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의 산 이야기] 자동차 여행 4,960마일(3)…‘소금 제국’

전문가 칼럼

[김수영의 산 이야기] 자동차 여행 4,960마일(3)…‘소금 제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에서 현지인들에게 “처음 오는 사람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곳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모두 머뭇머뭇하며 알려주는 곳이 대충 오전에 올라가 본 테이블 록(Table Rock)이나 감자박물관과 아이다호 주립대학교 그리고 1925년에 스페인풍으로 건설된 기차역(Boise train depot)이었다. 아이다호는 내륙지역이어서 특별히 큰 산도, 강도, 바다도 없는 말 그대로 평화로운 시골 중소도시같이 보였다. 


10분만 운전하여 나가면 온통 보이는 곳은 끝없는 평지에 옥수수와 밀, 감자밭의 연속이었다. 대농장주들의 저택에는 대형 모토 홈과 레저용 보트들이 보이고, 몇몇 대궐 같은 주택에 세워진 자가용 비행기를 보면서 그들의 풍요로운 삶의 수준을 볼 수 있었다. 이 황량한 대지 위에 수십 에이커의 정원에는 말들과 RV가 함께 있는 초대형 저택들이 신기할 정도로 많았다.  


맑고 깨끗한 시골 도시를 걷는 것 마냥 한가하였지만, 그 속에는 평화로운 질서가 흐르고 있었다. 감자박물관을 들르려고 생각하니 이미 박물관은 문을 닫은 후였으며 어느덧 벨뷰를 떠나온 지 셋째 날이 저물어 가고 있었다. 그럼…  먼저 남쪽인 유타, 아리조나, 네바다, 콜로라도로 내려가서 다시 북쪽인 몬태나주로 거슬러 올라가기 전에 감자박물관에 들르겠다고 생각을 하고 유타주로 향했다.


남한의 2.1배나 되는 크기의 유타주는 황무지처럼 황량해 보이지만, 국립공원이 5개나 존재하는 신비스러운 땅이 펼쳐진다. 세계에서 필요한 소금을 모두 모아 둔 양 끝없이 펼쳐진 소금호수들이 유명하다.


시애틀보다 기온이 서서히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속 80마일로 하이웨이를 달리는데 갑자기 저 멀리 아지랑이가 가물가물 보이는가 했는데  리속이 휭~ 회오리 소리가 나는 것처럼 들리더니 잠시 어지러웠다. 그러고 보니 며칠을 거의 굶고 보내며 이 생고생을 하던 터였다. 쉴 곳과 먹을 곳과 갈 곳이 없는 나그네인 나는 왜 이곳에 있는 것일까? 


스스로 몇 번이고 되물어 보며 한반도 가본 적이 없는 곳들을 하얗게 늙어버린 민들레 꽃씨 마냥 하얀 상주핀을 머리에 꽂은 채 정처 없이 떠다니던 암담하고 적막하던 때였다. 그러나 이 여행이 나에게는 비운의 베옷을 벗고  삶의 기쁨을 되찾게 하는 계기가 되어 지금의 나로 되돌아오게 했다. 


유타주의 주도인 솔트레이크시티로 가기 전 두 번째로 유명한 소금호수와 섬으로 유명한 주립공원 안텔롭 아일랜드(Antelop Island). 


인구 2백 2십만 명의 유타주 인구 중 65%가 거주하는 템플도시 솔트레이크시티. 위의 사진은 미국 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청사라고 한다. 시내 곳곳에 즐비한 템플식의 건물들이 이색적이었다. 몰몬이 시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드디어 경이로울 만큼 장관을 이루는 소금제국으로 진입하게 된다. 수영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몸이 뜬다는 거대한 염호수. 소금덩이가 눈처럼 쌓였다. 이곳에서는 크레인과 블도저로 소금을 모우고 소금 산더미 사이로 기차가 지나며 소금을 운반한다.


쎄미도 염수호 앞에서 한숨 쉬고 가는 휴식 시간…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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