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칼럼] “겸손의 덕목”

전문가 칼럼

[정병국칼럼] “겸손의 덕목”

겸손은 가장 아름다운 덕목이다. 겸손은 고개를 숙이는 것이 아니고 마음을 숙이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말로만 겸손을 내세우고 고개만 숙이는 것이 아니라 참 겸손은 마음과 가슴을 숙이고 몸을 숙이는 것이다. 그래서 겸손이 아름다운 미덕이 되는 것이다.겸손의 실화를 하나 소개하면서 오늘의 칼럼을 시작한다. 


프랑스의 제9대 대통령 레몽 프엥카레가 어느 날 자신의 솔버대학 재학 시 은사였던 라비스 박사의 교육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수많은 축하객이 자릴 꽉 채웠고 라비스 박사는 축사를 하기 위해 단상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갑자기 라비스 박사가 놀란 표정으로 객석으로 뛰어가는 것이었다. 거기에는 지난 날 자기 제자였지만 지금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된 제자가 내빈석도 아닌 학생석의 맨 뒷자리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깜짝 놀란 라비스 박사가 대통령을 단상으로 모시려 하자 대통령은 거절하면서 말했다.


 “선생님 저는 선생님의 제자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선생님이십니다. 저는 대통령의 자격으로 이 자리에 참석한 것이 아니라 선생님의 제자로서 선생님을 축하해드리려고 온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감히 선생님이 계시는 단상에 오르다니요? 저는 선생님의 영광에 누가 되는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라비스 박사는 할 수 없이 그대로 단상으로 올라가 말했다. “저렇게 훌륭하고 겸손하신 대통령이 나의 제자라니 꿈만 같습니다. 여러분! 우리나라가 저런 대통령을 모셨으니 우리나라는 더욱 부강해질 것입니다.” 그 순간 자리를 메운 수 많은 관중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 후에 푸앵카레 대통령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우리는 종종 행사나 집회에 참석하면 이런저런 자리 때문에 다툼이 일어나고 얼굴을 붉히는 일이 생기는 것을 본다. 그러나 겸손 없이 위대함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겸손을 스스로 배우지 않으면 신은 모욕과 굴욕을 안김으로써 그것을 가르친다. 한 사람을 위대하게 만들기 위함이다”라고 평론가 프랜시스 퍼킨스는 말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입장을 바꿔 놓고 진솔하게 생각하고 이해하면서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이다. 시기하고 질투하거나 교만하게 거들먹거리면 모든 인연은 끊어지게 된다. 그리고 리더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한 단어는 “겸손”이다. 리더는 겸손해야 한다. 그것은 부하 직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이다. 리더는 직원들에게 편하게 아이디어를 나누고 어떤 잘못된 생각이나 아이디어라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법률학자 조 앤드루(텐턴스 회장)는 말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조금만 출세하거나 지위가 올라가면 우쭐대고 거들먹거린다. 그리고 그 권력(?)을 휘두른다. 낮은 위치에 있을 때 겸손한 모습이 되는 것은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칭송받고 승승장구하며 높은 자리에 오르면 겸손은 어디로 사라지고 거드름을 피우고 권력을 휘두르고 큰 소리를 친다. 특히 요즘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꼴을 보면 참으로 가관이다. 그들이 아랫자리에 있을 때는 고개도 제대로 못 들다가 갑자기 줄을 타거나 빽이 생겨서 윗자리에 오르면 올챙이적 생각은 금세 사라지고 상관으로 행세를 부린다. 참으로 사람의 눈으로는 못 볼 지경이다. 벼이삭은 익어갈수록 고개를 숙인다. 벼이삭이 영글지 않았을 때는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지만 이삭이 익어갈수록 고개를 숙인다.


인간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지식이나 학식을 조금 가졌을 때는 제가 제일인 양 고개를 바짝 들고 재지만 차차 경륜이 쌓이고 그 분야의 경험이 쌓이면 점점 고개를 숙이고 겸손해진다. 옛말에 섣부른 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네 삶에도 섣부른 지식인과 지성인이 고개를 바짝 들고 아는 체를 한다. 진짜 학식과 지식이 많은 학자나 교수는 늘 겸손히 고개를 숙인다. 지금 우리 자신은 어떤가? 참 겸손은 나를 비우고 남을 내세우는 것이다. 내 모습은 뒤로 하고 남의 모습을 앞세우는 것이 겸손이다.


공자의 제자 안희가 공자에게 물었다. “어떻게 처신을 해야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습니까? 공자의 대답은 너무나 간단했다. “너는 뒤에 앉고 다른 사람을 앞에 앉히고, 너는 고개를 숙이고 다른 사람의 고개를 들게 하라.” 겸손은 남을 내세우고 존중하며 자신은 내세우지 않는 태도를 말한다. 그러므로 겸손은 가장 아름다운 미덕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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