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지긋지긋한 6년(1)

전문가 칼럼

[레지나칼럼] 지긋지긋한 6년(1)


이판사판 공사판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공사 현장이 정신이 없다는 뜻으로 말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공사판만 이판사판 공사판이 아니라 공사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겪어보면서 ‘사람 인생도 그야말로 공사판처럼 살수도 있구나!’ 생각을 해보았다.

그야말로 지긋지긋하고 머리가 아프던 6년이 끝났다. 너무나 아까운 시간이었다.

나는 엄청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무엇인가 무너진 것이 있으면 그 무너진 것보다는 ‘남은 것을 어떻게 활용 해보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어차피 살아가는 인생길에서 누구에게든지 주어지는 것이 거의 비슷비슷한데 그다지 놀랍고 어려운 일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물론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낫다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어떤 큰일이 터졌을 때 잠깐 놀람에 생각이 깊이들이지만 그대로 주저앉지 않는다. 곧바로 일어서 수습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어떻게 하면 다시 해볼까?’라는 생각으로 마음이 바뀐다. 


우리 언니 오빠 형제들의 사고방식이 거의 비슷하다. 우리 형제는 엄청 긍정적이고 진취적이다. 그리고 잘못된 것을 남을 탓하거나 남에게 돌리지 않는다. ‘지금 상태가 이러니까 뭘 다시 보충해야 만족할 만한 결과를 가져볼까?’ 생각해보고 연구한다. 그래서인지 어릴 적 우리 형제들을 보면서 우리 주위에서 우리를 살펴보던 이웃이나 친지들은 쟤들(우리 형제들)은 사막에 갖다 놓아도 살아남을 애들이라는 과잉 칭찬을 들었던 적이 아주 많다.

그리고 우리 형제들은 노력형이다.


절대로 공짜를 바라거나 요행을 바라지 않는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결과를 얻는다. 시간이 되면 이웃을 위한 일들에 앞장서서 돕는다.

어쩌면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셨고 한의사였던 외할아버지의 이웃을 향한 선행의 유전자를 아주 많이 받은듯하다. 이렇게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나의 삶을 다른 노선으로 이탈하게 만들려고 한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도 6년씩이나 끈질기게 사람을 놀라게 하고 겁을 주고 겁박하며 매달 편지를 보내어 마음을 어지럽게 한 일이 있었다.


지금부터 6년 전 어느 날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찾기 전 잠시 집에 머무르던 아들과 내가 화단에서 꽃을 매만지고 있던 토요일 날 아침 11시 20분쯤 별안간 집 뒤쪽에서 시커먼 그을림이 올라오더니 잠시 후 그을림이 집 뒷벽 담에서 커다란 불길이 치솟기 시작하며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아래층(지하 방) 벽에서 타고 올라오는 불길은 이미 옆으로 번지며 활활 타오르기 시작하자마자 집에서 3분 거리에 있는 소방서에서 불자동차 3대가 달여오자마자 조금 먼 지역에서도 달려온 소방차 4대 소방차 거의 7분 만에 우리 집에 도착해 세찬 물길로 불길을 잡아버렸었다.


우리 집은 컬티샥집이다.

작은단지 안에 집들이 있어서 서로가 너무나 잘 알고 지내니 이웃 사람들은 혹시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이미 자기 집 정원의 호스를 들고 불을 끄려고 준비 중인 상태에서 소방차 7대가 순식간에 불을 진화 해버렸다. 불난 지 10여분 만에 불길이 잡히고 그날부터 우리 가족은 집 근처의 호텔에서 머무르게 되면서 거의 일 년간을 집을 떠나 생활하였다. 보험회사와 우리가 사는 소방서에서 불이 난 가게임을 조사하는 데 거의 3개월이 걸린 듯하다. 결론은 전기선 합선으로 불이 난 것이었다. 


불이 나기 며칠 전부터 자주 전기가 나가고 커피포트 물을 올려놓아도 전기가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고 TV도 꺼졌다가 다시 켜지고는 해서 ‘이건 웬 조화?’라고 생각하면서도 동네에 공사가 있나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이날 전기 힘이 센 세탁기를 돌리자마자 불길이 솟아올랐다. 원인은 며칠 전부터 집 밖의 벽을 새로 교체하느라 벽을 뜯어내고 다른 판자를 다시 대는 과정에서 못을 박았는데 그 못이 전기가 지나가고 있던 선을 살짝 닿게 되면서 방전이 돼 부리나케 된 것이었다.


 빠른 시간에 불자동차가 7대가 와서 불을 순식간에 진압했지만, 작은단지 안에 살면서 어쩌다 생긴 진풍경(?)에 동네 사람들 거의 모두가 밖으로나 와있던 사람들에게 나는 모자를 돌리며 공짜로 불구경 실컷 했으니, 돈을 내야 한다면서 돈을 내라고 했더니 모두 불난 집은 더 잘된다면서 불난 것을 축하해주며 웃어대기도 했다. 불이 난 후 이틀째 어찌 알았는지 어느 멋지게 잘 차려입은 중년의 미국 남자가 아주 정중한 예를 갖추며 이웃 가정에 불이 나서 가슴이 아프다며 혹시라도 도울 일이 있을 것 같다며 멋진 명함을 우리에게 주고 갔다. 이분 말씀이 이웃끼리 서로도 와야지요! 


