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 학원] "팬데믹에도 대입 시계는 그침없이 째깍인다" - 시애틀한인교육칼럼
동부에서 직장엘 다니는 아이들이 연말을 지내고 오는 주말에 돌아 가는 터라, 지난 화요일에 필자가 자주 찾는 한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했다. 픽업하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일하시는 아주머님께서 푸념을 하신다.
“어떠세요? 뭐 다 힘드시겠지만, 우리 식당 종사자들만이야 하시겠어요. 참 쉽지 않네요.” 뭐라 위로를 하겠는가? 그저, “네. 금방 좋아지겠지요. 이제 백신이 나왔다니까. 기대를 해 봐야지요.” 콧등 위로 올려 쓴 마스크 속으로 위로의 표정을 지어봤지만, 그것이 전달 되었을런지…
그 무렵 발표된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의 주내 경제 활동 재개를 위한 조건 발표는 수긍이 가지만, 많은 식당들이나 손님을 접촉해야 하는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참으로 암담한 뉴스였다.
아마도 오는 11일로 예정된 실내 영업의 금지 해제는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타오른 염려의 불길은 즉각 들불처럼 백신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 붙었다.
새해를 맞아, 백신이 접종되면 이제 몇 달 안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퇴치하고 예전으로 돌아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구체적이고 근거가 있는 희망의 끈이 점차 조금은 맥없이 풀리며 풍선의 바람이 조금씩 빠지는 느낌이다.
여기저기에서 백신 접종이 순조롭지 않다는 소식이 꼬리를 문다. 워싱턴 주의 보건국 발표에 의하면 지난주 현재 35만 명분의 백신이 전달되었지만 단지 20%도 안 되는 오만 구천 명에게만 접종을 했다는 소식이다.
전국적으로는 천 이백 만 명분의 백신이 각 주에 이미 배분되었지만, 단지 3백만 명 만이 주사를 맞았다는 통계와 맥을 같이 한다. 백신이 있지만, 접종 실행 체계가 확실히 수립되지 않아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의식적으로 접종을 회피하는 경우도 많다. KFF의 통계에 의하면, 약 27%의 대중은 아직 백신 접종을 받는 것에 대해 주저함을 느끼고 있으며, 팬데믹의 가장 큰 피해자로 간주되는 흑인들 중에서도 35%가 이에 속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의 이유는 백신의 부작용(57%), 정부에 대한 불신(55%), 백신 개발의 속도(51%) 등이 지적되었다. 흑인 성인들의 경우, 약 절반은 백신을 믿을 수가 없고 백신으로 말미암아 코비드에 감염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또 다른 이유들도 있다. 뉴욕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의 쿠오모 시장은 한 흑인 커뮤니티의 모임에서 “나는 내 또래(63세) 흑인이나 소수 인종들이 모두 백신을 맞게 되기 전까지는 접종을 미루겠다”고 천명했다.
그 이유는 “[자신이 다른 정치인들과는 달리] 백신 접종에 있어 사회적, 인종적 정의의 실현에 뜻을 두고 있기 때문이”란다.
이런 저런 이유들—정치적, 구조적, 인종적 이유—로 인해 백신의 접종은 늦어 지고, 우리가 고대했던 코비드 팬데믹의 퇴치는 생각보다 멀어 지고 있지만, 우리 자녀들의 교육을 위한 과정들은 주저 없이 가깝게 다가온다.
벌써 거의 모든 명문대학들의 조기 전형 결과 발표에 이어 정시 모집 원서 마감일이 지나고 현재의 고등학교 주니어들이 벌써 대학 입시 여정에 들어선다.
어제 필자의 사무실을 어머니와 함께 방문한 11학년 학생의 첫 번째 질문은 대입 전형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사항인지였다.
대학들이 입학 사정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사항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학교 성적이다.
여기에서, 영어, 수학, 사회, 과학, 외국어의 다섯 과목을 포함하는 대학 준비 과목 성적이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이 체육, 음악, 미술과 기타 선택 과목 등을 포함하는 전체 성적이 다음으로 중요시 된다.
그 뒤를 이어, 수강 과목의 난이도, SAT/ACT와 같은 표준 시험 성적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항목을 뒤따르는 것이 대입 에세이, 추천서, 타 시험 성적(SAT 과목별 시험 성적과 AP시험 성적) 등이고, 과외활동 경력이 뒤를 잇는다.
두 번째 질문은 과외활동의 중요성이었는데, 대입 사정에 있어서, 지원자가 고교 시절의 바쁜 생활 속에서도 여가 시간을 짜내어 행한 과외활동의 내용과 질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인데도 뒤쪽에 위치해 있다고 무시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경쟁이 심한 명문대학들의 경우, 지원자들의 성적 등 다른 조건들은 거의 비슷하다고 볼 때, 과외 활동 등이 지원자의 차이를 만드는 더욱 중요한 결정 요소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별력을 지닌 중요성이 새해 벽두부터 우리 부모님이나 학생들이 어떤 과외 활동을 해야 하는 지 고민하며 가장 곤란해 하는 점이다. 성적은 객관적으로 증명이 되지만, 과외 활동의 폭과 깊이는 객관적으로 비교하기에 분명치 않은 까닭이다. 이것은 다음 주에 좀 더 소개드리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