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영칼럼] 나를 위한 밥상

전문가 칼럼

[박미영칼럼] 나를 위한 밥상

누구와 함께할 특히 손님을 초대한 밥상은 정성된 음식과 함께 집에서 가장 고급스런 그릇으로 접대를 한다. 미각과 시각이 겸비한 최고의 밥상이다.


하지만 오로지 나를 위한 밥짓기에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묻는다면 정답은 대충 때우기 정도의 수준이 아닐까 싶다. 부모 남편 자녀 지인들을 위한 대접과는 달리 자신을 위한 식사는 대부분 비슷한 생각일 것이다.


건강을 잘 유지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지론을 받고 자란 세대들은 유달리 제철 음식에 신경을 많이 쓴다.  


어떤 이는  "복날이면 부엌 어머니의 모습은 가족에게 삼계탕을  먹이기 위해 땀을 흘리며 만드셨다"며 정작 본인은 어머니가 뼈를 발라준 닭 한 마리를  배불리 먹었지만 어머니는 제대로 앉아 먹는 모습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아쉬워한다.


나에게 '잘 먹는다는 것'은 내 몸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나의 자존감을 지키는 일이고 정성을 다해 먹여 키워준 어머니를 위한 도리이기도 하다. 


한편 어떤 이는 한 끼를 먹더라도 정갈하게 자신을 위해 차려 먹는다. 먹는 것에 일정한 틀을 놓고, 예쁜 그릇에 미각을 즐기며 오로지 먹는 것에 자신을 몰두하며  음식으로 삶의 품격을 즐긴다.


누구를 위해 차려주는 것이 익숙한 사람들은 이렇게 하고 싶어도 자신을 위한 밥상엔 소홀할 때가 많다. 


어머니가 차려준 따뜻한 밥상이 그리울 때면 허기진 한 끼를 대충 채우기보다 내가 뭘 먹고 싶은지 수시로 자신에게 질문을 하면 어떨까.


음식과 함께 정갈한 그릇도 나의 인격이라고 생각한다면 금상첨화가 되는 최고의 '나를 위한 밥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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