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 "경제 교육은 유치원 때부터?"

전문가 칼럼

[민명기학원] "경제 교육은 유치원 때부터?"

몇 년 전 필자의 칼럼에서 소개한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이 말은 병아리가 스스로 알을 깨기 위해 껍질의 안쪽에서 부리로 알을 쪼면, 어미 닭이 그것을 알아 차리고 동시에 밖에서 알을 쪼아 병아리가 세상으로 나오도록 도와주는 것을 말한다. 학생들의 성장을 돕는 카운슬러로서 필자가 항상 무겁게 여기며 애용하는 말이다. 


한자어 ‘줄’은 ‘지껄일 줄’이요, ‘탁’은 ‘쪼을 탁,’ 그리고 ‘동시’란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같은 시간에 어떤 일을 행한다는 ‘동시’를 의미한다. ‘줄탁동기(啐啄同機)’라고도 하고, 아주 줄여서 ‘줄탁’이라고도 한다.


중국 송나라의 불서인 ‘벽암록’이라는 책에 쓰이면서 널리 알려진 이 말은 불도를 깨닫기 위해 도를 닦는 제자와 스승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스승과 제자, 부모와 자녀 등의 관계에서 서로 적시에 적절하게 행동하고 돕는 상생의 지혜를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말은 우리 세대처럼 아날로그 세대의 고등 학교 시절의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읽힌 책 중의 하나인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나온,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대목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중고등 학교 학생들에게는 BTS의 “피 땀 눈물” 뮤직 비디오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왔다. 


어느 세대에게든지, 세계는 알이며 고교 시절이라는 알을 깨고  나와야 대학이라는 다른 세계를 향해 나아 갈 수 있다. 이 과정 속에서 한 가지 명심할 사항은 알은 깨고 나오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그렇지 않으면 썩는다는 단순한 진리이다. 즉,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기회는 사라지고 또 다시 기회를 맞을 수 없거나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부모님들 세대로부터 귀에 딱정이가 생기도록 들은 “공부도 때가 있으니 지금 열심히 하거라”라는 말이 귓가에 생생하다.


이런 생각에 잠겨 있는데, 올 해 대학에 합격한 제자의 어머님이 아들과 함께 필자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감사와 칭찬의 말이 오간 후에 화제가 대학의 학비 문제로 옮겨 갔다. 비교적 부유한 가정으로 알고 있었는데, 두 모자의 경제관이 필자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보통의 우리 한인 동포 부모님들과 자녀들은 대학 학비는 의례히 부모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으로 생각한다. 


부모님은 열심히 공부해 어려운 대학에 간 자녀에게 상을 주시는 기분으로, 자녀들은 한국의 전통적인 부모 자식간의 관계-부모는 자녀를 양육하고, 자녀는 부모를 봉양하는-에서 앞 부분만을 받아들여 온전한 경제적 도움을 당연시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 모자, “대학엘 가면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지만, 시간을 쪼개 당연히 일도 좀 해야겠지요, 어려서부터 부모만을 의지하지 않는다는 경제적인 자각을 하도록 도왔어요.” “당연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지요. 


우리 부모님의 노후를 위해서라도요.” 아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눈길과 어머님을 존경하는 마음이 드러나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괜스레 마음이 뜨거워진다. 동시에 줄탁하는 모자라고나 할까?


자녀의 경제 교육에 관한 생각은 최근에 한 한국의 신문에 실린 “버핏이 말하는 자녀를 부자로 만드는 6가지 원칙”이라는 기사에 이르고, 독자들께서도 일독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이곳에 소개한다. 워렌 버핏은 재산이 1300억 달러 정도인 세계 5위의 갑부이다. 금융 교육에 관심이 높은 버핏은 아이들의 경제 교육을 위한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비밀 백만장자 클럽’을 만들어 방영하기도 했는데 지금도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기사를 간단히 요약해 드린다 : 

1. 돈 관리 교육은 아이들의 유치원 때부터 시작해도 된다. 미국에서도 보통은 10대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경향이지만,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서너살이 되면 기본적인 돈의 개념을 알 수 있다고 한다. 


2. 저축의 가치를 가르치라. 아주 적은 돈이라도 규칙적으로 저축한다면 보상을 받게 된다. 


3. 아이에게 부모가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 자신이 돈에 대한 좋은 습관을 갖게 된 것은 아버지의 생활에서 배운 것이다. 주식 중개인 이었던 자신의 아버지에게 주식에 대해 배우고 열한살 때 처음 주식을 사기도 했다. 


4.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의 차이를 구분해 가르치라. 우리 부모들에게도 교훈이 되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아이들에게 사고 싶은 것 다섯 가지나 열 가지의 리스트를 만들 게 하고 하나씩 표시를 해 가면서 아이들에게 왜 필요한지, 왜 갖고 싶은 지 설명하게 하는 방법을 사용해 보라. 


5. 경제에 대해서 배우는 것을 멈추지 마라. 그는 하루의 3분의 1을 각종 책과 투자 관련 자료, 잡지 또는 신문을 읽는데 보낸다. 


6.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라. 즉 기회를 잡는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도록 도우라. 이렇게 부모와 자녀가 경제의 문제에 있어서도 줄탁동시하면 천정부지의 대학 등록금도 그리 두렵지 않을 것이다. (www.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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