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 IIT, 그렇게 어려운 대학이야?

전문가 칼럼

[민명기학원] IIT, 그렇게 어려운 대학이야?

시기적으로 미국 대학의 신입생 원서 제출과 조기 전형 합격자 발표 등은 잠정적인 휴식 기간에 접어들었다. 지난 11월 1일의 조기 전형 원서 마감을 시작으로 석 달간의 다양한 조기/정시 접수 기간을 거쳐 지난 1월 말과 2월 1일을 기점으로 해서 대부분의 대학들이 정시 전형 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또한, 지난 12월 중순에 많은 명문 대학들의 조기 전형 합격자 발표가 있었고, 남가주 대학, 노스 이스턴, 퍼듀, 일리노이 주립대 등 대부분의 얼리 액션 대학들이 조금 늦은 1월 말까지는 합격자를 발표한 까닭이다. 앞으로 정시 합격자 발표가 봇물처럼 터져 나올 3월초까지는 소강 상태를 이룰 것이다.


이러한 휴식기를 맞아, 애독자들께서 흥미 있어 하실 인도의 입시 현황에 대해 소개한다. 필자의 아들이 고등 학교를 다닐 때 아들 녀석의 친한 친구의 부모님이 부부 동반으로 몇 가정을 집들이 겸 삼아 초대를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당시 회장이었던 스티브 발머의 집 근처에 있는, 막 새로 지은 지중해풍의 호숫가 대저택이 아름다운 풍광과 조화를 이뤄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대저택보다는, 대화의 초반에 주인장이 이력을 무심코 자랑할 때, 자신이 인도의 명문인 IIT 출신이며 그 대학이 인도, 아니 아마도 세계에서 제일 들어가기 힘든 대학이라고 구태여 덧붙이는 장면의 그 자부심은 당시 인도의 교육에 익숙하지 않은 필자에게는 좀 의아할 정도였으나 그러려니 하고 지나갔다.


그 후 몇 년이 지나 2016년에 CBS 텔레비전의 60 Minutes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이 대학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이 프로그램의 도입부에 사회자인 레슬리 스탈은 인도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한다: “우리는 석유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자동차를 일본에서, 텔레비전을 한국에서, 위스키를 스코틀랜드에서 수입한다. 


인도에서 수입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어지는 답은 “매우 똑똑한 인재들이다.” 계속 이어지는 미국의 테크놀로지와 경영 분야에서 특출하게 성공한 인도 인재들의 면면은 이러한 가정이 틀리지 않음을 보여 준다. 요즘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구글의 순다이 피차이, IBM의 아르빈드 크리슈나 등을 비롯한 수다한 기업의 지도자들이 인도계임은 잘 알려져 있는데, ‘60분’ 프로그램의 제작 당시에도 수다한 성공적인 인도계 기업 총수들이 있었고, 그들의 공통점이 바로 대부분 인도의 대학인 IIT(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 출신이라는 이야기였다.


이쯤에서 아들 녀석의 친구 아버지가 “세계에서 가장 들어가기 힘든 대학”이라고 자랑한 것을 팩트 체크 해 본다. 최근의 한 기사를 보면, 인도에는 공대나 의대를 들어가기를 원하는 학생들에게 한국의 수능이나 미국의 SAT/ACT와 같은 JEE(Joint Entrance Examination) 시험을 치르게 하고, 그 시험 점수로 지원 대학에의 합격을 결정한다. 


이 전국 규모 시험의 결과는 1등부터 순서대로 순위를 정해 발표되는데, 상위 몇 등까지는 거의 대부분이 IIT를 지원한다고 한다. 최근의 통계에 의하면, 매년 시행되는 이 시험에 지원하는 학생의 숫자는 약 2백 74만명 정도이고, 그중 6만 5천명 정도만이 공대나 의대에 들어 가는 자격이 되니, 합격률이 대략 2.3 퍼센트 정도이다. 


이것은 미국 대학의 최저 합격률인 하버드나 스탠포드의 5퍼센트 내외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것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IIT는 상위 득점자들이 몰려 지원하니 그 보다 훨씬 낮은데, 혹자는 이 대학들에 합격하려면 0.5퍼센트의 합격률을 보인다고 계산한다.


 위의 ‘60분’에서 나온, 한 학생이 점수가 모자라  IIT Bombay에 들어갈 수 없게 되자, 미국의 코넬 대학 컴퓨터 사이언스에 안전하게 들어 갔다는 에피소드는 우리네 입장에서는 참 놀랍다.


이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 물론 정규 학교 이외의 학원 등에서 준비를 하는데, 벌써 11살이나 12살 밖에 안 되는 아이들이 새벽 4시 반부터 8시까지 학원에서 시험 준비를 하고 학교에 가는 강행군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16세가 되면 여름 동안에 아예 기숙 학교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하루 종일 공부를 한다. 


‘60분’에서 인터뷰를 한 IIT의 학생은, 시험 준비 기간 중에 부모들은 자녀가 다른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공부만 하도록 지원을 한다고 한다. 이렇게 시험을 통과하고 현재는 IIT Madras, Bombay, Delhi 를 비롯한 23개의 캠퍼스를 이루는 이 대학에 합격하면, 연간 학비는 약 $700 정도만 내면 등록금과 기숙사비와 식비가 모두 해결되고 나머지는 국가가 부담한다.


물론 이러한 공과 과목 중심의 교육은 다른 과외활동이나 예술 과목들을 등한시하는 풍토를 조성해 균형적인 삶을 준비하기 어렵고, 이러한 시험 점수 위주의 풍토로 실패하는 많은 학생들을 자살로 내모는 부작용이 생기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인도의 저소득층 자녀들이 이러한 교육의 사다리만이 십분 상승의 도구라고 생각하니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www.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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