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칼럼] “겸손과 배려”

전문가 칼럼

[정병국 칼럼] “겸손과 배려”

겸손은 '남을 높이고 자신을 낮추는 태도이고, 배려는 이리 저리 마음을 쓰고 근심하고 걱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겸손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를 말하고, 배려는 관심을 가지고 보살펴 주며 마음을 쓰는 것이다. 겸손은 가장 아름다운 미덕이고 배려는 우리네 삶에 가장 멋있는 이웃 사랑이고 마음 씀씀이다. 관심과 배려가 없는 세상은 살풍경하고 멋이 없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고 반드시 둘 이상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간다. 구약성경 창세기에 보면 남자가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않아서 하나님은 남자(아담)가 잠든 사이에 갈비뼈를 하나 빼서 여자(하와)를 만들어 짝으로 삼아 같이 살게 하셨다.

어쨌든 남자 혼자서, 혹은 여자 혼자서는 살 수가 없다.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를 짝지어 주신 것은 인류 번영을 위해 베푸신 가장 큰 은혜이고 사랑이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는 양보와 겸손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없으면 다툼이 일어나고 심하면 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오늘 칼럼에서는 조지 볼트의 이야기를 하면서 겸손과 배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비바람이 심하게 몰아치는 어느 겨울 늦은 밤에 한 호텔에 노부부가 들어 왔다. 예약을 하지 않아서 방을 잡기가 어려웠다. 밖엔 억세게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시간은 이미 새벽 1시가 되었다. 객실은 없지만 사정이 딱하니 누추하지만 내 방에서 자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기꺼이 자신의 방을 노부부에게 제공했다. 이튿날 아침 노부부는 “어젠 너무 피곤했는데 덕분에 잘 묵고 갑니다. 당신이야 말로 제일 좋은 호텔의 사장이 되어야 할 분이네요.” 언젠가 제가 청하면 꼭 응해주세요”라고 말하고 떠났다. 2년이 지난 후 그 호텔 직원에게 편지 한통과 함께 뉴욕행 비행기표가 우송되었다. 2년 전 자신의 방에 묵게 했던 노부부가 보낸 초청장이었다. 그는 뉴욕으로 갔다. 노인은 그를 반기면서 뉴욕 중심가에 우뚝 선 한 호텔을 가리키며 “호텔이 맘에 드나요?”

정말 아름답네요. 그런데 저런 큰 고급호텔은 너무 비쌀 것 같군요. 조금 더 저렴한 곳으로 알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러나 노인이 말했다. “걱정 마세요. 저 호텔은 당신이 경영하도록 내가 지은 것입니다.” 그 노부부는 백만장자인 윌리엄 애스터(William Astor)였다. 그 노부부는 조지 볼트의 배려에 감동하여 맨해튼 5번가에 있는 선친 소유의 맨션을 허물고 호텔을 세운 것이다. 변두리 작은 호텔의 평범한 직원이었던 조지 볼트는 노부부에게 베푼 마음 따뜻한 친절과 배려를 통해 미국의 최고급호텔 윌도프 아스토리아의 사장이 되었다. 여기서 이야기의 끝이 아니고 조지 볼트는 노부부의 딸과 결혼을 하였고 노부부의 배려를 바탕으로 호텔을 성공적으로 경영하여 마침내 호텔왕이 되었다. 이 내용은 실화이며 1893년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타인을 따뜻하게 배려하는 마음이 조지 볼트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배려는 내가 손해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실화이기도 하다. 웨슬리는 '행동의 규칙'이라는 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선을 행하라.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장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시간에, 할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할 수 있는 한 다 하여라”라고 말했다. 옛말에 악한 끝은 없어도 선한 끝은 반드시 있다고 했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이나 곤경에 처한 사람을 구해주는 일은 반드시 그 대가가 꼭 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삶을 통해 찾아 볼 수 있다. 괌에서 사업을 하면서 신앙생활을 할 때 그곳으로 유학을 온 학생들이 교회에 몇 명 있었다. 그들이 괌에서 초급대학 과정을 마치고 본토 대학으로 진학 할 때 여비와 학비를 마련하기 어려웠다. 그 때 우리가 보조금을 조금 보태줬는데 나중에 본토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서 일하게 되어 월급도 많이 받고 장래가 촉망되는 직업을 갖게 되었다. 나중에 우리가 시애틀로 이주하여 살고 있는데 그들이 수소문을 하여 우리를 찾아냈다.

일부러 휴가를 얻어 우리를 찾아와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면서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고급 음식점에서 제일 비싼 요리를 시켜서 우리를 대접했다. 그때 보태준 돈으로 본토에서 계속 공부를 할 수 있었고 무난히 졸업을 하여 이런 좋은 직장을 얻었다고 한다.

그런 은혜를 알고 찾아오는 사람이 몇 안 되지만 하나만 있어도 마음이 훈훈하고 세상이 살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베푸는 일과 배려는 인간의 삶을 멋있게 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그들과 카톡도 하고 이메일도 주고받으면서 내 황혼의 삶을 살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만연으로 세상이 비정상이 되었고 서로 만나지도 못하지만 이런 아름다운 추억을 하면서 주름진 얼굴에 미소를 띠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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