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제발 부탁이야! 나한테 협조 좀 해줄래?(1)

전문가 칼럼

[레지나칼럼] 제발 부탁이야! 나한테 협조 좀 해줄래?(1)

내 앞에 앉아있는 00는 얼굴이 벌게져서 소리를 지르며 얼마나 화가 났는지 별안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아예 발로 바닥을 쳐대며 나에게 되묻는다.


Who do you think you are?

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저래라하는 건데?

그다음에 따라 나오는 단어는 늘 사용하는 Fu00… S.. B on and on

열이 나서 펄쩍펄쩍 뛰는 00의 목소리가 커져서 밖에 들렸는지 밖에 있던 무장한 가드가 문을 두드리며 들어가도 되느냐고 물어온다. 


나는 내 고객 00에게 문을 열어줄 거라고 미리 알려준 후에 인터뷰실의 문을 여니 무장한 가드 두 명이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며 서 있다.


나는 서 있는 가드들에게 별일이 아니라고 답을 해준 후에 그냥 가도 좋다고 하니 자기네는 나의 안전을 지켜야하기 때문에 갈 수가 없단다.


그 말을 들은 내 환자 고객 00가 두 가드를 돌아보더니 불화살을 날린다.


야! 너희들이 뭔데 남의 일에 참견이고 레지나는 내 카운슬러인데 왜 너희가 나서서 참견하느냐면서 그 자리에서 길길이 뛰면서 그야말로 공중 부양이라도 할 모습이다.


물론 내 정신 줄 놓은 고객이 아무리 난리를 쳐대도 이미 훈련이 되어 준비하고 있는 건장한 두 가드는 두 눈을 부릅뜨고 내 고객을 바라만 볼 뿐 아무 얘기도 없다가 내 고객이 또 한차례 소란을 피우자 경고를 한다.


미스터 00 너 한 번만 더 소리를 지르고 난동을 부린다면 우리는 너를 당장 끌어 내버릴 거야!

결국 이날 내 고객 00는 두 건장한 고객에 이끌려 우리 사무실 건물 밖으로 끌려 나가게 되고 말았다.


나는 이렇게 된 상황이 너무나 속상해서 두 가드에게 약간은 불만스러운 짜증을 내었다.

Well,

Thank you for your guys trying to protecting me but I know him long time he was going to be ok! He will be ok.


내가 지금 이 자리를 마련하느라고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아?

내가 내 고객 00를 이 자리로 불러들여서 주정부 사무실 소셜워커하고 인터뷰를 하려는 게 목적이었다구!

그런데 어쩌지 이미 00가 밖으로 나가 버렸으니까?


내 말에 두 가드는 설명을 한다. 

레지나, 우리는 너의 안전이 더 걱정이 되기 때문에 당연히 그랬어야 했다구!

나는 내 고객이 쫓겨 나간 밖을 내다보며 그래! 맞아!

너희는 너희 할 일을 최선을 위해서 한 것인데 내가 왜 이렇게 속상하지!!


이런 상황이 벌어진 후 거의 2주가 지나면서도 늘 사무실 근처에서 서성거리며 내가 출근하면은 저만치에서도 달려와 레지나라고 부르며 나를 불러대며 오늘은 옷을 멋지게 입었네? 


오늘은 머리 색깔이 바뀌었네 등등 내 사생활을 예의 주시하며 살피면서 길거리에 퍼져 자고 있거나 서너 명씩 모여서 약을 해대는 그룹들이 혹시라도 나에게 말이라도 걸어오는 모습을 보면 혹시나 그들이 나를 해칠까 봐 가까이에 와서는 슬금슬금 살펴보며 내가 사무실 건물 안으로 확실하게 들어갈 때까지 지켜보아 주던 내 정신 나간 고객이었다.


아무튼 시간은 없고 마음은 바쁜데 00가 나타나지를 않으니 내가 00을 찾아 나섰다.

00의 지역구는(홈리스 고객들이 머무르는 지역)은 시애틀에서도 안정된 중류 이상의 사람들이 거주하는 웰링포드 지역이다.


예전에 00가 자주 텐트를 치던 지역인 웰링포드의 한적한 주택이 지역으로 찾아가 보니 내 고객 00가 텐트 대신 나뭇가지 몇 가지를 주워서 세운 기둥에 어디서 주웠는지 낡은 이불 홑청으로 지붕 삼아 치고서는 그 앞에 서성거리고 있다가 자기의 테리토리에 예고도 없이 짠! 하고 나타난 내가 신기했는지 얼굴이 환해지며 나를 반긴다.


하이 레지나!

왓츠업?

나는 텐트 안을 들여다보아도 되느냐고 물어보고 난 후 텐트 안을 들여다보니 그 작은 텐트 안에는 온갖 것들로 탑을 이루고 있었다.


와우! 언제 저런 것들은 주워서 놓았을까?

나는 정신 줄 놓고 세상을 헤매는 나의 환자 고객 00를 살살 달래며 

00야 다음 주 화요일 아침 10시 꼭 나를 만나러 와야 해? 


