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칼럼] “겨울비”

전문가 칼럼

[정병국칼럼] “겨울비”

겨울에는 눈이 내려야 제격인데 요즘엔 겨울에도 비가 자주 내린다. 북극의 빙산이 녹아내리고 기온이 따뜻해서(온난화 현상) 그런지 겨울철에 비가 내린다. 겨울에 비가 오면 계절에 걸맞지 않은 기후 현상으로 보인다. 하여간 북극에 빙산이 녹아서 플로리다주의 낮은 지대는 물에 잠긴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여러 해 전에 플로리다의 키 웨스트(Key west)라는 해안지역을 가본 적이 있는데 그때도 그 아름다운 곳의 일부 지역이 물에 잠겨 있었다. 주택가 호수 근방에는 오렌지 나무에 노란색 오렌지가 많이 달려 있었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우리가 사는 워싱턴 주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정경이었다. 비가 오면 플로리다 저지대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미국 전역에 물난리가 난다. 우리 워싱턴 주에도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산사태가 일어나고 주택이 무너져내리는 일이 있었다. 


멋있고 아름다운 주택이 산사태로 무너져 내리는 것을 뉴스를 통해 보았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하지만 재산의 손실은 아주 컸을 것이다. 물론 보험에 들어 있으면 다행이지만.... 워싱턴주는 나무가 울창하고 배수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큰 피해는 별로 없지만, 지난 번 폭우로 인하여 북쪽 해변가 주택들은 전기가 나가고 큰 나무가 쓰러져 집을 덮치기도 했다. 


워싱턴 주는 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에 나무의 뿌리가 땅속으로 깊이 내리지 않고 옆으로만 퍼져 나간다. 그래서 바람이 좀 강하게 불면 큰 나무들이 여지없이 쓰러진다. 


우리 내외가 자주 가는 공원(Saltwaterpark)은 바다와 산이 연해 있어서 참으로 좋다. 워킹트레일을 양쪽 다 걸으면 약 40분 내지 한 시간이 걸린다. 요즘엔 주로 한 쪽 트레일을 걷고 바닷가를 산책한다. 바다 냄새와 산의 나무에서 풍기는 산소 냄새는 잘 하모니가 되어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이렇게 아름답고 좋은 자연 속에서 사는 우리는 참으로 복이 많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곳은 4계절이 있어서 철마다 그 특징을 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 참으로 좋다. 우리는 상하의 계절만 있는 열대지방(괌, 사이판, 팔라우, 얍, 마주로 등)에서도 살아보았고 4계절이 있는 한국에서도 물론 살았다. 그리고 지금은 시애틀에서 살고 있다. 시애틀의 기후는 한국과 비슷하여 4계절이 있고 겨울에는 눈이 오고 여름에는 수영도 한다. 하여간 자연재해는 참으로 무섭고 우리네 삶을 공포 속으로 몰아 넣는다. 


산사태로 집이 무너져 내리고 길이 막혀서 그 여파로 큰 트럭들이 겹겹이 부딪혀서 교통이 마비되기도 한다. 지금도 산간 지역은 폭설과 폭우로 인해 교통이 두절된 상태이다.

 

비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지만 너무 과하게 내리면 큰 피해를 입힌다. 눈이 너무 많이 와도 문제가 되지만 비가 너무 쏟아지면 인간의 삶이 마비 상태가 된다. 불도 무섭지만 물이 더 무섭고 그 피해가 불보다 더 크다. 불이 지나간 자리는 재가 남지만 물이 지나간 자리는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물은 보기에는 유하고 겸손하게 낮은 데로 흘러가지만 화가 나면 아주 무섭다. 


비(물)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먹는 야채와 쌀 등을길러내는 주요소가 된다. 물은 우리 인간에게 꼭 필요하고 소중하다. 물이 없으면 인간은 살 수가 없다. 물과 공기와 자연은 우리에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들인데 모두 하나님이 공짜로 주셨다. 그러고 보면 하나님은 우리 인간들과 모든 생물들에게 필요한 것들은 모두 거저 주셨다. 참으로 고맙고도 좋으신 하나님이시다. 


그런데 겨울에 비가 내리면 어울리지 않고 기분도 찝찝하다. 겨울에는 역시 눈이 와야만 제격이다. 그런데 눈이 너무 많이 오면 인간의 삶이 마비가 된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북쪽지방(미네소타와 알래스카 등)에서는 겨울에 옆집과 서로 동아줄을 매고 그것을 서로 돌리면서 의사 소통을 한다. 요즘엔 전기시설을 지하에 묻어서 별로 문제가 없겠지만....

 

오래전에 미네소타 미네아폴리스에 사는 친구네 집에 갔다가 눈이 쌓이고 날씨가 추워서 비행기가 뜨지 못하는 바람에 1주일 만에 돌아와야 하는데 2주일을 그곳에서 머문 적이 있었다. 그 뒤로 겨울철엔 그곳에 여행을 하지 않았다. 겨울엔 눈이 와야 하지만 이렇게 눈이 많이 오면 생활이 마비된다. 그렇게 많은 눈이 내리는 겨울보다는 차라리 비가 오는 겨울이 훨씬 낫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애틀은 그렇게 눈이 많이 오지 않지만 이곳도 산간 지방은 아직도 눈이 쌓여 교통이 두절된 곳도 있다. 비와 눈이 지나치게 오면 피해가 크다. 무엇이든지 적당하게 내려야 하는데 그것은 [정병국칼럼]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오직 하나님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어쨋거나 우리가 살고 있는 워싱턴주는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비록 겨울비가 좀 내리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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