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칼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타며

전문가 칼럼

[나은혜칼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타며


10/27/2011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타며


어제 늦게 자고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짐을 꾸리고 7시에 식사를 하고 김 목사님이 딸과 사위를 데리고 와서 남편에게 기도해 달라고 해서 귀한 일꾼이 되라고 기도해 주신다. 통역자가 필요하고 2세 교역자가 필요한 러시아에 초등학교 5학년 다니다 온 딸은 귀한 인재이다. 새벽에 나타샤 집사님이 치커리 차와 초콜릿을 선물로 잔뜩 사 오시다. 목사님이 통역으로 기르고 싶은 집사님이신데 생활 때문에 시장에서 힘든 일을 하고 계신다고 하신다. 믿음이 좋은 예쁜 집사님이 귀한 선물을 잔뜩 사 오셔서 너무 감사하다. 


우수리스크 김 목사님 댁에서 8시에 나와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 9시 20분에 도착해서 10시 35분 비행기를 타려고 하니 우리 비행기 표가 취소돼 탈 수가 없다고 한다. 모스크바에서 이곳에 올 때 교통체증으로 비행기를 놓치고 다음 날 편도로 비행기 표를 끊고 왔는데 돌아가는 것도 취소가 되었다고 하다니 어이가 없다. 할 수 없이 2시 비행기 표를 편도로 다시 샀는데 750불이 되어 울며 겨자 먹기로 살 수밖에 없었는데 너무 화가 났다. 


밤에 잠도 잘 안 자고 새벽 6시에 일어났고 비행깃값으로 1,400불 생돈이 들어가서 너무 화나고 마음이 안 좋고 2시까지 시간도 많이 남아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라는 글을 쓰니 시간이 금방 가서 11시 40분에 짐을 부치려고 하니 또 안 된다고 한다. 금방 비행기 표를 샀기 때문에 아직 컴퓨터에 입력이 안 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출구에 가서도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서 노트북에 일지를 쓰니 시간이 금방 간다. 질서가 없이 줄을 서고 들어가고 층계를 올라가고 버스를 타고 컴퓨터와 성경 가방을 들고 가야 하는 나에게는 힘이 든다. 


출구에 와서 또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일지를 쓰니 시간이 금방 간다. 늦게 타면 짐을 넣는 칸이 없어서 고생하므로 나도 서둘러 엉터리 줄을 서고 무거운 가방을 들고 층계를 오르고 버스를 타고 또 계단을 올라 비행기를 탄다. 비행기 속에서는 성경도 읽고 영화도 보면서 오는데 두 번 생선과 닭고기를 주는데 너무나 맛이 없어서 닭고기는 하나도 못 먹겠다. 러시아식 음식은 우리 입에는 너무 안 맞는다.

  

10/28(금)/2011년/모스크바 공항에서의 기다림

동쪽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쪽(?) 모스크바로 오는데 9시간 비행기를 타고 7시간 차이가 나는 모스크바 공항에 4시 5분에 도착했는데 김바울 목사님이 안 나오신다. 제시간에 안 나오시리라 생각은 했지만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화내면 나만 손해이니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다시 노트북을 꺼내 오늘의 일지를 쓰니 시간이 금방 간다. 나에게 노트북으로 글을 쓰는 것은 시간을 보내는 약이다. 


6시에 목사님이 오셔서 교통체증이 너무나 심해서 차로 오시다가 다시 기차로 바꾸어 타고 오시고 나 때문에 마음이 너무나 불안했다고 하신다. 짐을 가지고 서둘러 기차를 타는데 짐이 많아서 정신이 없고 사람들도 꽉 찼다. 공항 기차를 타고 30분 만에 내려서 무거운 짐을 끌고 많은 층계를 오르내리고 차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하는데 목사님 교회에 다녔던 청년을 우연히 기차 안에서 만나서 그 청년이 러시아 사람들에게 짐을 배달하라고 하니 그 사람들이 다 들어다 주는데 그 사람들에게 그 청년이 사례를 했다고 한다. 


먼 곳에 살아서 교회에는 나오지 못한다고 하는데 그 사람은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천사가 분명했다. 나는 그 무거운 짐을 들고 도저히 층계를 오를 수가 없었는데 너무나 감사했다.

비행기 안에서는 너무나 더웠는데 모스크바에 오니 너무나 추웠다. 목사님의 여동생은 이종사촌으로 어릴 때 같이 살기도 했고 목사님의 러시아 선교를 많이 도와주신 분으로 이번 교회 창립 20주년 행사에 오시라고 하셨다고 해서 어디서 주무시느냐고 하니 목사님 방에서 같이 주무신다고 하신다. 미국에서도 목사님들이 오시겠다고 하시는 것을 오시지 말라고 하셨다고 하며, 오시면 대접도 잘해드려야 하고 관광도 해 드려야 하는 것이 힘들다고 하시고 모스크바는 호텔 값이 세상에서 제일 비싸다고 하신다. 


나 목사님은 좀 기다려도 괜찮고 스스럼이 없어서 좋다고 하신다.

교회에 오니 사모님과 통역하시는 따냐 집사님과 신학생과 러시아 부목사 사모님 등이 모두 있고 식사를 준비했는데 권사님이 한국에서 가지고 오신 파김치를 모두 잘 먹는다. 러시아인 사모님이 파김치와 마늘종까지 잘 먹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고 러시아 사람들이 김치와 한식을 너무 좋아한다고 한다. 비행기에서 주는 음식을 맛이 없어서 못 먹었는데 김치와 한식으로 이곳에서 먹는 음식이 너무나 맛이 있었다. 타코마에서는 잘 먹지도 않던 반찬도 이곳에서 여럿이 같이 맛있게 먹으니 다 맛이 있다.


통역까지 2인용 좁은 의자에 네 명의 여인들이 타고 목사님 댁으로 와서 목사님 댁에 짐을 풀었다. 권사님도 오늘 오셨다가 다음 주 목요일 저녁 비행기로 가신다고 하시는데 목사님 내외와 같이 주무시고 불편하게 지내다가 가신다. 믿음이 있으시니 이렇게 먼 길을 무거운 선물을 잔뜩 들고 사랑의 발걸음을 하신 것이다. 


밤에 선교헌금을 보내주신 이 집사님께 전화하니 안 받아서 통화를 못 했다. 김바울 목사님은 여러 교회의 친구 목사님들이 은퇴하셔서 선교헌금이 끊어져서 만약 물질이 끊어지면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하나님께 기도했다고 하시고 마지막으로 김치와 오징어포, 멸치 등으로 러시아 사람들(부목사님과 사무원, 신학생)을 통해서 사업을 구상하고 계시는데 우리가 가면 11, 12월에 곧 시작하시려고 하신다고 하시는데 잘되면 좋겠다. 


한국 김치와 반찬을 모스크바에 알리고 러시아 부자들을 공략하면 잘 될 것 같다. 러시아 부자들은 너무나 잘 살고 예전에는 한가했던 공항과 공항 기차가 만원이다. 교회로 올 때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를 차로 돌아왔는데 예전에는 어둡고, 칙칙했는데 지금은 너무나 밝고 휘황찬란했고 모스크바가 놀랍게 발전하는 모습이 보인다. 피곤했는데 목사님 댁에서 편안한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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