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칼럼] 냉수는 몸에 해롭다

전문가 칼럼

[이성수칼럼] 냉수는 몸에 해롭다


문명의 이기인 냉장고와 정수기가 보급되면서 우리는 냉수(冷水)나 빙수(氷水)를 쉽게 마실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하루에 2L의 물을 마셔야 한다고 한다. 여기서 물은 상온(常溫)의 물이지 냉장고에서 꺼낸 차가운 냉수가 아니다. 


냉수를 오래 지속적으로 마시면 몸이 냉해져 폐질환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고 한다.

나의 청년기 때 할머니께서는 아침에 자고 일어나 냉수를 마시면 위장에 좋다고 권하셨다. 귀가 솔깃하여 매일 아침 일어나는 즉시 우물에서 찬 생수를 길러 한 대접을 억지로 먹었다. 먹기 싫어도 몸에 좋다니까 참고 마셨다.


그런데 찬 냉수를 마신 지 한 달이 지났을 때 배가 더부룩하고 소화도 안 되며 속이 불편하였다. 손바닥을 배에 대면 차가웠다. 할 수 없이 한의원을 찾아갔다. 한의사는 나의 말을 듣고 진맥을 하고 나서 "위염 증세로 위가 부었네요"라고 한 뒤 "냉수가 위에 해로우니 먹지 말고 한동안 죽을 먹어요"라고 말하였다.

그 뒤로 냉수를 끊고 죽을 먹어 회복이 되었다. 한의사의 말대로 나는 그 뒤로 온수나 상온(常溫)에 있는 미지근한 물을 마셨다.


냉정히 말하면 냉수를 지속적으로 마시면 흡연보다 더 폐에 해롭다고 한다.

무소유(無所有)로 유명한 법정스님은 향년 78세에 폐암으로 타계(他界)하였다. 그분은 평생 술은 일체 입에 대지도 않았고, 담배 또한 한 개비도 피우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평생 욕심도 부리지 않고 마음을 비우며 공기 맑고 물 좋은 깊은 산속의 암자에서 수행하며 수필집을 많이 남겼다. 그런 분이 왜 100세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폐암으로 타계하였을까? 


한데 그분에게는 좋지 않은 습관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새벽에 눈을 뜨면 찬 생수 한 사발을 매일같이 시원하게 마셨다고 한다. 또 수행의 한 방법으로 냉수마찰을 했다고 한다. 문제는 가끔 냉수를 마신 것이 아니라 매일 지속적(持續的)으로 마신 데에 있다. 


목이 마를 때 시원한 냉수를 들이켜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쓰러진 사람 정신 차리라고 냉수를 억지로 먹이기도 한다. 또 졸도했을 때 냉수를 얼굴에 끼얹으면 정신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와 같이 냉수는 좋은 점도 가지고 있지만 냉수를 계속해서 마시면 결국 체온이 점차 떨어진다. 그리고 섭취한 음식물을 굳게 하여 소화를 방해하며 폐에 물이 차게 된다. 그리고 혈액량을 떨어트려 쉽게 지치게 되며 결국 냉수가 폐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폐병 또는 폐결핵, 폐암과 같은 폐질환으로 많은 사람이 불행하게도 목숨을 잃고 있다.  

냉수를 지속적으로 마시면 마실수록 체온이 내려가고 지구력과 면역력이 약하게 된다고 한다. 체온이 내려가면 찬 곳을 좋아하는 암(癌)이 발생한다.  


몸보신한다고 더운 여름에 삼계탕, 곰탕, 설렁탕 등 뜨거운 음식을 먹고 얼음 넣은 빙수 또는 차가운 냉수를 마시는 것을 많이 본다. 더위에 뜨거운 음식을 먹고 땀을 흘리기 때문에 찬물이 먹고 싶어진다. 아니 시원한 냉수나 얼음물이 입에 당기는 것은 생리 현상이다. 

