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레거시의 효과, 아직도 큰가

전문가 칼럼

[민명기학원]레거시의 효과, 아직도 큰가

벌써 10월도 말로 치닫는 시점이다. 대학에 원서를 제출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시니어 학생들의 마음 상태는, 거의 만삭이 되어 이제나 저제나 해산일을 기다리는 임산부의 마음과 견줄 수 있을 것 같다. 해산일까지 일초 단위로 뒤바뀔 기대감과 불안감으로 뒤섞여 요즘 산불 연기로 회색이된 뿌연 대기처럼 머리가 어지러운가 하면, 해산 일에 맞닥뜨릴 뼈가 한 조각씩 분해되는 것과 같은 고통의 순간에 대한 예감으로 쉽지 않지만 해야할 일을 앞둔 전사의 감정으로 충일해 있으실 것이다.


이 때쯤이 되면, 당연히 우리 부모님들의 마음도 산란해 지기 마련이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혹시 부모 때문에 우리 아이가 불합격하지나 않을까하는 염려가 생기기 때문인데, 그 중에 가장 그럴듯한 걱정 중의 하나는, ‘부모가 우리 아이가 지원한 대학 출신이 아니어서 그 대학 출신 부모를 가진 아이들에 비해 차별을 받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이다. 동 대학 졸업자를 부모로 둔 지원자에 비해 불이익을 당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지원 원서를 작성할 때, 지원자의 부모님이나 가족이 지원하는 해당 대학 출신인지를 묻는 것에서는 '흠!, 이런 항목이 바로 legacy(지원자의 인척이 해당 대학 출신인 경우 입학 사정에서 가산점을 주는 제도) 때문이구먼'하시며 눈쌀을 찌푸리신다.


답변을 먼저 드리면, 그리 우려할만큼 중요하지는 않지만, 레거시 가족이 유리한 것은 많은 경우에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MIT나 CalTech과 같은 명문 공과 대학들은 이 제도를 사용하지 않고, 코넬이나 유펜 등이 이 제도를 입시에 많이 적용하는 편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 지원자들은 보통 지원자들과 비교해 보통 약 3배 정도의 입학 가능성이 있고 1순위 레거시 (직계 부모가 해당 대학을 졸업한 경우, 45% 합격율)와 2순위 레거시 (형제, 자매, 조부모 등, 13.7% 합격율)이 구별되어 사정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아이비 리그 대학들의 경우, 보통 전체 재학생의 약 10% 이상이 레거시 정책의 적용으로 혜택을 받은 학생들이라는 통계가 있다.


실예를 들어 보자: 좀 먼 옛적 일이긴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약 80여년 전.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이 17살이던 1935년 4월 중순. 그가 하버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쓴 대입 지원 에세이 한 편이 케네디 대통령 도서관/박물관에 보관 되어 있다. 당시에는 펜으로 직접 써야했던 종이 원서에 주어진 공간이 얼마 없기도 하지만, “당신은 왜 하버드 대학에 입학하기를 원합니까?”라는 주제에 답한 케네디의 다섯 문장으로 된 에세이는 요즘 보통 사람 지원자들의 기준으로 볼 때 참 성의도 없고 그리 인상적이지도 않다. 필자의 번역으로 여기 소개한다:


“본인이 하버드에 입학하기를 원하는 이유는 여러가지 입니다. 제 생각에는, 하버드가 다른 어느 대학보다 훌륭한 배경과 교양 교육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귀 대학이 어떤 그렇고 그런 대학이 아닌 특별한 어떤 점을 제공하는 대학이라고 생각하기에 항상 귀 대학에 입학하기를 원했습니다. 게다가, 저는 제 아버님이 다니신 대학에 가기를 원합니다. “하버드 맨”이 되는 것은 어느 누구라도 원하는 것이며, 저도 꼭 그렇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1935. 4. 23. 존 에프 케네디.


케네디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 에세이가 포함된 폴더에는 고교 성적을 포함하는 여러 다른 대학 원서와 런던 경제 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 하버드에 입학을 1년 연기해 달라는 편지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 케네디의 고교 성적은 거의 대부분의 과목에서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로 공부면에서는 그리 대단한 학생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여 진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주식과 부동산으로 큰 부를 축적한 하버드 출신 부자였고 메사추세츠 지역의 아일랜드계 사회의 유지였을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주영 대사 등을 지낸 유명 정치가였기에, 그리고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명문 대학 입학의 광풍이 불지 않았기에, 이런 성적과 지원 에세이로도 합격이 가능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다시 말해, 아마도 가장 큰 합격 요인 중의 하나는 케네디가 에세이에서 자랑한 것처럼 그의 아버지가 이 대학 출신 유력인이었기에 적용된 레거시 효과가 아니었을까 생각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대통령의 자녀들이 대학을 선택하는 방식을 살펴 보면, 아들 부시 대통령의 두 딸 중 바바라는 아버지의 모교인 예일에, 제나는 텍사스 오스틴에 갔는가 하면, 클린턴의 딸 첼시는 부모와 상관이 없는 스탠포드에, 오바마의 큰 딸 말리아는 아버지의 모교인 하버드에, 동생 사샤는 친구가 진학하는 미시간 대학에 진학 하는 둥 우리네처럼 크게 대학의 순위에만 집착하지 않는 경향도 역시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요즘은 대다수의 교육 관계자들이 레거시를 되도록이면 없애자는 주장을 하고 있어 아주 많은 특혜를 주지는 않는 경향이니, 부모님들은 너무 걱정하지 마시기 바란다. (www.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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