이날 꼭 와야만 네가 받는 돈 이외에 조금 더 돈을 받을 수 있는 쇼셜시큐리티 돈을 받을 수가 있거든…

꼭 와야 돼? 


제자리 서서는 아주 빠르게 정신 줄 빼놓게 왔다 갔다 하는 00를 쳐다보며 다짐을 받아놓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오려는데 내 고객 00을 15년간 그 자리에서 살 수 있도록 중고 트럭을 마련해주었던 이 동네 주민 전직 의사인 데이비드와 그 옆집의 거주자인 크리스가 나를 발견하고 손을 흔든다.


하이 레지나!

나는 웰링포드에 단골 방문객이다.


오랜 시간 동안 이 지역에 찾아와 내 고객을 방문하던 나를 동네 주민들이 알게 되고 나서는 이제는 이웃같이 친한 사이가 되었던 것이다.


물론 이렇게 친하게 되기까지에는 이분들이 내 고객 00를 잘 돌보아주며 나에게 소식도 전해주면서 서로의 전화번호를 주고받은 것도 한 이유다.


루마니아 난민 출신인 내 고객 00가 시애틀 바닥 홈리스그룹에서 이곳을 주름잡는 홈리스그룹에 밀려서 찾아간 곳이 웰링포드 지역의 한적한 부유촌 지역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부터 현재까지 정신 줄 놓은 고객 00는 이 동네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이곳에서 지내왔다. 


이 동네 주민들은 자기들이 돈을 모아서 개조한 트럭을 자기들의 주택지역에 자리 잡게 하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머무르게 하면 때로는 내 고객에게 먹을 것을 챙겨주고 가진 옷들도 나누어 입으며 지금까지 살고 있었던 것이다. 


00가 미국으로 망명을 하기 전 00는 자기 나라에서 전도가 유망한 집안 좋은 청년이었는데 루마니아를 통치하던 차우세큐프의 폭정에 온 가족이 자유의 나라로 망명을 꾀하던 중 부모님과 다른 형제들은 감옥에 갇히어 사형을 당하게 되고 내 고객 00와 여동생만이 제 삼국을 통해서 미국으로 망명 허가를 받고 들어오게 된 것이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미국 생활을 시작하던 내 고객 00는 별안간 가족들이 당한 사건으로 충격을 받아 망상증이 생기게 되면서 미국에서의 생활이 순탄치가 못하였었는데 미국 정부의 도움으로 대학까지 잘 마치고 미국의 중견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살던 중에 부모님과 가족들이 총살을 당할 때 받았던 충격의 여파로 정신병을 얻은 게 다시 도져서 몇 년간의 정상적인 미국 생활을 빼고는 지금 나이가 65살이 될 때까지 거리를 배회하며 길거리 음식으로 연명을 하고 살다가 몇 년 전 우리 사무실의 아웃리치스페샬리스트의 발견으로 우리 사무실에 도움을 받게 되었는데 워낙에 받은 상처가 깊어서 정부나 단체를 믿지를 못하고 늘 불안해하며 지금도 KGB(첩보국)이 자기를 미행한다고 하며 잠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도망을 가고는 하는 증상이 있다.


00가 65살이 되기 3달 전 내가 00의 이력을 찾아 들어가 보니 7년간 일을 한 기록들을 발견을 하고 00의 쇼셜시큐릿 베네핏을 찾아주기 위해 연방정부와 접촉해서 겨우 00의 베네핏을 찾아낼 수 있는 인터뷰 날짜를 잡아두었었는데 문제는 00는 미국 거주 영주권과 쇼셜카드 또한 워싱턴 카드도 어디에 두었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몇 해 전 00가 내 환자로 등록이 되면서 나는 아무런 수입도 없이 그야말로 빌어먹고 사는 00의 처지가 너무나 안타까워서 주정부가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ABD 베네핏을 찾아주었는데 

이때에도 내 고객 00가 인터뷰에 협조가 안 되어서 내가 주정부 인터뷰어를 몇 번씩 몇 시간을 설득하여 반강제로 서류를 완성해서 겨우 인터뷰를 마친 후(물론 내 정신 줄 놓은 고객도 단연코 협조적이지 않아서 나는 거의 절망적이었었다) 도대체가 인터뷰 중에 전화선 너머의 인터뷰어에게 쌍욕을 다하고 왜 그런 질문을 하느냐고 호통을 치고 또 왜 자기의 정보를 빼어내서 소련에 넘기려고 하느냐는 등등의 혼자만의 망상의 스토리로 인터뷰 시간을 망쳐 나서 지친 주정부 인터뷰어가 자기는 못 한다고 손을 들어 버렸는데 내가 인터뷰어를 거의 협박을해서 너희 직속상관을 불러달라고 밀어붙여서 결국 인터뷰 3번을 망치고 네 번째에 인터뷰어 직속상관의 동움을 받아서 나이 먹고 눈이 안 보이고 몸과 정신이 정상이 아닌 사람들을 돕는 베네핏 중 192불을 매달 타게 된 것이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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