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열모칼럼] 讀書의 季節

전문가 칼럼

[동열모칼럼] 讀書의 季節

올해도 어느덧 9월에 들어서니 가을의 정취가 느껴진다.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이 가을은 우리의 마음을 풍성하게 할 뿐만 아니라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아 책 읽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이러한 연유에서 예로부터 이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기도 하고,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독서는 인간에게 사유(思惟)를 깊게 하며, 시야를 넓혀주고, 교양과 품위를 높이며, 부드럽고 온유하게 한다. 그래서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격언이 생긴 것이다.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부드럽고 차분하며, 사리가 분명하고 합리적이며 인간미가 풍부하기 마련이다. 그러기 때문에 독서율이 그 나라의 문화수준을 가늠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산업화 되고, 정보화를 지향하면서 점차 관능적인 향락 풍조가 만연되고, 근년에는 덮어놓고 안이하고, 편리하게 살려는 풍조가 일어나 책을 읽으려 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고 보니 우리의 정신문화는 점점 쇠퇴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짙어지자 많은 학자들은 한결같이 人文學의 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TV와 컴퓨터가 보편화되면서 책을 더욱 멀리하고 있다. TV나 컴퓨터와 같은 영상매체는 시청각을 동원하기 때문에 언뜻 보기에 매체로서의 기능이 책보다 뛰어날 것으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TV가 오히려 매우 심각한 해독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TV는 책처럼 깊이 사색할 여유도 없이 피동적으로 화면을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을 전문가들은 <사고(思考)의 수동화(受動化)>라고 우려한다.  

 

TV는 장시간에 계속해서 시청하면 사고의 자율성과 능동성이 약해지며, 심할 경우 TV중독증에 걸린다고 한다. TV에 중독되면 정신이상이 생겨 일상 업무는 물론, 대인관계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특히 걱정되는 현상은 여러 TV 방송사가 서로 시청률을 높이고자 경쟁하다 보니 시정자의 취향에 영합하려고 때로는 교양 프로보다는 선정적이며 관능적인 저속한 방송을 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TV는 보면 볼수록 해독이 심해지는 반면에 책은 많이 읽을수록 사람을 깨우친다고 한다. 책은 또한 TV보다 간편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읽을 수 있고, 읽다가 되풀이해서 음미할 수 있으며, 읽다가 잠시 덮어두고 사색할 여유도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에게는 온유하고 너그러운 체취가 풍겨져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책을 읽는 사람은 또한 여유가 있어 보인다. 특히 정거장의 대합실이나 열차 안에서 돋보기안경을 끼고 책을 읽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더욱 품위가 있어 우러러 보인다. 시내버스에서 장바구니를 옆에 끼고 책보는 주부는 값비싼 명품으로 요란하게 치장한 여인들과 대조되어 더욱 돋보인다. 이와 같이 책 읽는 사람에게서 진정한 교양미를 발견하게 된다.


책은 많이 읽을수록 좋지만 가급적 흥미 위주의 책보다 오래도록 가슴에 담을 책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독서는 꾸준히 계속하면 이력이 생겨 졸음도 덜해지고 읽는 속도도 빨라지기 마련이다. 책은 또한 신간 서적이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고 지난날 감동 주던 책이나 고전(古典)을 잘 보관했다가 되풀이해서 읽어보면 오히려 새로운 의미를 느끼게 된다.  


오늘날 우리는 가난하게 살던 보릿고개 시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잘 먹고 잘살면서도 마음은 오히려 허전하고 살맛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니 그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 인간이 돈의 노예가 되고, 기계의 부속품으로 전락해 정신문화가 황폐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이 메말라가는 정신문화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종교, 예술, 체육 등 여러 방법이 있는데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독서라고 여겨진다. 따라서 이 독서의 계절에 바쁜 일과에서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는다면 우리의 일상생활이 더욱 기름지고 넉넉해질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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