그러면 얼음물 또는 냉수를 마시면 위(胃) 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동물성 지방은 포화지방산이다. 이것은 뜨거울 때는 녹아 액체 상태가 되지만 찬물로 인해 식으면 고체상태가 된다. 즉 굳는 지방이 되는데 곰탕이나 고깃국물이 식으면 허옇게 굳어있는 물질이 바로 몸에 해로운 포화지방(飽和脂肪)이다.


자장면을 먹다가 남기면 식은 흑갈색 자장면 위에 돼지기름이 허옇게 굳어있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게 바로 포화지방이다. 이것은 소화도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체내에 남아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고지혈증의 주범이 되며 혈압을 높인다.


미국 사람들은 얼음물을 무척 좋아한다. 식당에서 얼음이 둥둥 떠 있는 커다란 컵에 빨대를 꽂아 놓고 맛을 음미하듯 빙수(氷水)를 마시는 모습을 흔히 본다. 덩달아 한국 청년들도 미국 사람처럼 얼음물을 마신다. 


도수가 높은 와인에 얼음조각을 넣어 마시는 것은 애교로 봐줄 수 있지만 더운 고깃국을 먹은 후 얼음물을 마시면 해가 된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뜨거운 고깃국을 먹고 바로 냉수를 먹고 싶어도 먹지 말아야 한다. 특히 소화능력, 면역력 모두 떨어져 있는 노년층은 찬물을 삼가고 이열치열(以熱治熱)로 더운물을 마셔야 한다. 노인들은 중장년층에 비해 소화력도 40%나 떨어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몸은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물은 먹기 싫어도 꼭 마셔야 한다. 젊어서는 몸에서 물이 필요하면 갈증을 알리는 뇌 신경이 명령을 하여 물을 마시게 되지만 노인이 되면 이 신경이 무뎌져 명령을 내리지 않는다. 그래서 물을 먹지 않게 된다. 물을 안 마시니 몸에 물이 부족하여 탈수 현상이 일어난다.


우리 아파트에 사는 노인들이 병원에 자주 실려 가는데 의사의 진찰 결과 탈수 현상이라고 한다. 몸을 가누지 못하다가 링거 주사를 맞고서 금방 회복이 되는 것을 본다. 

마치 물을 안 준 화분의 꽃이 시들시들하다가 물을 주면 금방 싱싱해지듯 몸도 물이 부족하면 힘을 못 쓰다가 물을 보충하면 멀쩡해진다. 그러므로 물을 꼭 마셔야 한다. 물은 좀 따뜻한 온수를 마시자. 보온병에 팔팔 끓는 물을 보관하고 필요시 냉수와 섞어 수시로 마시자. 이를 냉온탕(冷溫湯)이라고 한다. 아침 일찍 마시는 냉온탕은 곧 보약이다. 그러나 냉장고에서 꺼낸 냉수는 독이 된다. 그리고 물은 식사하고 바로 마시지 말고 식간(食間)에 마시자. 위액이 희석되어 소화력을 떨어트리기 때문이다. 


몸을 덥게 하자. 손발이 차고 아랫배가 차면 생강차를 지속적으로 마시자. 커피 마시는 시간에 생강차를 우선 마시자. 커피는 몸을 덥게 하지 않는다. 하지만 생강차를 장복(長服)하면 몸이 어느 사이에 더워진다.


미니스커트 등 몸을 노출하는 옷을 입는 여자나, 에어컨을 켜고 일할 때 오랫동안 몸을 노출하는 여자는 냉증(冷症)에 걸리기 쉬우니 생강차를 꼭 마시자.


편리하다고 냉장고 문을 열고 찬 냉수를 벌컥벌컥 마시지 말자. 이는 독을 마시는 것과 같다. 그 순간 아랫배에 손을 대면 차게 느껴질 것이다. 찬물은 몸에 해로우니 따뜻한 물을 마시고 더운물로 목욕, 족욕, 반신욕, 샤워도 자주하여 몸을 덥게 하여 건강을 유지하자. 

냉수를 마시는 것은 몸에 해(害)롭다. 의사들이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하는 그 '물'은 '온수나 상온의 물'이지 결코 냉수(冷水)나 얼음물(氷水)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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