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칼럼] 짐바브웨의 선교보고(1)

전문가 칼럼

[나은혜칼럼] 짐바브웨의 선교보고(1)

  6월 22일(수) 오후 5시, 시택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와서 독일 프랑크후르트까지 10시간 날아가서, 그곳 라운지에 들러서 이것저것으로 식사를 하고 7시간을 성경 읽고 글도 쓰면서 시간이 금방 가서 지루하지는 않았다. 선교여행을 많이 하는 남편이 아들 덕분에 라운지에 들어가서 호사를 한다. 다시 독일에서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 공항으로 10시간 비행기를 타고 와서 24일(금) 아침 8시경에 내려서 라운지에서 쉬고 짐바브웨 밤 9시 40분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다. 


라운지에서 12시간을 보낼 예정이었는데 무거운 가방 4개는 순전히 선물 보따리였고 우리 옷 가방은 캐리언 가방에 조금만 가지고 왔다. 남편이 성도들에게 집에서 안 신는 운동화를 가지고 오라고 해서 운동화가 많았다. 엘리베이터가 없다고 남아공 사람 두 명이 에스컬레이터로 무거운 가방이 든 공항 카트를 들어다 주고 비행기표 티켓팅하는 곳에 데려다주면서 100불을 내라고 해서 20불만 주다. 


  그런데 남편이 5월 24일로 잘못 비행기표를 끊어서 우리 이름이 없고 비행기는 만원이라 표도 살 수가 없다고 한다. 너무 난감했는데 어떤 남아공 사람이 짐바브웨로 가는 짐바브웨 비행기가 있다고 해서 그곳으로 가서 비행기표를 새로 끊고 짐을 네 개를 부치는데 너무 무겁고 한 사람당 하나, 20kg만 부칠 수가 있어서 벌금을 많이 냈고 애쓰고 수고해준 남아공 사람에게 30불을 주어서 600불 정도를 썼다. 그 나라에서는 비자카드도 안 받고 달러도 안 받고 자기 나라 돈만 받아서 두 번이나 환전을 해야 했다. 


1시간 20분 정도 비행기를 타고 4시경에 짐바브웨에 도착해서 기다리시는 사모님을 만나 호텔로 가서 짐 세 덩이를 사모님께 드리니 짐이 한 개만 남아 너무 홀가분하다. 사모님이 된장찌개와 김치, 숙주나물, 시금치나물, 계란 등으로 정성껏 식사를 준비해 주셔서 너무 맛있게 잘 먹고 숙소로 들어왔다. 


호텔은 내가 미국에서 아침을 주고 인터넷도 잘 되고 값도 싸다고 해서 예약을 하고 왔다. 그런데 아침은 우리가 해 먹어야 하고 비치해 놓은 음식도 별로 없고 그릇들도 더럽고 낡았고 형편없었다. 밤 9시 30분에 전기가 나갔고 일체 온기가 없어서 아프리카 겨울이 얼마나 추울까 무시하고 왔는데 밤에 너무 추워서 벌벌 떨면서 이번 선교여행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25일 토요일 아침, 전기가 들어와서 이 집에 있는 가스 곤로에 불을 켜서 달걀을 삶고 사모님이 이것저것 풍성히 주신 음식으로 식사를 잘 했다. 어제는 내가 작은 거미를 한 마리 잡았는데 좀 큰 거미가 그릇들 사이에 있는 것을 아침에 현 목사님이 잡으셨다. 선교지에 와서 불평은 금물인데 춥고 전기가 나가서 밤에 이것저것 많이 하는 나는 너무 속상하다.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가장 빈곤한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곳에 현 목사님이 교회를 세우시고 현지인 목사님도 세우고 목회를 하시는 곳에 가는데 이곳은 옛날 영국인이 큰 농장을 하고 이곳에 노동자들 숙소를 세우고 살던 곳이라고 한다. 독립을 하면서 영국인들을 다 쫓아내고 자기들이 농사를 지으면 잘 될 줄 알았는데 농기구를 다룰 줄도 모르고 농사를 짓는 방법도 모르고 기계는 다 녹슬고 농사도 못 짓고 많은 실업자들만 생겼다고 한다. 


