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요셉한의사] 공황장애로 안절부절 못합니다

전문가 칼럼

[박요셉한의사] 공황장애로 안절부절 못합니다

Q) 얼마 전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고 안절부절 못하며 어딜 가면 그 장소를 빨리 나가야 합니다. 식은땀을 흘리고 뒷골도 당기고 사소한 일에 화를 잘 냅니다. 부인과 15세 된 딸에게 상처를 주는 것 같습니다.

 

A) 공황장애가 어떤 원인으로 인해 생기는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신경정신과 의사들은 공황장애의 가장 중요한 발병 원인이 신체적인 부분에 기인한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 몸의 중추신경계, 즉 뇌의 어떤 생화학적 기능장애 때문에 이 병이 생기는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학자들은 위험을 탐색하는 대뇌기능이 지나치게 항진되어 생긴다고 주장하고, 또 다른 학자들은 우리의 생명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정보기능이 너무 예민해진 탓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현재로서 공황장애는 유전적인 요인, 체질적인 요인, 환경적인 요인 및 정신적인 요인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공황발작의 특징은 예기치 않던 중에 아무런 자극 없이 갑자기 일어나고 그 발작이 길어야 10분 정도로 짧다는 것 등 몇 가지 특수한 증상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 증상을 보면 죽음에 대한 공포 또는 자기조정력을 잃을 것 같은 두려움, 호흡곤란, 심계항진, 앞가슴이 아프거나 불편하고 식은땀이 흐름, 열기 또는 냄새, 목이 눌리거나 조이는 느낌, 비현실감, 사지 또는 몸통의 떨림, 손발저림, 어지러움 등이 있습니다. 

공황발작의 증상을 한의학적으로 볼 때 진심통, 정충증, 경계증, 기울증 등의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칠정상, 즉 정신적인 과로나 충격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담음이라 하여 비생리적인 체액이 체내에 저류되어 있을 때 오기도 하며 몹시 혈허한 상태일 때 나타나기도 합니다. 공황장애도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불안심리에서 싹터 울화에 의해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나타내는 일종의 화병입니다. 

공황발작은 그 경험 자체가 몹시 고통스럽고, 고통이 되풀이 되는데 대한 심한 공포 때문에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줍니다. 


그래서 발작을 일단 봉쇄해서 환자들에게 발작이 또다시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우선 공황장애는 치료될 수 있고 얼마든지 완치가 가능한 병이라는 것을 이해시켜야 합니다. 공황발작이 처음 시작될 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면 약물치료만으로도 쉽게 완치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뉴욕 주립정신의학연구소의 임상연구에 의하면 그곳을 찾아온 공황장애 환자의 1/3 이 약물 요법만으로 치료가 가능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공황장애에 대한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공황발작은 늦어도 3~4주가 지나면서 서서히 없어지지만, 증상이 재발되지 않으려면 짧게는 3개월 정도, 길게는 6개월 이상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한방에서는 공황장애란 병이 마음속에 응어리진 갈등, 즉 울화에 의해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나타내는 일종의 화병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이같은 병을 치료하는 약으로 보혈안신제나 소간해울제를 사용한다고 하면 환자가 이를 이해하고 치료에 잘 응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환자 한 사람을 치료할 때 어떤 치료전략을 세우고 어떤 약물을 택하여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은 상당한 임상적 지식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또 공황장애가 다른 여러 신체 및 정신장애와 동시에 이환되어 있고, 공황장애의 합병증으로 공포, 불안, 약물 또는 알코올 남용, 우울증 등으로 복잡한 양상을 지니고 있기때문에 치료는 반드시 포괄적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공황장애에 대한 치료가 늦어 이미 공포증이 매우 심해진 환자들에게는 약물치료 외에도 병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환자들이 오해하거나 잘못 믿고 있는 여러 가지 편견들을 바로잡아 주는 인지적 치료와 공포의 대상이 되는 장소나 상황에 불안감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동 치료 등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처럼 공황장애의 치료는 진단과정에서부터 치료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이고도 종합적인 치료방법이 함께 병행이 되어야 최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心身 건강 묵상]

불교 선종의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이 마조 선사입니다. 도를 터득한 그가 잠시 고향에 들른 일이 있었는데 이웃에 살던 한 노파가 보고, "나는 무슨 대단한 양반이라도 와서 이렇게 소동이 났나 했더니 바로 쓰레기 청소부 마 씨의 아들 녀석이 왔구먼!" 하더라는 것입니다. 고향의 할머니는 세월이 변하고 사람이 달라졌는데도 어린 시절의 꼬마로만 여긴 것입니다. 이 소리를 듣고 마조는 반은 장난, 반은 감상적으로 다음과 같은 즉흥시를 지었답니다.

 

권하거니 그대여 고향엘랑 가지 마소/ 고향에선 누구도 성자일 수 없으니/ 개울가에 살던 할머니/ 아직도 내 옛 이름만 부르네! (「선의 황금시대」 중에서) 

익숙함은 때로는 너무 쉽게 해석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주위에 있는 아주 익숙한 사물이나 사람의 참된 가치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더욱이 편견이나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사물의 진실을 헤아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하면 이웃을 왜곡되게 폄하하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웃과 따스한 정을 나누고, 친구와 우정을 나누며, 가난한 이들과 친교를 이루고, 외롭게 사는 이들과 대화하는 것은 우리의 평범한 하루하루 생활에서 행복한 체험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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