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칼럼] 아들의 회갑 선물(1)

전문가 칼럼

[나은혜칼럼] 아들의 회갑 선물(1)

 2007년 7월 7일이 내 60세 회갑인데 마침 토요일이다. 막내딸(한국), 아들 내외(뉴욕), 큰딸(미주리) 가족이 모두 엄마 회갑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서 자녀들이 돈을 내고 큰 잔치를 해주었다. 


그때 마침 러시아 선교사님 김바울 목사님 내외분과 천사합창단이 와서 서북미지역을 돌면서 선교를 하였고 내 회갑잔치에 참석해서 노래도 부르고 축하를 해 주었고 마침 김 목사님의 사모님 생신도 7월 7일이라 우리 내외와 같이 앉으셔서 우리 아이들과 천사합창단원들이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100년에 한 번 오는 황금돼지해라고 하고 내 생일이 7월 7일이라 777이 숫자도 너무 좋고 해서 오기 힘들지만 세 아이들에게 모두 오라고 하니 다 와 주었고 아들이 사람들 앞에서 엄마가 여행을 좋아하셔서 자기가 좋아하던 곳 바르셀로나, 베니스, 로마 세 도시를 여행할 수 있는 선물을 하겠다고 하더니 추수감사절에 휴가를 받아서 갓 결혼한 아내와 우리 내외와 11월 22일부터 12월 1일까지 같이 여행을 하게 되었다. 


  (11/22일/07년) 암스텔담에 새벽에 도착해서 유럽에 입국하는 수속을 새로 하고 짐도 조사를 다시 하고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향하다. 


비행기에서 아침을 먹고 추수감사절 날 12시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도착하다. 바르셀로나는 88년 우리나라 올림픽이 끝난 후 92년도에 올림픽을 개최한 도시이고 황영조 선수가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도시이다.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 근처 르네상스 호텔에 와서 짐을 풀고 호텔 관광버스로 5시에 에스파니아 광장으로 가다. 며느리는 일하고 와서 너무 피곤해서 호텔에 그냥 골아떨어져서 자다. 에스파니아 광장에 오니 삼성 간판이 아주 크게 보여서 반가웠다. 


유명한 거리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대리석이 깔린 “라 뢈브라” 거리를 찾아 걸어가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고 청년들이 마이클 잭슨 흉내를 낸다고 해서 잠깐 구경하다가 다시 걸어서 바닷가로 나와 배들이 많은 곳 마켓에 왔는데, 아들이 이메일 수첩을 잃어버린 것을 알게 되었다. 어깨에 멘 가방에서 수시로 꺼내어 보는 회사에서 준 수첩으로 가격은 300유로 쯤 된다고 한다. 


도둑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는 물건이지만 아들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것이다. 호텔로 전화해서 며느리에게 뉴욕 회사로 전화해서 모든 메일을 중지하라고 하고 경찰서를 찾아가서 조서를 꾸미는데 시간이 한참 걸렸다. 


경찰서에서 여권과 비자를 잃어버리는 사람이 그 거리에서 하루에 200건이나 있고 다른 곳에는 1,000건씩 되는데 그 소매치기 아이들이 영어도 못 하고 그 수첩으로 나쁜 짓을 못할 것이라고 하다. 결국 시간만 보낸 셈이다. 


크레딧카드나 현찰을 잃어버리지 않아 다행이라고 위로하고 밤 9시쯤 기진맥진하고 스페인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며느리의 식사도 하나 사서 가지고 택시를 타고 호텔로 늦은 밤에 돌아왔는데 며느리는 아래층 엘리트 멤버들을 위한 라운지에 가서 풍성한 저녁 식사를 했다고 하다.


  며느리가 회사에 연락을 해서 야근하는 사람이 그 수첩에 있는 내용들을 벌써 다 지워버렸다고 하고 문제가 없는데 다른 문제는 며느리가 영주권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집주인이 영주권을 찾아 등기로 부쳐도 월요일 며느리가 돌아가기까지는 도착할 수가 없는 것이 문제라, 사람이 가지고 오는 것이 제일 좋다고 결정하고 이종사촌 동생 진희에게 비행기표를 해 줄 테니 며느리의 영주권을 가지고 오라고 해서 호텔에서 국제전화를 하고 밤을 거의 새우고 수선을 피우다.


