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영칼럼] 싹수 있는 인간

전문가 칼럼

[박미영칼럼] 싹수 있는 인간

어떤 직장 상사에게 물었다. "싸가지는 없는데 일 잘하는 사람과 인성은 좋은데 뭘 하나를 시키면 답답한 직원 누가 더 낫나" "일을 잘해도 싸가지 없는 인간은 뽑고 싶지 않다"며 일은 차차 가르치면 되지만 기본 인성은 가르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적만 좋으면 다 용서가 되는 요즘 태세에 의외의 답변이다.

예의 없거나 버릇없는 손아랫사람을 만나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때 "그놈 참 싸가지가 없다"라는 표현을 많이 한다.

그만큼 우리는 '싸가지'에 집착을 할 정도로 상식과 순리에 어긋나는 행동에 민감한 민족이기도 하다.


나중에 잘될 것 같은 조짐을 말할때 싹수와 같은 의미로 표현한다. 싹수의 어원적 의미는 아주 작은 싹 '싹의 눈'이다. 싸가지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기본 싹을 틔우지 못하는 미래에 대한 어떠한 기대가 없는 절망을 의미하기도 한다.

아무리 노련하고 부지런하고 성실하다고 해도 기본 태도가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싸가지 없는 인간 부류로 취급된다. 


시키는 일은 유능하게 잘 해내는 훌륭한 인재가 넘쳐나는 시대다.

하지만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몸에 배어있는 예의 바른 태도는 습관처럼 실천하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하는 불손함보다 상대방이 도움이 필요로 할 때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마음가짐이 경쟁 시대에 더 필요한 인성이다.


오로지 성공에 오르는 일에만 집중되기 때문에 내면을 인식하려 하지 않는다.

세상의 변화에 대응하려면 사람의 마음도 함께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인간의 기본 예의범절은 시대가 발전할수록 더욱 귀하고 필요한 절실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돈과 권력, 능력이 있는데 싸가지가 없다면 인공지능 로버트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알맹이 없는 초지능 위험성의 부작용은 여전히 공생관계이기도 하지만 '능력 있고 싹수 있는 놈'이 장래성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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