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함께 걸어가요(1)

전문가 칼럼

[레지나칼럼] 함께 걸어가요(1)

아니, 도대체 왜 연락을 안해주는거야! 오늘이 벌써 몇 번째인데 다시 시애틀 롱텀케어 담당자인 00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 전화기에는 메시지가 가득차서 더 이상 메시지를 수용할 수 없으니 다른 번호로 전화를 하란다.

전화기에서 알려준 전화번호를 돌리니 여자 목소리로 자기는 00를 돕는 보조 담당자이니 전화번호를 남겨놓으면 빠른 시간 내로 전화를 해주겠단다. 아니, 내가 여기에다 전화번호를 남겨놓은 지가 벌써 7번째인데 얘네들 정말 왜 그러는 거지? 전화번호를 남겨놓으라는 소리에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다.

어찌할까? 하고 잠시 생각해보는데 나의 불편한 모습을 보게 된 동료가 나에게 묻는다. 레지나 뭘 도울 일이 없을까? 아니! 내가 해야 할 일인데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네?

오늘은 내가 무척 바쁜 스케줄이라 다른 동료와 말 섞는 것조차 시간이 쉽지가 않은 터이다.

흠흠흠! 어찌할까 고민을 하다 복잡한 머리를 비우려고 잠깐 사무실 밖으로 나가서 사무실 근처에 있는 커피샵에 들러서 녹차 라테 한잔을 사들고서 다시 내 사무실 자리에 앉아서 시애틀시 롱텀케어 담당자에게 전화를 돌리는데 오 마이! 이게 웬일, 담당자인 00가 전화를 받는다.

나는 너무나 반가운 통에 하이! 00 디스 이즈 레지나! 두유 리멤버 미?라고 물어보니 웰, 아이 엠 낫 슈어!(잘 모르겠단다) 정말 다행이군! 나를 잘 모른다니!

그래! 그럼 지난번 데니 길에 있는 저소득층 노인 아파트에서 너와 함께 맡고 있는 고객 미스터 000를 만날 때 보았던 크리니컬 카운슬러 레지나 채는 알아? 상대방은 이제야 생각이 난듯 오 그래! 이제야 생각나네 그 머리가 하얗고 짧은 동양 여자! 그래 맞아!

그런데 어쩐 일로? 나는 내가 8월 초순경에 롱텀케어 담당자인 00에게 전할 메시지를 네 전화에 남겨놓았는데 메시지 체크 해보았느냐고 물어보니? 00가 하는 말 하루에도 메시지가 50개 이상이 와 있어서 어떤 때는 다 확인을 못한다고 한다.

그럼 네가 맡은 케이스 중에 급한 일일 경우 어찌 할거냐고 물으니 대답 대신 딴청만 피우면서 아무튼 금방 대답을 못해서 미안하다면서 어떻게 도와드릴까 묻는다?

나는 내가 8월 초순부터 지금까지 네 전화와 네 보조직원 전화에다 매달 4번씩 메시지를 남겨놓았는데 확인 좀 해볼 거냐고 물으니 00가 하는 말이 나중에 확인을 할 테니 무슨 일인지 얘기해달란다.

그래! 나는 우선 내 고객일이 급하기에 다시 00에게 그동안 남겨놓았던 내 고객의 홈케어 베네핏에 대해서 애기를 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8월초부터 내 고객 000의 롱텀 건강 베네핏이 끊어져서 00의 방을 정리 정돈해줄 분이 없어서 지금 방이 엉망이라고…

00는 내 얘기를 듣더니 아니 그럴 리가 없는데! 라며 반신반의를 한다. 아니, 너희 고객 00는 베네핏이 2019년 12월에 재갱신하기 때문에 8월부터 지금까지 당연히 홈케어 기버(도우미)가 매주 2번씩 하루에 4시간씩 커버가 되는데 무슨 소리냐고 오히려 반문을 한다.

나는 조금 화가 나면서 열이 나기에 목소리가 올라가는 것을 참으며 심호흡을 하고 숨을 들이킨 후 녹차라테를 한입 마시고 나서는 그에게 다시 이야기한다.

지금 내가 하는 얘기 잘 들어줘? 지금 네가 우리 고객 000를 찾아가서 어세스먼스 서류 작성하고 우리 고객에게 필요한 시간만큼 도우미를 보내주기 바래. 그리고 서류작성이 다되면 그 서류 나에게도 보내주고 홈케어 서비스기관인 풀 라이프 에이전시 담당자에게 보내서 일을 빨리 진전시켜주기를 바래.

내 얘기를 다 듣던 00는 자기는 지금까지 내 고객 000가 롱텀케어 서비스를 받고 있는 줄 알았단다. 나는 아무래도 한마디 해야 할 것 같아서 00에게 말했다. 너, 지금 내 고객 케이스 제대로 돌보지 않은 것 알고 있니? 오늘 통화가 안 되었다면 내가 아마 너희 수퍼바이저에게 직접 연락을 할 수밖에 없었거든!

아무튼 지금이라도 빨리 서둘러서 도우미가 내 고객 방을 치워줄 수 있도록 부탁해? 내 고객의 식사는 우리가 담당하는 식사부에서 아침과 저녁을 주기에 방만 치워주면 된다. 지난주에 들러본 내 고객 000의 방은 그야말로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상대편 전화에 롱텀케어 담당자 00는 나의 설명에 조금은 기가 꺾여서는 그래! 내가 빨리 서류 준비해서 다시 캐어 받을 수 있게 해놓고 너에게 전화할게!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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