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영칼럼] 진정한 감사

전문가 칼럼

[박미영칼럼] 진정한 감사

추수감사절 연휴 연말이 다가온다. 설레는 기쁨과 아쉬움이 어우러져 기분이 남다른 시점이다. 특히, 사랑하는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한다. 


한 지인은 자녀들이 모두 출가해 큰 집을 정리하고 이사 준비에 바쁘다. 사이트에 올려 팔아도 제법 가격이 되는 귀한 물품이 많다. 하지만, 꼭 필요한 사람에게 무상으로 건네주고 싶다고 한다.


 몇 번 사용하지 않은 손님용 침대와 책상, 테이블, 스탠드, 그릇, 명품 옷, 그랜드피아노 등 꼭 맞는 주인을 찾아주려 고민한다. 이사 준비도 바쁠 텐데 그냥 한꺼번에 도네이션 기관에 넘기라고 말했지만 소용없다. 


대리석 식탁과 가죽 쇼파는 처음 집을 장만해 이사 간다는 정원 관리사에게, 초대형 평면티비는 종교단체로, 상표도 그대로 붙어있는 새 옷가지와 가방들은 그동안 집안 청소를 맡아준 멕시칸 친구에게, 형편 때문에 딸아이 피아노 장만을 걱정했던 지인에게는 그랜드피아노를, 작년에 남편을 잃고 혼자가 된 옆집 할머니에게 외로움을 조금이나 달랠 수 있는 고급 찻잔 세트를 주기로 했다. 이외에도 많은 물건들이 제각각 짝을 찾아 골고루 필요한 사람들에게 분배되었다. 


나 또한 지인으로부터 물건을 받았다. 이사를 다니면서 한국에서 가져온 책이 온 데 간 데 없어졌다고 오래전 말했던 적이 있다. 지나간 말로 건넨 말이었는데 소설책 한 아름을 직접 차에 실어 주셨다.


책을 받았다는 기쁨보다 기억해준 세심한 정성된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선물을 준 사람들로부터 손수 담근 김치와 반찬, 집에서 우려낸 홈메이드 포도주, 버섯, 과일 등을 한가득 받았다며 오히려 짐이 다시 늘고 있다고 깔깔 웃어댄다. 또 다시 주위 사람들과 나누어 먹어야 할 거 같다고 지인은 말한다.


인터넷으로 클릭하면 집 앞에 바로 배달되는 요즘 같은 편한 세상에 이런 따뜻한 마음의 선물을 주고받은 게 언제였던가. 그래서 더욱 지인의 선물이 귀하게 다가온다.


 일일이 발품 팔이 하지 않아도 요즘은 홍수 같은 물건들이 웹사이트를 통해 클릭하면 모든 게 해결된다. 오히려 너무 많은 것들이 인터넷상으로 쏟아져 무엇을 고를지가 고민이다. 나 또한 이러한 고민을 덜고자 적당한 선에서 누구에게나 똑같은 일률적인 선물로 배달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생각 없이 저지른 삭막한 마음이 아니었나 싶다. 그저 의무적인 교환의 의미가 컸다.


진정한 선물은 형식적인 도리로 건네는 의무가 아니다. 선물을 받는 사람을 위해 취향을 고

민하고 선택하는 시간과 마음이 공유해야 받는 사람은 물론이고 주는 사람도 함께 행복을 느껴야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감사의 교감이다.

0 Comments
제목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