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아이씨데마스 -시애틀한인로컬소셜칼럼

전문가 칼럼

[레지나칼럼] 아이씨데마스 -시애틀한인로컬소셜칼럼

미스터 사또씨를 만난 것은 내가 city of Seattle 프로그램에서 disable long term care counselor로 일할 때이다. 

사또씨는 저소득층 노인들을 위한 아파트에 살고 있었으며, 이아파트에는 정신과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이 사시면서 따뜻한 음식과 레크리에션 그리고 건강검진, 그 외의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는 곳이다. 

사또씨에게는 카운슬러가 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사또씨를 찾아와 살고 있는 환경 그리고 건강상태, 상담을 통해서 이분을 도와주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왠지 사또씨는 그동안 몇 명의 카운슬러들을 힘들게 해서 담당하던 카운슬러가 몇 달간의 간격으로 계속 바뀌어졌었다. 

물론 나도 City of Seattle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을 때이니까 선택의 여지가 없이 이분을 맡게 되었다. 내가 사또씨의 케이스를 맡게 되자 함께 일하는 미국동료들이 나에게 'Hey, Regina good luck!'이라며 웃음을 띄운다. 

나는 곧 나에게 맡겨진 케이스들을 점검해보며 이분들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하며 만날 약속을 정하는 중이었다. 사또씨의 차례가 되어서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를 받은 사또씨의 대답이 hello!가 아닌 퉁명한 목소리로 what’s up? 

나는 내 이름을 알려주며 새로운 카운슬러로서 사또 할아버지를 만나고 싶다고 하니 무조건 I don’t care!하면서 전화를 끊어버린다. 

나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리는 할아버지가 황당스럽지만 미리 다른 카운슬러들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었기에 어느 날을 정하여서 할아버지가 사시는 아파트로 방문을 갔다. 

아파트 입구에서 안내하는 분의 도움으로 사또 할아버지를 찾으니 마침 할아버지는 아래층 레크리에이션 방안에서 춤을 추시는 분들을 바라보시면서 문 입구에 서 계셨다. 

다른 할머니 할아버지는 모두들 레크리에이션 강사의 동작에 맞추어서 춤을 추고 계셨지만 사또 할아버지는 심통스런 얼굴로 춤추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있었다. 안내하는 분에게 물어보니 할아버지는 아무 프로그램도 들어가지 않으며 재미있는 것은, 참석하지도 않는 프로그램 문 앞에서 구경만 한다는 것이다. 

사또 할아버지께 인기척을 보이며 나를 소개하였다. 

Hello Mr. Sato, My name is Regina Chae I am a new case manager is city of Seattle program and I am so happy to meet you…………… 

사또 할아버지는 나를 마치 벌레보는 모습으로 바라보면서 I don’t need case manager or counselor at all 하면서 씽하니 찬바람소리를 내며 자기 방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안내하는 사람(Sherrie)의 말이 말은 저렇게 해도 직접 찾아가 보면 아마도 좋아할 것이란다. 

그래서 사또 할아버지를 따라 이층 사또씨의 방문을 노크를 하며 들어가도 좋으냐고 문의를 하니 I don’t care!란다. 그래서 본인이 허락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가 없으니 들어가서 만나 뵙기를 바란다고 설명을 하니 잠시 후 문을 열어주셨다.  

내가 방안으로 들어가자 사또씨는 why would I need counselor? I don’t trust anyone in the world. Who care of me? 

Dam it! 

우선 사또씨가 실컷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놔두고(Do I have a choice?) 이야기가 끝난 다음에 나를 소개하며 내가 앞으로 사또씨를 돕고자 오게 되었으니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는 시간이 좋은 시간이 되길 바라며 혹시 내가 잘못하는 것들이 있으면 이야기를 해주십사 했다. 

그리고 나는 사또씨에게 가장 필요한사람이 되고 싶다고 정중히 이야기를 했다. 

사또씨는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로 그래도 내 얘기를 듣고 있었다. 

