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아프면 쉬어야지!(2)

전문가 칼럼

[레지나칼럼] 아프면 쉬어야지!(2)

난 잠시 정신을 못 차리고 제자리에 그냥앉아서 패닉상태에 빠지고 잠시 후 일어나 창문을 열려니 왼쪽 어깨와 팔이 떨어져 나갈듯이 아프고 속이 울러 거리며 토할 것만 같았다. 

아휴 또 당했네! 

2년 전 차사고로 심하게 다쳐서 무척이나 고생을 하고 그 후유증으로 아직도 허리와 목이 아파서 고생중인데.. 

아무튼 차사고 까지 겹치고…. 

우리 사무실은 턴 아웃이 아주 많다  

무슨 얘기인가하면 워낙에 힘이 들고 어렵고 힘든 사람들 상대로 해야 하는 일이다보니(홈리스, 중독자들) 젊은 소셜 워커들이 의욕을 가지고 일하러 왔다가는 6개월쯤 지나면 지쳐버려서는 다른 직장들로 옮겨가게 되니 도움을 청하는 고객들은 많고 일손이 모자라니 우리처럼 오래된 소셜 워커들은 일이 몇 배로 많아져서 일 때문에 바쁘고 힘에 부치다보니 또한 고객들이 가져다주는 감기 등으로 함께 아프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달에는 내가 맡은  케이스이외에도 더 많은 케이스들하고 일하고 감옥 방문 상담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고객들 찾아다니는 일도 함께 병행하려니(보통 고객들 찾아다니는 일은 아웃리치 스페셜리스트의 일인데 이들도 바쁘다보니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판이었다. 

2016년 트럼프씨가 대통령이 된 뒤에는 미연방에서 지급되어지던 저소득층 베네핏이 엄청 많이 줄어든 관계로 일이 많아져서 10월이 되면 많은 고객들 다음해 계획도 세워줘야 하고 이들에게 필요한 서류들도 새로이 준비해야하고 모든 서류들을 재검토해야하니까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터라 요즈음은 일마치고 집에 와서 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을 하다 보니 잠깐 씩 기침을 하는 것을 무시하고 머리가 아프면 두 손으로 머리를 지그시 눌러 머리 마사지를 하면서 두통을 없애고 목이 아프면 소금물을 타서 목을 헹구면서 버티었는데 어젯밤부터는 온몸에 열이 나며 몸이 살려달라고 몸살을 앓게 되면서 결국 밤새워 기침을 하는데 기침을 하는데 가래에 피가 섞여져 나와서 병원으로 실려 왔다. 

몇 가지 검사를 마치고 나나 폐렴 초기라 해서 의사처방을 받아서 약을 사가지고 집에 돌아왔다. 

오늘은 직장엘 갈 수가 없겠다. 

보통 사무실들 같으면 서류들하고 일을 하니까 하루 안가도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덜 하는데 더구나 어렵고 힘든 노숙자들이 90%인 우리 사무실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우리 노숙자고객들에게는 당장 우리들이 없으면 그들에게 필요한 것들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마음이 편치가 않다. 

그래도 너무 아프니까 어쩔 수 없는 시간이다. 

난 어릴 때부터 잔병을 닳고 살았다. 

40대 중반에 이미 6명의 자녀를 출산한 우리 엄마가 나를 가졌을 때는 이미 노산이라고 사람들이 아이를 떼어내라고 엄청 야단을 했었단다. 

엄마의 작은 체구에 엄마도 건강치 못하신 터라 나의 출생은 우리 집에 환영을 받지 못하였는데 낳자마자 미숙아에 살이 거의 붙어있지 않은 나를 보고 집안어른들은 어차피 죽을 목숨이니 저기 윗목에 놓고 냅둬라! 라고 아기를 밀어놓았는데 우리 엄마가 그런 아기를 품고서 정성으로 거두셨단다. 

나는 자라면서 겨울이면 폐렴을 달고 살고 여름이면 알러지로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서 고생을 하고 넘어지면 피가 제대로 멈추지 않아서 고생을 하고 음식을 조금만 과식을 해도 체해서 며칠씩 고생을 하고는 했는데 우리 형제들의 성격만은 엄마의 성격을 그대로 이어받아서인지  어떤 상항에서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수 있었다. 

그게 나였다. 

나는 아직도 겨울이면 폐렴을 달고 살고 여름이면 알러지로 고생을 하고 힘이 들지만 그리고 그동안 살아오면서 세 번의 커다란 수술을 했어도 언제나 힘차게 살아왔다.  

어떤 상황도 절대로 주저앉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우리 어머니가 우리 형제들에게 남겨주신 선물들이다. 

노숙자들과 일을 한다는 것은 항상 건강치 못한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는 얘기이다. 

이들이 살아가는 상황이 길거리나 아니면 그룹 홈들이다 보니까 이들은 감기나 질병 등을 달고 살다가 우리 사무실에 오게 되면 공기를 통하여 전염이 되기도 하는데 아무리 조심을 하여도 공기가 나쁘니 감기는 아예 단골손님이 되는 것 같다.

내 몸이 안 아파야 이들에게 힘이 될텐데 폐렴으로 며칠을 앓게 되었으니 내게 맡겨진 내 고객들은 누가 도울꼬? 

오늘은 46살 캘리포니아출신의 한국청년 2세였다. 내 케이스 중에 2명이 한국 사람들이다. 

1952년생의 000 망상증환자. 

1956년생의 조울증환자여자 영어를 아주 잘하는데 한국 사람들에게 당한상처로 한국말을 거의 안한다.  

46살의 멋진 청년 역시 망상증환자인데 제대로 약을 복용하고 자립하고자 하는 청년이다.  

나머지는 26살 이쁜 00역시 망상증 환자로 집을 뛰쳐나와 시애틀 바닥을 배회하다가 우리 아웃리치 팀들에 의해 구조되어서 우리가 돌보게 되었는데 내가 한국말을 한다는 이유로 내 고객이 되었다. 

아무리 마음 적으로 고객들을 똑같이 대하려고 하여도 같은 한국인들에게 마음이 더 간다.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고 하나라도 더 돌봐주고 싶은 마음인데 내가 며칠을 쉬어야 될 판이니, 

어쩌지? 

몸은 무조건 쉬어야한다고 얘기를 하고 머릿속은 아무래도 잠깐이라도 사무실에를 나갔다 와야겠다고 하고 그런데 내가 아픈 상황에서 직장에 나간다면 그것도 사람들에게 폐가 되는 일이니 그냥 무조건 일 덮어두고 그냥 자자! 생각하고 직장에 연락을 하고 잠을 청했다. 

잠을 자고 또 자도 또 다시 잠이 왔다. 

이번엔 몸이 아주 많이 아프다고 신호를 보낸다. 

그래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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