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미인성형외과] 히포크라테스 환

전문가 칼럼

[자연미인성형외과] 히포크라테스 환

아기를 낳을 때면 붙들고 힘쓸 기물이 필요한데 우리의 옛 풍습에 남편의 상투를 붙들고 힘을 쓰기도 했다고 한다. 남자 머리에는 평균 10만 개의 머리카락이 나 있다. 그 머리카락을 하나 뽑는 데 50g 무게의 힘이 필요하므로 한 사나이의 머리카락 전부는 5t의 힘을 감당할 수 있다. 그래서 아기를 낳는데 소요되는 엄청난 힘을 상투가 견딜 수 있었을 것이다. 한데 어떤 괴력이 머리카락을 탈락시키고 많은 사람을 대머리로 만드는 것일까. 


소크라테스는 정력의 소모 때문이라 했고 영국서는 머리를 많이 쓰면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으로 안다. 여자 대머리란 거의 없는데 유독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대머리인 것은 방대한 식민지 확장으로 머리를 너무 썼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어서다. 과학이 발달한 현대에 와서도 유전적 요인, 남성호르몬, 스트레스, 노화 등이 탈모증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아직 확실한 원인에 관해서는 계속 연구 중이다.  


대머리로 유명한 사람 중에는 고대 그리스의 명의 히포크라테스가 있다. 그는 자신의 최대 고민거리였던 탈모와 그 치료법에 관한 연구를 많이 했다. 그래서 성과 탈모의 관계를 처음으로 밝혀내기도 했다. 사춘기 이전에 거세당한 남자는 탈모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최초로 기록했는데, 이는 여성이 탈모가 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는 탈모의 치료법으로 커민, 비둘기의 배설물, 양배추, 냉이, 쐐기풀 등을 혼합해 두피에 바르도록 했는데 치료 효과는 미지수이다. 


탈모가 아무리 진행되어도 머리카락이 완전히 다 빠지는 경우는 없고 최소한 옆과 뒷머리는 남게 된다. 히포크라테스의 머리 모양이 그랬는데 많은 이들이 이를 궁금해했지만 당시엔 그 이유를 밝히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의 탈모에 대한 연구업적을 기려, 탈모가 진행되지 않는 옆과 뒷머리를 그의 이름을 따 ‘히포크라테스 환’이라 부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탈모로 고민하는 인구는 700만 명, 자타가 공인하는 완전한 대머리는 80만 명에 이른다. 남자의 경우 40대에 30%가량, 60대에는 반가량이 대머리인 셈이다. 예로부터 워낙 많은 사람이 탈모로 인해 고통을 받아 왔던지라 그 치료법 또한 수백 수천 가지였지만 아주 좋은 효과를 보인 확실한 방법은 없었다.

 

근래 과학의 발달로 개발된 먹는 탈모 치료제인 프로페시아와 미녹시딜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두피와 모낭의 혈액순환을 도와 탈모를 예방하거나 효과가 있다는 바르는 탈모 토너나 샴푸들도 많이 나와 있지만 두꺼운 두피를 통과해서 모낭에 얼마나 효과를 줄지는 미지수이다. 


탈모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채취해 필요한 부위에 한가락씩 이식하는 ‘머리카락 이식법’도 있다. 최근에 유전적 구조의 차이 때문에 ‘히포크라테스 환’인 옆과 뒷머리가 탈모되지 않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래서 머리카락 이식 때 탈모가 생기지 않는 ‘히포크라테스 환’에서 머리카락을 채취한다. 그렇게 하면 이식 후 이식된 머리카락의 탈모는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비록 히포크라테스 자신은 탈모의 치료제를 완성하지 못했지만 2500년이 지난 지금도 탈모의 치료에 공헌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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