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목칼럼] 천당과 요양병원 이야기 - 시애틀한인문학칼럼
필자는 12월 30일자 중앙일보에서 특이한 기사를 발견하였다. 기사 제목이 “요양병원 가는 노인, 죽으러 가는 기분, 돌아오는 이 없더라”였다.
기사내용에 한 노인은 “동네 사람들 요양병원 갔다가 돌아오는 사람 아무도 없어”라고 했는가하면 기자 자신이 한 쇠약한 노인환자를 대면하면서 “요즘 요양병원을 현대판 고려장”에 비유하기도 했다.
사실 요양병원은 주로 노인 병약자를 수용하는 시설로 고령 환자가 지병으로 요양병원에 들어가면 완치 후 귀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이들 노인성 병환자는 요양병원에서 장기간 체류하다가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허다할 것임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더구나 2020년에 지구촌을 휩쓴 코로나19는 약자 노인들에게 치명적인 질병이다. 요양병원에 코로나19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집단감염으로 번지게 된다.
상기 기사에 의하면 요양병원이 코로나 사망 순위의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코로나 공장”으로까지 불리고 있다고 한다. 초기대응이 미흡했고 격리수용이 미비한 요양병원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불행한 현상이다.
노환 치료와 안정을 위해 들어간 곳이 오히려 “현대판 고려장”처럼 비치고 있으며 결국은 노인 입원자에게는 요양병원이 그들 인생의 마지막 종착역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국내통계에 의하면 코로나 사망자의 감염경로로 요양병원이 24.1%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요양병원 내의 집단감염사례는 미국에서도 크게 문제시되고 있다. 요양병원뿐만 아니라 동부구치소 같은 곳에서도 관리 소흘로 1,000명을 초과한 대대적인 집단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서 화제를 바꾸어 어느 교회의 주일학교로 가보겠다.
목사님이 어린아이들 앞에서 천당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한 아이가 손을 들고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목사님, 천당이 어떤 곳이에요, 목사님은 천당에 가보셨나요?” 이 아이의 돌발적인 질문에 목사님도 다소 당황하였으나 잠시 생각 후 아래와 같은 명답을 내놓았다.
“글쎄, 천당은 너무나 먼 곳이라 나도 가본 적이 없어 자세히 어떤 곳인지 설명해주지 못하겠구나. 그러나 확실한 것은 내가 많은 사람을 천당에 보내드렸는데 이때까지 한 사람도 돌아온 사람이 없으니 그곳은 분명히 살기 좋은 낙원 동산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이 답변이야말로 질문한 아이에게는 최상의 명해답이었다.
여기서 필자는 독자 여러분과 함께 위의 두 경우를 자세히 비교해보고자 한다.
전자인 “요양병원”의 경우는 노약자가 살기 위해서 찾아간 곳이 마치 사형장에라도 끌려가서 죽임을 당하고 지옥에라도 내쳐지는 느낌을 주는 곳으로 묘사되고 있으나 후자인 “천당”은 전자와 정반대로 죽은 자가 평화롭고 아름다운 영생의 신비경으로 가는 곳으로 이해되고 있다.
천당과 요양병원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고 또 비교한다는 그 자체에 모순이 있으나 그래도 이 두 경우를 필자 나름대로 대조 비교해보았다.
서북미 6·25참전 국가유공자회
회장 윤영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