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영S미술학원] 마무리-시애틀한인로컬칼럼

전문가 칼럼

[권선영S미술학원] 마무리-시애틀한인로컬칼럼

“시작은 신나게 하는데 어디서 어떻게 끝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작업에 임하는 많은 학생들의 공통적인 고민입니다. 학생들 뿐 아니라 전문작가들의 레벨 또한 이 마무리 단계를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미지 작업을 한다는 건, 화면이나 공간 속에 형상과 색을 조합시켜가며 어떠한 조화로움을 만들어가느냐입니다. 

보통 머릿속에 짠하고 드는 이미지가 없는 경우 사진으로 찍은 이미지를 화면 속에 옮기는 걸 부담 없이 시작하게 됩니다. 그럴 경우, 사진 속 이미지를 화면 구석구석 빼곡하게 다 옮겨 채운다는 개념을 버리기 바랍니다. 색채혼합과 형태잡기의 위한 반복 훈련의 목적이라면 모를까, 이미지를 내가 완성해가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 임할 경우, 사진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그대로 옮겨 그려야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지 않는 이상 1)내가 그리는 작품이 아닌 2)사진이 그리는 작품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아크릴, 파스텔, 연필, 수채화 등의 재료를 다르게 사용한다 할지라도 궁극적으로 빈 화면이나 공간을 채워간다는 공통적인 과정이 요구되는 작업입니다. 그런데 그 채워가지는 소재를 찾아서 시작은 그리 어렵지 않게 하더라도 어디서 어떻게 끝내야할 지를 모르는 경우가 오면 난감해하고 슬럼프의 극단적인^^ 판단으로까지 몰고 가기 쉽습니다. 내 머릿속에 담겨 있던 이미지만 옮기려고 한다면 그런 상황에서 잘 벗어나기 힘듭니다. 한마디로 내 용량의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미술관이나 동네 조그만 갤러리를 들러 다른 사람들이 어떠한 유형의 이미지와 색채로 작업을 했는지 감상해보는 것도 그런 위기 상황을 극복해갈 수 있는 선택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테크닉만을 구하며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길 원하기 쉬운데… 솔직히 그림에 있어서 테크닉은 일부일 뿐입니다. 굉장해 보이는 테크닉을 구사한 듯한 작품인 거 같지만 따지고 보면 그 테크닉을 어떻게 이용하여 작품을 마무리까지 이어간 작가의 생각이 대단한 것이지 테크닉 자체가 특별한 경우는 적습니다. 생각의 방향을 바꿔보기 위한 노력을 해보기 바랍니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가기 위한 마무리단계 연습으로 학생들에게, 어디를 더 채워 넣으려고 하지 말고 어느 구석이 눈에 거슬리는 지를 찾아보라고 제안합니다. 신나게 이거저거 채워 넣고 색채도 마구 칠하면서 자유롭게 그려놓은 단계까지 갔다면 그 다음부터는 하나씩 정리를 들어갈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이쪽 형태 옆에 놓인 저런 색채가 너무 튀어 보인다거나 화면 중앙에 혹은 화면 양쪽에 그려 놓은 형상의 구도가 불안해 보인다거나.... 비교 분석을 통한 잘라내기 평가가 필요합니다. 

입시생들이 포트폴리오에 들어갈 그림을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열심히 그린 흔적은 있지만 완성도가 떨어지는 그림들이 있습니다. 간혹 작업하시는 성인작업반 학생분들까지도 완성도의 중요한 기점을 찾기가 힘들어서 고생하시는 분들이 계시지요. 어디서 끝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림의 마무리는 무엇인가… 등 

지도자가 보여주는 시범은 학생들의 그림에서 무언가 부족한 2%를 채워주는 탄탄한 완성도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화면 속에서 명암과 형태를 이용한 구성의 묘미와 구도의 긴장감을 어떻게 즐겨내느냐가 또 다른 본인의 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는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지도자가 그 사물을 해석해서 화면 속에 구도와 명암을 이용한 표현법과 학생이 그 사물을 표현해내는 차이점이라면, 바라보는 (관찰하는) 훈련이 얼마나 되었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명암을 이용한 입체적인 사물의 효과나, 전체 화면 속에서의 몇가지 사물의 형태들을 화면 구도 속에 얼마나 적절하게 맞추어 넣느냐, 

2) 명암이나 형태에 있어서 얼마나 짜임새 있는 구도를 보여주고 있느냐,

3) 색채의 종류만이 아닌 색채의 흐름을 전체 화면에서 얼마나 다양하게 표현해내느냐,

4)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의 컨셉이 얼마나 강렬하고 전달력 있게 표현되어있나.

등과 같은 조건들을 견주어보고 맞추어보는 ‘관계성 연습’이야말로 하나의 작품을 얼마나 깊이 있게 완성된 마무리로 이끌어주느냐를  결정지어줍니다.

대학입시생들의 포트폴리오 작품을 수준 높은 완성도로 마무리 할 수 있는 것은,

첫째, 본인의 독특한 아이디어(컨셉): 생각의 훈련이 먼저 되지 못한 학생들의 컨셉은 그 깊이가 얕습니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과 함께 판단력이 훈련된 아이디어는 그 누가 따라갈 수 없는 독창성이 강합니다.

둘째, 짜임새: 색채의 나열이거나 명암의 단계가 적절한 표현력에 집중되어진 작품만이 수준이 놓은 완성도를 만들어냅니다. 

셋째, 관계성: 화면 안에서의 관계성을 수도 없이 외칩니다. 그 관계성이 어떤 의미인지를 파악하는 자만이 완성도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한 작품의 완성도는 그 작품이 평면이든 입체이든 짜임새가 중요합니다. 그 짜임새는 곧 어떤 관계성을 이루고 있냐는 흐름의 강약입니다. 화면을 형태나 색채로 메워 넣었다고 완성된 작품이 아니지요. 앞선 조건들의 생각 과정을 겪지 않았다면 시간과 물감만 소비했을 뿐입니다. 깊이가 있고 없는 그림의 차이가 무엇인지, 그 깊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과정을 겪은 사람만이 완성도의 묘미를 지배할 수 있습니다. 

문의: 253-304-5903/ studioS.artclass@gmail.com / www.studioSfinearts.com

<벨뷰 스튜디오> 700 108th Ave. NE, Suite 100, Bellevue, WA 98004

<레이크우드 스튜디오> 9601 South Tacoma Way, Suite #204, Lakewood, WA 98499

S 미술학원장, 권선영씨는 한국 홍대미대와 뉴욕 RIT 미술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파리 등 유럽 생활을 통한 문화 경험과 20년이 넘는 미국 내 학생들 미술지도를 하면서 현실적인 정보력과 미술교육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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