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칼럼] “코로나 백신” - 시애틀한인커뮤니티소셜칼럼

전문가 칼럼

[정병국칼럼] “코로나 백신” - 시애틀한인커뮤니티소셜칼럼

요즘은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 백신 주사 때문에 몹시 바쁘다. 


어떤 사람들은 백신주사를 맞으려고 밤새도록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누구나 담당의사에게 백신주사를 예약하고 그 날에 맞으면 되는데 조금이라도 먼저 맞으려고 그 야단이다. 


우리는 보건소에 전화하여 예약을 했다. 이미 주사를 맞은 사람도 있는데 우리는 2월26일에 예약이 되어 있다. 평소에 친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자기들만 일찍 맞으려고 우리에게 알리지도 않고 줄을 서서 밤을 새워가며 기다렸다. 


우리는 병원 의사들이 주사약을 아직 받지 못해 기다리고 있다. 물론 일찍 주사를 맞는 것이 좋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주사를 일찍 맞으려고 밤 새워 줄을 서서 기다려서 맞았다. 


물론 우리보다 일찍 맞아서 좋겠지만 우리는 일단 의사에게 문의하고 따르기로 했다. 


우리가 잘 알고 지내는 한 권사님은 평생 예방주사를 맞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이번 코로나 백신주사도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맞지 않을 것이다. 미리 예방을 하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밤을 새워가며 기다려서 맞지는 않는다. 


일단 의사에게 문의하고 예약 날짜를 받아서 맞는다. 우리는 평생 동안 그렇게 살아왔다. 이번에는 시니어 프로그램에서 수퍼바이저로 나와 함께 일하는 수퍼바이저(멀티케어 소셜워커)가 예약을 해서 우리에게 알려줬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우리 인간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머리 회전이 둔해진다. 건망증도 심해서 얼마 전에 한 말이나 약속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지난 일년은 코로나와 전쟁을 일년 내내 하느라고 다른 것은 별로 하지 못했다. 여행도 못하고 친척 방문도 못했다. 그 바람에 책은 많이 읽었고 글도 좀 썼다. 


오래 간만에 딸네 식구가 찾아왔는데 집안에는 들어오지도 못하고 밖에 잔디밭에서 음식을 주문해서 먹었다. 음식을 먹는 데도 6피트 이상 떨어져서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먹었다. 가슴 속으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어쩌다가 세상이 이꼴이 되었나 싶고 참으로 요상한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코로나 백신이 나와서 백신 주사를 맞으면 코로나는 서서히 물러갈 것이다. 질병센터 전문의사의 말에 의하면 백신주사를 전 인구의 70% 정도가 접종하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물러갈 것이라고 한다.


그런 세월이 빨리 오면 좋겠다. 그래서 자유로이 여행도 하고 가족과 친척이 서로 방문하고 친구와 포옹도 하고 악수도 하고 얼굴에 함박꽃 같은 웃음도 웃어보고... 사람 사는 세상이 이런 것 아닌가? 지난 일 년을 뒤돌아보면 별로 웃을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코로나바이러스 만연으로 죽은 사람과 현재 앓고 있는 사람 통계가 매일 아침 저녁 뉴스에 나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참으로 재미 없는 숫자를 매일 대하면서 우리는 그래도 아직 건강하게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한 숨을 돌리기도 했다. 


중세 유럽에 흑사병이 유행하여 유럽 인구의 약 3/1(2,500만 명)이 죽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미한 바이러스가 수많은 사람을 죽였다. 나는 한 평생을 살면서 요즘처럼 처참한 시절은 처음이다. 한 때 호열자와 장티부스로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


그러나 그 무서운 병도 백신이 나오면서 사라졌다. 이 코로나바이러스도 백신으로 인해 꼼짝을 못하고 물러갈 것이다. 소위 “비대면 시대”란 새로운 단어가 나오기도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란 말도 새로 생겼다. 


우리 모두의 건강과 삶을 위한 것들이니 잘 지켜져야 한다. 요즘 TV에서 자연 속에 사는 짐승들의 삶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 우선 그 짐승들은 먹이를 잡아서 자기 배가 부르면 더 이상 먹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난다. 남은 것은 약자와 새끼들의 몫으로 남겨둔다. 우리 인간보다 훨씬 낫다.



인간들은 먹다가 배가 부르면 남은 것을 싸가지고 간다. 다른 사람이 먹도록 그냥 두지 않는다. 인간은 약육강식을 하는 동물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시나무새의 전설이 생각난다. 이 가시나무새는 둥지를 만들고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준다. 


평생 쉬지도 못하고 이렇게 살다가 가장 슬픈 노래를 마지막으로 부르고 날카로운 가시에 자기 몸을 찔려 죽는다. 물론 죽은 후에 어미새는 새끼의 밥이 된다. 


인터넷에서 맹인 자식에게 한 눈을 빼서 보게 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읽고 감동했다. 가시새 할머니라고 나는 이름을 붙여봤다. 자기 눈을 아들에게 나눠주어 아름다운 세상을 보게 한 이 할머니는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한 셈이다. 


남 보기에 좀 흉할지 모르지만 자식은 새 세상을 만난 셈이다. 자식을 위한 참 사랑의 극치이다. 하나님이 이런 사람 때문에 이 세상을 아직도 사랑하신다. 


참 사랑은 곧 백신이고 자신의 희생 속에서 아름답게 꽃이 핀다.

0 Comments
제목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