되는데 남의 인생도 손잡고 걸어가니 이러한 축복은 어디에 또 있을까?
내 고객이 몸이 회복되고 내 고객의 상황이 좀 더 좋아진 후에 나는 내 고객에게 권했다.
000야 내가 부탁하는 것 할 수 있을까?
레지나가 시키면 해야지!
그래! 그럼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굿 윌 헌팅이라는 영화를 꼭 봐야 돼.
보고 나서 나하고 얘기를 해볼까? 그리고 다시 한번 얘기를 할게.
000야 네 잘못이 아닌 거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