  11/23/가우디의 카사바틀로성/바르셀로나(스페인)

  호텔 관광버스가 에스파냐 라운지로 9시, 10시에 두 번 떠나는데 아들 내외가 어젯밤에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해서 차를 다 놓치고 아래층 엘리트 멤버 라운지에 가서 식사를 하고 택시를 타고 건축가요 조각가요 예술가인 스페인의 천재 가우디 바겔로나가 지은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 카사바틀로 성에 택시를 타고 가서 들어가는데 아들 내외는 예전에 보았다고 안 들어가고 우리만 들어가다. 입장료가 일 인당 16.50유로(25불 정도)이다. 


너무나 아름답게 지은 집으로 이 집으로 해서 스페인이 얼마나 많은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는지 참으로 애국자이기도 하다. 다음에는 지하철을 갈아타고 소그라다 훼밀리아라는 가우디가 20년 동안 살았다는 집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는데 이곳에 입장료를 내면 가우디가 건축한 성당과 박물관에 갈 수가 있다고 해서 들어갔다. 


가우디가 살던 집과 의자들이 다 예술작품으로 너무나 아름다웠다. 가우디는 하늘과 풀들과 또 만물을 보면서 영감을 얻는 천재라고 한다. 가우디 집을 나와 계속 산꼭대기로 올라가면 가우디의 아름다운 작품들이 계속 나온다. 맨 꼭대기에 십자가가 서 있고 그곳에 힘들게 오르면 아름다운 바르셀로나가 사방으로 보인다.


  하루에 만 보 이상 걸으면 당뇨병이 낫고 건강해진다고 하는데 다리가 아파도 찍소리도 않고 죽을힘을 다해 등반을 하는데 목사님은 작년에 파리에서는 다리가 아파서 많이 고생하는 것 같았는데 요즘은 아주 건강하신 것 같다. 


아들이 사준 맥섬석 돌침대로 땀을 많이 빼고 아프던 허리가 좋아져서라고 한다. 여행도 아직 이렇게 기력이 있을 때 해야지 더 나이 들면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지하철역에서 맛있는 빵과 과자를 사서 먹었는데 며느리가 큰 물병을 사서 들고 다닌다. 


  지하철을 갈아타고 아름다운 바닷가로 가는데 올림픽을 했던 운동장 거리를 통해서 걸어가고 아름다운 바다가 나왔는데 화장실이 없었다. 


영국, 파리, 뉴욕, 스페인 등 지하철에 도무지 화장실을 볼 수가 없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지하철이 깨끗하고 문화가 발달했는지 스페인보다도 더 부유한 나라이니 자랑스럽고 어디를 가도 우리나라 관광객들을 만난다. 


바닷가의 술집에 들어가니 영업이 끝났다고 해서 화장실을 좀 쓰고 싶다고 하니 쾌히 허락을 해주어 사용하면서 저절로 복을 빌어주는 마음이 되었다. 지하철을 타고 에스파냐 광장으로 다시 와서 호텔 버스를 타고 돌아와 식당에서 맛있고 예쁘게 만든 고급 새우요리와 빵 등 뷔페 식사를 하고 방으로 오다.


  이종사촌 동생 진희가 며느리의 영주권을 가지고 베니스로 와서 직접 주기로 했다고 한다. 영주권 때문에 진희가 비행기를 타고 뉴욕에서 이태리 베니스로 오다니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며느리가 미안하다고 하니 괜찮다고 아들이 위로해 주다. 아들이 며느리에게 다정하게 대해 주고 계속 속삭이고 매너가 너무 좋고 무뚝뚝한 아버지를 안 닮았다. 캄캄한 밤에 목사님은 밖에 나가 성경 읽으시고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눈물, 콧물을 철철 흘리고 기도하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금요일이라 이렇게 기도를 시키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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