모두 직장을 잃고 먹을 것도 없고 집도 나무들을 꺾어다가 엉성하게 짓고 살고 물도 없어서 더러운 물로 살았었는데 현 목사님이 오셔서 사방에 우물을 100개도 넘게 팠고 그 마을에 깨끗한 물을 먹게 해 주었고 짐바브웨 정부와 함께 우물을 파는 사업과 태양광으로 전기가 들어오게 하는 사업도 이곳저곳 오지를 다니며 하고 계시다. 


이런 사업은 한국의 ‘기아대책본부’에서 훈련을 받고 후원을 받아 후진국을 돕는 일을 하고 있으니 대한민국이 너무 자랑스럽다. 트럭을 타고 들어가는데 도로가 포장이 안 되어 덜컹거리고 메케한 먼지 냄새가 코로 들어와서 창문 좀 닫으라고 하다. 가게라고 조금씩 과일과 빵 등 물건들을 늘어놓고 파는데 너무 열약하다. 


  교회에 가니 검은 치마에 하얀 부라우스를 입은 찬양대가 강단을 가득 메우고 성도들도 많이 와서 2시간 이상 찬양을 하는 것 같다. 여선교 회원들은 새파란 색의 원피스로 단체복을 입었고 모두 모양을 화사하게 냈다. 마이크를 돌아가면서 잡고 한 사람이 선창을 하면 다 같이 따라서 하고 악보도 피아노도 기타도 없이 오직 두 개의 긴 드럼통을 두드리는 연주에 맞추어 춤추면서 부르는데 모두 목소리도 좋고 우렁차고 용기도 많고 너무 잘한다. 저 찬송은 성경 말씀을 만들어서 작사 작곡하여 부르는 것이라고 한다. 


10시 부흥 집회를 한참 찬양하고 미국에서 오신 강사님 내외를 소개하고 “하나님을 보여주소서!”라는 제목으로 영어로 설교하면 현지목사님이 그 나라 말로 통역을 해서 예배를 드렸다. 모두에게 볼펜을 나누어주고 예배 후에는 환자들을 위해 기도해 주고 점심을 다같이 맛있게 들었다. 50세 이상은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고 학생들이 날라다 주어서 먹고 학생들은 맨 나중에 먹는다고 한다. 


얼마나 배가 고팠을 텐데 질서 있게 잘 기다리는 것이 너무 사랑스럽다. 닭고기 한쪽, 옥수수가루 밥, 쌀밥 조금, 야채 이렇게 주는데 이것이 아주 진수성찬이라고 한다. 학생이 주전자와 대야를 가지고 오면 주전자 물로 손을 씻고 모두 손으로 음식을 주물러서 먹는다. 현 목사님은 이곳에 오신 후로 이 사람들과 같이 식사할 때에 꼭 손으로 들었다고 한다. 이 사람들이 춤추고 찬양 할 때에 같이 나가셔서 똑같이 춤추고 땀을 뻘뻘 흘리며 찬양하는데 나이가 많지만, 청년 같은 모습이다. 


목사님 생신이 지난 월요일이었는데 오늘 케이크를 두 개를 사 와서 축하를 하는데 목사님이 난생 처음으로 케이크 선물을 받아본다고 하시면서 어린아이같이 즐거워하신다. 어른들과 아이들이 300명도 넘을 것 같은데 아주 작게 썰어서 한 조각씩 먹고, 판에 남은 것을 손가락으로 훑어서 다 먹는다. 


미국에서는 아이들도 케이크를 안 먹어서 남으면 많이 버리는데 너무 불쌍해서 우리가 내일 4개를 사서 조금 실컷 먹이겠다고 하니 모두 좋아서 대축제 분위기다. 케이크를 어른이나 아이나 다 너무 좋아한다고 한다. 이왕이면 우리도 결혼 50주년 축하 케이크로 하기로 하다. 


  식사 후에 오후 집회를 하는데 식사도 잘 했고 이제는 더 신나게 춤추고 찬양을 한다. “베데스다의 천사” 목사님이 설교하시다. 이 교회가 베데스다 연못이 되고 우리가 천사가 되어 치료자가 되자고 ... 끝나고 사모님께서 집에서 대구탕, 생선전 등 정성껏 차린 식사를 맛있게 하고 많이 싸 주셔서 가지고 숙소로 왔다. 방 안에 있던 나뭇가지들로 화로에 불을 지펴서 그렇게 춥지는 않았는데 밤에 전기가 나가서 그곳에 있는 촛불을 켜고 세수를 하고 내일 주일을 위해서 기도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0 Comments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