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칼럼] “12월을 보내면서” - 시애틀한인 커뮤니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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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국칼럼] “12월을 보내면서” - 시애틀한인 커뮤니티 칼럼

어느새 2020년 마지막 달을 맞이했다. 지난 한 해는 나의 평생에 가장 어렵고 힘든 해였다. 이것은 비록 나만의 경우가 아니라 우리 기성세대 모두의 공통적인 생각일 것이다. 


특히 나이가 많은 노인들은 정말 힘들고 고된 한 해였을 것이다. 모든 전염병이 그렇지만 노인들이 전염병에 걸리면 회복이 아주 어렵다. 


어린아이들도 이런 전염병에 걸리면 헤어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중세기에 유럽 지역에 만연된 흑사병으로 유럽 인구의 약 1/3이 죽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때보다 의술이 발달하고 좋은 약이 나와서 덜 희생이 되었지만 이대로 계속된다면 더 많은 희생이 예상된다. 금년 연말 내로 백신이 나온다고 하니 희생을 막을 수 있겠지만 그 백신의 효력이 어떨지 걱정이 된다. 


지난 11개월을 뒤돌아보며 새해를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해본다.


코로나바이러스19이 금년 말로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새해부터는 마음 놓고 운동도 하고 공원도 가고 교회도 마음 놓고 가서 예배를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인류의 역사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니 이제 우리 인간에게 긍휼을 베풀어주실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금년은 거의 일 년을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를 지배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집안에서 지내기, 50명 미만으로 모이기 등 규정과 명령이 내려졌고 뉴 노말(New Normal)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생겨났고 낯설기만 한 팬더믹(Pandemic)이란 단어도 유행처럼 나돌고 있다. 


팬데믹을 우리말로 쉽게 표현하자면 “유행처럼 번진다” 혹은 “만연된다”는 뜻이 될 것이다. 요즘 각 언론에 서두로 나오는 단어가 바로 이 팬데믹이다. 80 평생을 살아오면서 금년처럼 어렵고 힘든 해는 없었다. 


일제 시대나 한국 동란 때도 이렇게 어렵고 힘들지는 않았다. 일제 하에서는 자유가 없었고 강제로 한국을 일본의 속국으로 만들고자 별짓을 다 했지만 금년에 당한 코로나바이러스 규제와 통제보다는 덜 한 것 같다. 


아무튼, 이런 지독한 코로나바이러스19도 백신이 나오고 좋은 치료제가 나오면 차차로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2021년부터는 살기 좋은 세상이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COVID19 바이러스 감염으로 죽어갔다. 그리고 지금도 죽어가고 있다.


떨어져 사는 가족이나 친지들과도 만나지 못하고 대면도 못 했다. 소위 비대면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으며 아직도 그렇다. 지난 9월에는 포틀랜드에 사는 딸네 식구가 오래간만에 우리를 방문했다. 


그런데 집 안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집 밖의 잔디밭에서 음식을 배달해서 먹었다. 거리 두기를 지키면서 서로 떨어져서 음식을 먹었고 이야기를 나눴다. 딸과 손녀를 안아보지도 못했다.


그냥 주먹을 서로 대기만 했다. 참으로 쓸쓸하고 멋없는 만남이었다. 그 이후로는 주로 전화와 메시지로 연락을 하고 있다.


금년의 마지막 달력을 바라보면 참으로 감회가 깊고 새롭다. 지난 300여 일을 코로나바이러스19과 싸우면서, 번번이 지는 싸움이었지만 금년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제발 금년을 보내면서 코로나바이러스19과도 이별을 하면 좋겠다. 금년을 보내면서 마지막 희망이 그것이다. 


그리고 새해부터는 환하고 산뜻한 나날이 되면 좋겠다. 이해인 수녀의 “12월의 기도”를 소개하면서 오늘 칼럼을 마무리한다. “한 해가 다 가버린다고/한탄하며 우울하기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 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중략)/ 12월에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여/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 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지난 세월이나 지금이나 오는 세월 모두가 고맙고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가 숨 쉬며 살고 있으니까...


그리고 이 축복의 계절에 우리는 먼저 하나님에게 감사하고 우리 주위에 있는 가족과 이웃들에게도 감사하자. 이들로 인해 오늘의 내가 존재하고 생명을 누리며 살고 있으니까... 행복해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해서 행복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한 해를 보내면서 우리는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 그리고 새로 맞이하는 새해도 감사함으로 맞이하자. 감사는 늘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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