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열모칼럼] 多島海의 봄 風景

전문가 칼럼

[동열모칼럼] 多島海의 봄 風景

우리 한반도의 남쪽 바다를 감싸고 있는 다도해, 말만 들어도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유서 깊은 다도해, 거제도에서 통영을 자나 여수를 거쳐 목포에 이르는 조용한 바다에 크고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아름다운 다도해.

 

뱃길을 가로막는 섬 사이를 빠져나가면 또 다른 섬들이 이쪽저쪽에서 숨바꼭질하듯이 나타나는 환상적인 다도해, 섬마다 울창한 숲 사이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섬마을이 정겹기만 한 다도해.   


설악산이나 지리산의 이마에는 아직도 잔설(殘雪)이 깔려있는 시기에 다도해에는 이미 봄이 찾아온 것이다.  안개구름이 조용히 피어오르는 다도해의 섬 사이를 고깃배들이 유유히 떠다니는 풍경은 우리 민족의 정서가 담겨진 한 폭의 동양화와 같다. 


어느새 유채꽃이 섬마을을 노랗게 물들이고, 산자락에는 동백꽃이 붉은 입술을 내밀며, 산자락에는 진달래꽃이 활짝 피어 꿀벌들이 바쁘게 날아다닌다.  아지랑이 짙게 깔린 허공에서 들리는 종달새의 지저귀는 소리가 그리운 옛 고향의 봄을 되찾아 준다.   


겨우내 밭에서 잠자던 시금치와 마늘이 봄볕을 받아 어느덧 파랗게 자라 농촌의 일손을 바쁘게 한다. 밭에서 일하는 식구들의 점심을 광주리에 담아 머리에 이고, 손에는 막걸리 주전자를 들고 밭으로 가는 아낙네, 그 뒤를 따라가는 꼬마와 강아지의 모습이 잊혀가는 아득한 옛날의 농촌 풍경을 다시 나타낸다. 밭갈이하는 어미 소의 뒤를 따라다니는 어린 송아지도 농촌의 정취를 더욱 정겹게 한다.    

   

저 평화로운 다도해의 섬마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는 어느새 아득한 어린 시절에 즐기던 고향의 봄을 연상하게 된다. 화창한 봄날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또래들과 함께 뒷동산에 올라가 진달래꽃을 따먹던 추억이 되살아난다.  

 

책보자기를 허리에 띠고 산자락을 헤매며 진달래꽃을 정신없이 따먹었다.  이렇게 먹다 보니 입술이 온통 자색으로 물들어 그 우스운 모습을 서로 흉보며 장난치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저 섬 너머에서 때때로 은은하게 들려오는 뱃고동 소리는 이별의 아쉬움을 전해주는 듯이 내 가슴을 숙연하게 한다. 저 뱃고동 소리는 내 곁을 영원히 떠나간 그리운 얼굴들을 떠올리게 하며, 저 38선 북쪽에 두고 온 고향에 대한 향수도 짙게 한다.   


아지랑이가 조용히 감싸고 있는 평화로운 다도해의 봄 정취는 농촌이 아니고서는 느낄 수 없는 축복이며 자연의 선물이다.  이러한 연유에서 이곳 섬 사람들의 생활 형편은 도시 사람들에 비해 비록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마음으로 느끼는 행복감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 보인다.  


이곳 섬사람들은 항상 대자연을 벗 삼아 밭을 갈아 씨 뿌리고 가꾸는 농사일만 하기때문에 몸은 비록 고달프면서도  이웃과 생존경쟁을 할 필요가 없으니 마음은 언제나 편하고 넉넉해 보인다.   


이러한 각도에서 생각해 보니 다도해의 봄 풍광이 더욱 친근감을 주며 대자연의 신비로운 섭리를 새삼 깨닫게 하고, 도시 생활에서 오염된 내 마음을 동심으로 되돌려준다. 그리고 정겨운 우리 민요 <고향의 봄>이 생각나 그 사사를 여기에 옮겨본다.  


(제1절)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제2절) 꽃 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의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어린 시절에 뛰놀던 고향의 정서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우리의 영원한 민요 <고향의 봄>을 다도해의 봄을 감상하면서 부르니 그 가사가 더욱 정겹다.     

0 Comments
제목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