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목칼럼] 시애틀이 범죄 소굴로?

전문가 칼럼

[윤영목칼럼] 시애틀이 범죄 소굴로?

요즘 시애틀 지역 뉴스를 보면 매일같이 강력 범죄사건이 보도되고 있다. 총격 살인을 위시하여 백주의 떼강도 상점 털이, 차량 강탈, 범인들과 경찰과의 총격전 등 그렇게도 강력했던 경찰 통제력이 현저히 약화되고 사회질서가 와해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최근 한인 편의점에 들어온 무장 강도들이 점주를 살해한 사건들을 우리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미국에 꿈을 이루기 위해 이민 온 그들에게는 너무나 억울한 죽음이었다. 


2020년 5월 Minneapolis에서 흑인 George Floyd가 경찰의 강압구속으로 질식사하게 되자 흑인 생명도 귀중하다는 소위 BLM 운동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동시에 반(反)경찰 무드가 형성되어 시애틀시에서도 극심한 시위와 더불어 시의회의 경찰예산삭감과 내부 불만 등 이유로 2019년 이후 200명 이상의 경찰관이 자리를 떠났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지 않고 일반 시민 생활 사정이 점차 악화되자 범죄사건이 증가하고 있는데 경찰력은 오히려 축소되고 있어 피해 상인들은 그들의 안전과 보호 강화를 당국에 계속 호소하고 있으며 일부 상인들은 이미 사설 경호원을 채용하고 있는 상태이다. 얼마 전 뉴스에 의하면 시에서 경찰관 응모자에게 채용될 경우 정착금조로 5만 불을 지급하겠다는 웃지 못할 당근 광고기사를 본 적이 있다.


총격 살인사건으로 이름난 시카고에서는 2021년에 797명이 사망했고 2022년 1월 중에 46명이 사망했다는 시카고신문 보도가 있다. 사건 태반이 총격 사건이며 주로 젊은 흑인 남성들이 연루되어있다. 시애틀도 장차 시카고와 닮은꼴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필자는 6.25전쟁 참전 후 1956년에 예편하고 1957년에 Pullman 소재 워싱턴주립대학에 유학 와서 여름과 겨울방학 기간에는 주로 시애틀에서 이곳 한인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다. 그 당시 시애틀 중심가인 Pine/Pike 거리에서 안심하고 수시로 나돌아다녔던 기억이 새롭기만 하다. 지금의 시애틀 시내의 불안한 상가 거리의 치안상태를 그 옛날과 비교해보았다.


한 도시의 치안이 불안해지고 범죄사건이 빈번해지면 상업거래가 축소되고 도시 활기가 점차 죽어가게 된다. 오래전에는 세계 자동차공업의 중심지인 미국 미시간주의 최대도시인 디트로이트(Detroit)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쇠퇴와 범죄증가로 세입이 줄어들어 시 운영이 불가해지자 한때 번창했던 대도시가 급기야 유령도시로 변하고 파산신청을 냈다는 뉴스 보도를 본 적이 있다. 대도시가 파산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동안 시애틀시와 시의회는 경찰예산 문제로 계속 마찰을 빚고 있었는데 새로 취임한 “부루스 하렐” 시장의 시경찰국 활성화와 정책에 많은 시민과 상인/사업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와 시의회 양측이 수용할수 있고 시민들 생활에 안전이 보장되어 최소한 2019년 이전의 비교적 안정된 치안상태를 유지하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필자 개인 의견으로 미국에는 두 가지 퇴치 불가 해악(害惡)이 있다. 그것은 총기와 마약이다. 총기는 서부활극에서 보듯 대다수 미국인에게는 각 가정의 필수 비품 중 하나로 알려져 있고 철부지 어린 십 대 층에게는 노리갯감 정도로 취급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총기협회의 강력한 총기수호 입장에는 그 어느 누구도 감히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마약 역시 근절이 불가능하다. 구매자와 시장이 있기 때문에 마약은 정부의 엄격한 단속을 무릅쓰고 남미 각국에서 끊임없이 공급되고 있다. 마약은 가정파탄과 나아가서 국가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백해무익 독약이다. 현재 시애틀 일대 천막촌의 비참한 노숙자 상당수가 마약 중독자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시당국도 뾰족한 해결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오히려 그들 일부를 호텔로 수용하는 야릇한 해결책을 펼치고 있다.


필자가 아는 바로 대마초는 연방정부에서는 불법 마약으로 취급되고 있지만 각 주 정부에서는 재량껏 약물로 재배와 판매를 허락하고 있다. 예산 부족 주 정부로서는 대마초 판매로 세금 증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애틀 곳곳에 대마초 판매점이 공공연히 간판을 내걸고 영업을 하고 있는 진풍경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현재 코로나 사태 하에서 실업자가 늘어나고 주택을 비롯 식품과 일반물가가 급격히 상승하여 고정 수입자에게는 상당한 부담과 애로를 초래하고 있다. 이것이 범죄증가의 큰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 사태 하의 생활상은 그 이전에 비하면 완전히 비정상이다.

일부 괴변가는 이 비정상 상태가 정상화 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은 이전 미국이 아니다. 지구촌 최대 부국인 미국의 도시마다 걸인 노숙작가 곳곳에 진을 치고 주위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가 하면 최대강국으로 알려진 미국의 대외영향력도 점차 쇠퇴일로에 있는 것 같다. 러시아와 중국이 이전에 보지 못한 완강한 태도로 미국에 대응하고 있고 심지어 북한마저 UN결의를 공공연히 무시하면서 미국에 도전하고 있는 게 현 실정이다.


과거 미국은 월남전과 아프간 철수 작전에서 취약점을 유감없이 노출했다. 현재 전운이 감돌고 있는 대만과 우크라이나 문제를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미국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다.


서북미 6.25참전 국가유공자회 회장 윤영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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