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열모칼럼] 한국 4–H 운동의 발자취(2)-시애틀한인로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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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열모칼럼] 한국 4–H 운동의 발자취(2)-시애틀한인로컬칼럼

<지난 호에 이어>


미국에서 4-H 운동의 초창기에 제정한 4-H Motto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Learn by Doing(일하면서 배우자)이고, 또 하나는 Make the Best Better(좋은 것을 더욱 좋게) 하자는 것이었다. 미국에서 이렇게 제정해서 활용하고 있는 4-Motto 역시 매우 실용적인 교육지침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이 Motto를 번역해서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4-H 회원들은 각자가 선택한 과제를 이수할 때에는 이 Motto를 마음에 새기며 일하고, 이렇게 이수한 과제를 평가하기 위해 달마다 한 자리에 모여 자원지도자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열리는 월례회에서 발표한다. 이러한 단체 활동을 할 때에는 회원 전체가 클로버 잎이 새겨진 녹색의 유니폼을 입고 4-H 서약부터 제창하고 4-H 노래를 힘차게 합창한다.   

이 4-H 노래는 한국 4-H 운동의 선구자인 김갑영(金甲榮) 선생이 작사했는데 그 가사에는 구절마다 김갑영 선생의 4-H에 대한 사랑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김갑영 선생은 현재 경기도 의정부시 근처에 위치한 송추의 양지 바른 무덤에서 고이 잠들고 계시다. 김갑영 선생이 작사한 4-H노래를 여기에 옮겨 본다.  


4-H노래  


네 잎다리 클로버의 우리 깃발은 

충성스런 청춘들의 행운의 표징

지, 덕, 노, 체 네 향기를 담뿍 싣고서

살기 좋은 우리 농촌 우리 힘으로

빛나는 흙의 문화 우리 손으로 

4-H 회원들이 우렁차게 합창하던 이 노래에는 흙과 더불어 살아가던 농촌 청소년들의 숨결이 담겨져 있기에 언제나 정겹고 새로운 희망이 솟아난다. 4-H 운동의 하이라이트는 해마다 가을철에 대통령도 임석해 축제 분위기에서 열린 4-H 중앙 경진대회였다. 4-H 중앙경진대회는 전국의 각 읍, 면 단위에서 뽑힌 4-H 구락부가 시, 군 경진을 거쳐 시, 도 단위의 경진에서 우승한 구락부가 최종적으로 경합하는 4-H 운동의 전국 단위 행사인 것이다. 

통상 5일 동안 열리는 이 4-H 중앙경진대회는 4-H회원들이게 가장 즐겁고 보람된 축제이기 때문에 지난날 박정희 대통령은 이 4-H중앙 경진대회에 빠짐없이 임석해 우승한 구락부에 <대통령 봉황기>를 직접 수여하고, 그날 저녁에는 우승한 도의 도지사와 4-H 대표를 청와대에 초청해 만찬을 베풀면서 이들을 격려했다.  

이와 같이 대통령이 큰 관심을 가지고 지원했기 때문에 당시의 4-H운동은 매우 활발했다.    이렇게 육성한 4-H 출신들이 70년대에 전개한 새마을 운동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했던 것이다. 이와 같이 활발하게 전개하던 4-H 운동이 산업화에 밀려나 농촌이 쇠퇴하고 농촌의 청소년이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그 활발하던 4-H 운동이 오늘날에는 좀처럼 보이지 않으니 진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4-H 운동은 농촌 청소년에 대한 실용적인 현장교육이기 때문에 윤리 도덕이 무너지고 정서가 메말라가는 오늘의 학교 교육에서 오히려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옛날에는 그림자조차 밟아서는 안 된다는 스승에게 주먹질 하는 현실에서 4-H 서약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4-H 운동을 범 국민운동으로 전개한다면 새로운 기풍이 일어날 것으로 확신한다.   

한국 4-H 운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이 이른바 KATP(Korean Agricultural Training Program)라고 호칭하는 4-H 미국 농업 연수시업이라고 여겨진다. 이 KATP 사업은 지난날 배고프던 시절에 일자리를 찾아 독일에 파송된 광부와 간호사들과 함께 해외진출을 지향한 역사적 사업인 것이다. 이 KATP사업은 한국의 농촌 청소년들을 미국으로 보내서 미국의 선진 농장에서 2년 동안 새로운 영농기술과 기계화 영농을 배우자는 목적으로 1972년에 착수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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