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 친절, 게으름 아니면 지나침?

전문가 칼럼

[민명기학원] 친절, 게으름 아니면 지나침?

작년 11월 중순, 수 년간 미국 법대 랭킹의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예일 법대의 학장이 앞으로는 US News & World Report가 매년 발표하는 법대 랭킹을 작성하기 위한 자료를 보내지 않겠다고 발표했었다. 


랭킹을 결정하는 요소들이 자의적이고 서베이 방식에 흠이 있어 “의도하지 않은 결과 (perverse incentives)”로 귀결되고 수험생들에게 득보다는 해가 되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그 이후 랭킹 15위 안에 드는 하버드, 듀크, 스탠포드 등 열 개 대학의 법대 학장들이 이에 동참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어서 이번주에는 미국 의과 대학 랭킹의 정점에 있는 하버드 의대의 학장인 조지 데일리가 같은 이유로 유에스 뉴스 랭킹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많은 교육 관계자나 미디어는 이제 전문 대학원 랭킹의 종말이 도래하는 것이 아닌가 추측하는 기사를 앞다투어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 랭킹에 관한 주요 대학들의 태도에는 아직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 아직은 대학 랭킹의 일면 긍정적인 역할을 온전히 부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 부모님이나 어린 고교 졸업반 학생들에게 랭킹이 수 많은 대학들의 장단점을 요약해 주는 전반적인 길잡이의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대학에 대한 학계의 평판은 어떠하고, 저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시험 점수나 학점은 어느 정도라는 요소들을 파악해 점수화하고 학교의 등급을 매기는 것은 장점이다. 


물론 이러한 등급을 매기는 기준이 숫자로 표현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도 정당하지도 않기는 하지만. 예를 들어, 학생 대 교수의 비율이 10대1인 학교에는 몇 점을 부여하고 12:1인 대학은 어떤 점수를 줘서 수치화하는 것이 정확한지 따지기는 쉽지 않다. 교수 중의 몇 퍼센트가 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 지의 여부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얼마나 그 교수의 교수 방식이 효과적인 가는 또한 별개의 문제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우리네 보통 인간과 그가 만든 가치체계가 인생사의 가치 판단에 중립적이고 절대적일 수 없다는 인간의 조건에 대해 생각하는 데, 한 부모님께서 방문하셨다. “아니, 글쎄 말이에요, 선생님. 우리 아이는 도무지 욕심이 없어요. 그냥 친절하고, 다른 친구들이나 주위 사람들의 마음 상하지 않게 하는 데만 너무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좀 야무지게 자기 욕심도 차리고, 때로는 좀 거칠게 보이더라도 적극적으로 자기를 위하는데 더 신경을 쓰면 좋겠는데, 어떻게 하면 좋지요?” 물으시며 한숨을 푹푹 쉬신다. 이 분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 자녀들 중의 많은 수가 미국에서 좋은 환경에서 어려움 없이 크다 보니, 이런 성격된 아이들을 적지 않게 본다. 


이런 경우에 필자의 대답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자녀가 다음의 세가지 유형 중에 어디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세요?” 첫째는, 이러한 태도의 원인이 게으름인 경우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귀찮고 하기 싫어 하는 타입이라는 말이다. 다른 아이들과 비교를 한다거나 경쟁을 하는 마음은 별로 없어 그저 자신을 방해하지 않는 상황은 무심하게 양보하고 지난다. 


자신이 남과 문제를 일으키기 싫어서 그저 남과의 부드럽지 않은 교류를 피하는 경우이다. 그러니, 타인의 마음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차원과는 좀 다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두번째는 아주 적극적으로 자신의 이익과 미래에만 관심이 있는 아이이다. 


남은 어떻게 생각하든지,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남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던지, 자신의 성적이나 평판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는 타입이다. 세번째는, 진정으로 남을 배려하는 경우이다. 물론 자신의 일도 부지런히 하지만, 사랑으로 남의 사정을 자기의 것으로 공감하는 아이들이 없지 않다. 우리 아이에게 추천할 타입은?  


작년에 미국 과학 한림원 잡지에 발표된 한 논문은 여기에 답을 제공한다. 수십년 간의 연구의 결론은 “이기적이고 사기성이 농후하며, 공격적인 유형의 사람들이 관대하고 믿을만하며, 친절한 사람들보다 권력을 얻을 가능성이 더 많지 않다”고 결론 짓는다. 억압적이고 공격적인 품성이 권력을 얻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는 반면에, 이러한 성격의 이점은 그들 주위의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는 능력의 결여로 퇴색하고, 그들 주위의 사람들의 권력에 영향을 미친다. 믿기 힘드시면, 실제의 예들을 보시라: 


‘Shark Tank’로 익숙한 마크 큐반은 “내가 20대였을 때는 정말 생각나는 대로 행동했다. 내 자신이 절제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변화해야 했고 내 태도를 바꿨다. 그건 정말 효과가 있었다. 내 생각에 가장 인정받지 못해 온 비즈니스 능력 중의 하나는 친절이다. 


친절은 먹힌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역시 같은 의견을 피력한다: “똑똑한 것은 주어진 선물이며, 친절함은 선택이다. 최소한으로 지켜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높은 기대와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며 결과에 힘을 집중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만은 아니다. 


거기에 친절함을 곁들이라. 성공의 비결은 다른 사람을 배제하기보다는 포함시키고, 사람들을 찢어발기기보다는 세워 주며, 당신이 더 많이 말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시선을 받게 하라. 친절함은 당신에게 성공을 가져다 준다. 


주위에 사려 깊고 친절한 사람들로 채우고 자신의 삶을 그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우리 아이의 친절한 부드러움은 살리되 높은 이상을 가지고 노력하도록 격려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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