매주 사또씨를 방문하여서 하루의생활, 일주일의 생활에 대해서 또한 건강상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매주의 연속이던 어느 날 사또씨는 처음으로 나에게 질문을 하였다. 

Do you like tantanmyun? 나는 탄탄면이 무엇인지 잘 몰랐으나 사또씨의 기분을 맞추어 주려고 ‘of course I love tantanmyun’이라고 대답했다. 사또씨는 내가 탄탄면을 좋아한다니까 신이 나서 자기는 일본인 3세이고 자기엄마가 어릴 때 만들어준 탄탄라면에 대해 설명하면서 너도 좋아한다니 언제 우리 일본레스토랑에 함께 가서 탄탄면을 먹자고 한다. 사무실에 돌아와 나의 수퍼바이저였던 메어리에게 사또씨가 나를 점심에 초대했는데 어쩔까? 그리고 이 기회에 좀 더 깊이 알고 싶다고 하니 메어리는 함께 레스토랑에 갈 수는 있지만 손님의 돈으로 식사를 해서는 안 되고 물론 라이드도 해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시간이 몇 달이 지나서 여전히 사또씨는 껄끄러운 자세로 나를 대하고 여전히 아무 프로그램에도 조인하지 못하며 프로그램이 진행하는 문 앞에서 구경만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목요일 아침식사 후 내가 방문을 하였더니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호키포키 노래에 맞추어 율동을 하시는데 구경하는 사또 할아버지의 입가에 슬그머니 생기는 미소를 발견한 나는 사또씨에게 물어보지 않고 사또씨의 손을 잡아끌고 춤을 추는 무리로 들어가 함께 춤을 추기 시작하였다. 사또 할아버지는 나의 돌발 행동에 놀란 듯하였으나 곧 한 그룹이 되어서 호키 포키…….. 왼발 오른발…… 노래에 맞추어 신나게 춤을 추시는 것이다.  

내 서류가방은 저만치 팽개쳐 있었으며 나도 춤추는 그룹과 함께 땀을 흘리며 춤을 추었다.( 호키 포키 노래는 우리아들이 유치원 때 부르면서 놀던 노래였다) 그날 이후 할아버지는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일본 이민3세인 할아버지는 29살 때 결혼을 하여서 두 딸을 두었는데 12년을 살던 아내가 차에 치어 죽은 후 혼자서 두 딸을 키웠는데 장성한 두 딸 중 한 딸이 자기의 말을 듣지 않고African American과 결혼한 이후로 집을 떠나서 지금까지 연락이 없이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울면서 애기하는 또 다른 딸은 실연하여서 자살을 하였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듣는 중 내 가슴의 열린 상처에 짠 소금이 뿌려지는 아픔이 왔다. 

아무튼 심통스런 사또씨는 나를 자기의 상담자로 받아들였으며 매주 만나는 것을 즐거워하며 가끔씩 아파트 내에 있는 뒷마당을 함께 산책도 하였다. 11월 어느 추운날 감기가 심하게 걸린 나는 꼼짝도 못하게 아파서 직장을 8일 동안이나 못나가게 되었다.  

2주째 사또씨를 보지 못하고 또 한주는 연휴가 끼어서 3주째 사또씨를 못 보게 되었다. 3주째 되는 날 내가 방문한 아파트 입구에는 매딕(Medical)차가 서있었으며 응급요원들이 문 앞을 왔다 갔다 했다. 서둘러 들어가니 입구에 카운터에서 일하는 쉐리가 눈물이 가득찬 눈으로 울면서 말을 했다. 

Regina, 

Mr. Sato just passed way right here with heart attack. 

Every in the morning he had been waiting for you, sometimes when he look tired we provided chair for him. He wear same sweater all the time, he told us Regina bought for his birthday. He was so proud of his blue sweater. 

유품을 정리하려고 들어간 사또씨의 방벽에는 “아이씨데마쓰 레지나”라고 써 있었다. 

I Love Reg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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