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 캠퍼스 투어는 가족 간의 사랑 다지기 여행

전문가 칼럼

[민명기학원] 캠퍼스 투어는 가족 간의 사랑 다지기 여행

지난주 테네시주의 멤피스 대학에서 열리는 한 미팅에 참석하는 아내와 함께 그 주변 몇몇 대학을 돌아보는 호사를 누렸다. 필자의 직업이 학생들에게 각 대학의 장단점을 소개하고 적절한 지원 대학을 결정하도록 돕는 일이다 보니 캠퍼스 투어는 기회가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발 벗고 나서는 일이 되었다. 


시애틀보다는 시골인 멤피스까지는 직행 비행기 편이 없어, 텍사스의 휴스턴에서 갈아타는 여정을 선택했다. 긴 여행 끝에 도착한 멤피스 공항에서 대학까지 가는 길은 평온한 시골길이라기보다는 점점 퇴락해 가는 버려진 지역이라는 느낌이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곧 멤피스 대학 캠퍼스가 가까워지자 돌연 주위의 환경은 아주 부유한 남부의 부자 동네를 떠올리게 하는데 저택들이 듬성듬성 위용을 자랑한다. 좀 상상력을 동원하자면, 마치 오래전에 상영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배경인 클레이튼 카운티의 저택들이 불현듯 머리 속에 떠올랐다. 


테네시와 인접한 조지아가 배경이었으니 그리 틀린 상상은 아닌 듯하다고 아내와 도시 평을 나누며 지나는 길에 ‘Christian Brothers University(기독교 형제 대학)’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가톨릭 대학 캠퍼스를 지나 곧 목적지인 University of Memphis(멤피스 대학) 캠퍼스 내의 할러데이 인에 도착해 여정을 풀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호텔이 캠퍼스 내에 있고, 그 운영을 이 대학의 호텔 경영 학과가 맡고 있으면서 학생들의 실습 및 강의실로도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아내가 회의를 하는 동안, 지나온 가톨릭 대학과 멤피스 대학의 캠퍼스를 돌아보았다. 학교 입학처를 들러 여러 가지 질문이나 학교 소개를 받았다. 


학교를 둘러보며 느낀 것은 흑인 학생이나 라티노 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는 것과 아시아계 학생들은 거의 만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입학처의 관계자들은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관심이 많을 상황이었으니 혹시 남부의 작은 학교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원서 제출을 고려해 볼 일이다. 


테네시의 멤피스에 왔으니 세 시간쯤 동북 쪽에 위치한 명문 Vanderbilt(밴더빌트) 대학을 지나칠 수는 없다는 생각에 그날로 운전해 음악의 도시 내쉬빌로 이동했다. 이 두 음악 도시를 잇는 하이웨이의 이름이 ‘Music High Way’라는 표지를 보며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의 볼륨을 자연스레 더 높이게 되었다. 


이제 초봄이라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매화(?)의 불그스레한 색깔이 다른 주위의 길쭉하게 서 있는 푸른 나무들과 함께 특이한 음색의 노래를 들려주는 듯 했다. 밴더빌트 대학 근처의 할러데이 인에 짐을 풀며 객실에 걸린 그림을 보니, ‘The Athens of the South(남부의 [그리스의 도시인] 아테네)’라는 문구가 기타를 배경으로 잔잔히 도시의 음악적 위용을 뽐내고 있다. 


마침 스프링 브레이크라 미리 약속을 잡은 입학처의 관계자들에게 학교 소개만 듣고 개인적으로 앱을 통해 학교를 둘러보았다. 밴더빌트 대학이야 너무나 잘 알려진 남부의 명문이니 다른 설명은 필요가 없으리라 (대학들에 관한 자세한 소개는 다른 자리에서나 책으로 전달한다는 약속을 드린다). 


캠퍼스 투어를 마치고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한국 음식점을 찾았다. 상호가 한국 집(Korean House)인 자그마한 식당인데, 이름도 특이한데다, 입구에 ‘어서 오세요’라는 한국말 환영사를 보니 아침에 호텔에서 먹는 둥 마는 둥 한 컨티넨탈 조찬의 뭔가 부족함을 떨치며 입맛이 살아났다. 


점심시간이 좀 지난 시간인데도 붐비는 식당에서 맛있게 김치찌개를 먹은 뒤, 부랴부랴 다시 동북쪽의 세인트루이스를 향해 차걸음을 재촉했다. 아시는 것처럼 미주리주의 세인트 루이스에는 명문 Washington University in Saint Louis(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 대학교)가 있다. 


다섯 시간을 운전해야 하는 제법 먼 거리이지만, 항상 봐도 마음에 드는 대학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고생을 감수했다. 이 대학은 캠퍼스의 앞쪽에 뉴욕의 센트럴 파크보다 500에이커가 더 큰 널찍한 공원이 떡 버텨 자리를 깔아 주며, 주변에는 정갈한데 저택들이 자리 잡아 병풍 역할을 해 주는 아름다운 캠퍼스가 인상적이다. 


다른 한 가지 특이한 것은 학생들이 묵는 기숙사가 공부하는 강의실들의 건물들과 떨어진 공간에 따로 모여 한 마을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우체국이나 다른 편의시설 등이 틈틈이 자리 잡아 마치 유럽의 한적한 마을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이제 곧 우리 퓨젯사운드 지역의 학교들도 봄방학을 맞는다. 꼭 관심 있는 대학들을 직접 찾아 캠퍼스 투어를 할 필요는 없고, 많은 대학이 버추얼 투어를 제공하니 이를 이용해도 좋다. 


하지만, 혹시 시간이나 재정적 여유가 허락되면, 가족 여행 삼아 지원하고 싶은 대학과 그 주변 학교들을 찾아 즐겁고 보람된 시간을 보내시기를 권유한다. 눈치채셨겠지만, 캠퍼스 투어 여행은 대학 캠퍼스만이 아닌 여러 가지 색다른 공간을 경험하는 기회이며, 가족들과 새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사랑을 쌓아 가는 시간이 아니겠는가? (www.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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