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한인로컬칼럼] ‘나이가 들면” - 정병국칼럼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서부터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예전에는 70세를 한 평생으로 잡았다. 요즘엔 의학이 많이 발달하고 생활환경이 좋아져서 80을 사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상록회 노인들의 평균연령이 82세다. 물론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늘 모임에 나오는 노인들의 실태가 그렇다. 요즘 모임에 나오지는 않지만 102세가 된 할머니도 있다. 상록회에 나가면 나이 먹은 것을 자랑하는 것 같아서 요즘엔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분은 아직도 정정하고 기억력도 여전하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나이 값을 해야 한다. 그런데 노인들의 모임에 가보면 그렇지가 않다. 정신적으로 조금 이상이 있어서 그런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만 멀쩡한 노인이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소리를 지르거나 작은 오해로 또는 잘못 알아듣고 화를 버럭 낸다든지 하는 일은 단체생활에서 삼가야 한다. 그 한 사람 때문에 좋은 분위기가 깨지고 점심밥 맛이 없어진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혼자 지내는 버릇을 키워야 한다. 부부가 함께 살다가 한 쪽이 먼저 가면 외톨이가 된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일이지만 부부가 한 날 한 시에 같이 갈 수 는 없다. 혼자 남았다고 모든 것을 포기하지 말고 무슨 일이든 자기 힘으로 해야 한다. 인간은 죽는 날까지 일거리가 있다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다. 늙어가면서 젊었을 때보다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 걷지 않고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거나 누워있으면 그냥 그대로 간다. 늙으면 누구나 시간이 많으니 항상 움직이고 운동하자. 늙으면 몸이 아픈데 그것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기계도 많이 오래 쓰면 고장이 나듯이 사람도 오래 몸을 쓰면 고장이 난다. 나만 괴롭고 아픈 것이 아니라 모두가 그렇다. 편한 것을 찾지 말고 외로움을 만들지 말자. 늙은이라고 홀대해도 화내지 말고 감수하자. 친구나 자손들이 무시하더라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 가까운 친구가 죽어도 지나치게 슬퍼하지 말자. 나도 그 길을 가야 하니까… 고독을 이기려면 취미생활을 하든지 봉사활동을 하자.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 남의 사생활에 참견하지 말고 어떤 상황에서도 남을 헐뜯지 말자. 마지막으로 할 수 없는 일은 아예 시작도 하지 말자. 음식은 조금씩 먹자. 매일의 삶에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기도하자. 이생의 삶이 전부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