어떻게 우리 집에 불이 난 것을 알게 되었느냐고 물어보니 자기네들이 건축회사를 운영하는데 소방서에서 자기네 회사로 연락이 와서 알게 되었노라며 염려 마시라며 우리가 이전의 집 상태보다 훨씬 집을 제대로 수리해서 멋진 집으로 만들어 놓겠다며…

우리도 이런 일이 처음이고 또 비슷한 경험도 없던 터라 이분들의 엄청난 고급스러운 호의에 서류를 읽어보고는 집수리(리모델링)를 맡겼었다. 그런데 이분들이 보험회사에서 다 커버해준다고 염려 말라고 하더니 공사라고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불이 난 상태에서 고쳐야 할 것이 많다고 우리 가족에게 스트레스를 주면서 돈을 더 요구하기 시작했고 불 난 집에 있던 옷은 입을 수가 없다면서 집 안에 있던 모든 옷은 이불, 옷감들은 다 자기네하고 


연결돼 있던 세탁소로 가지고 가 세탁하겠다고 해서 우리는 안 입는 옷도 있고 또 그렇게 세탁을 안 해도 물에 빨아도 된다고 하면서 하지 말라고 했는데 절대로 그럴 필요가 없다고 얘기를 했는데도 이 보험사기꾼들은 집 안에 있던 옷들이나 이불 그리고 헝겊 조각까지 다 자기들이 운영하는 세탁소로 들고 가 물건 세탁하는 데에만 7만 불을 보험회사에 청구해서 받아낸 것을 알게 된 내가 결국은 이 건설에서 회사에서 나온 여자하고 또 우리 보험회사 직원하고 짜고서 (합작한 것을 느끼게 되었다) 한바탕의 말씨름을 벌이고 난 후 이들은 이미 보험회사에서 일하는 직원을 꼬드겨서(아니면 미리 작당을 해오면서 일을 해온 듯) 얼마간


의 돈을 쥐여주고는 자기들이 두 달 만에 12만 불을 청구해서 날라버린 것이었다. 공사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이 업체는 거의 세탁물 그리고 공사대금까지 12만 불을 보험사에서 받아 도주를 해버렸다. 의심스러운 보험회사직원은 이미 다른 회사로 떠나버리고 이들은 작당하고 두 달 만에 슬쩍 12만 불을 들고 떠나가 버렸다. 이 건축회사가 있던 사무실로 찾아 가보니 이들 작당이 임시로 빌려 쓰는 사무실이었고 이미 돈 12만 불을 들고 어디론가 튀어버렸다. 


이 과정에서 보험담당자가 바뀌고 우리는 또 있는 돈 없는 돈 다 끄집어내어 집을 고쳐줄 사람을 기다리던 중(이때까지 우리 가족들은 호텔에 머무르면서) 그때 어느 한인 단체에서 “장”으로 있던 사람이 나에게 자기네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영어와 한국말이 편한 분이 일주일이 4시간씩만 와서 일해주면 정말로 자기네가 하려는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가 있다며 나에게 해주기만 하면 꼭 적절한 결제도 주겠다며 사정사정해서 그곳에 가보게 되었는데 물론 풀타임으로 일하는 내가 필요한 것은 적절한 4시간의 페이보다는 하려는 일들


이 교민들에게 유익할 것 같아서 바쁜 시간을 쪼개어 아침 일찍이 사무실 일을 시작하고 3시쯤 일을 마친 후 40분을 달려서 그곳으로 내려가 일들에 도움이 되고자 했는데 그 단체에서는 나에게 일전 한 푼도 지급하지 않고 나에게 사정해가며 사무실도 구경시켜주고 페이도 하겠다던 그 만나면 안 될 사람인 두 번째 공사판의 주인공을 만나게 되었다.

두 번째 이판사판 공사판 주인공은 자기는 집 공사를 잘하기로 유명한 사람이라며(이때라도 이 주인공에 대해서 알아보았다면 이판사판 공사판 주인공님이 집 문제로 소송이 몇 개 걸린 것을 알 수가 있었는데 너무 늦게 알게 되었었으니 정말 이판사판 공사판 주인공을 선택했던 나의 무지함에 머리를 벽에 들이받고 싶어졌었다. 두 번째 공사판 주인공님은 본인이 어느 교회도 거의 다지었고 어려운 집들 공사를 성공적으로 잘했노라며 우리 집을 자기가 제대로 고쳐놓겠다며 우리 집으로 가보 자구하더니 그날로 계약서를 가지고 와서는 집을 수리하는데 9만 불에 계약하잔다.


6년 전 이야기이다.

집 전체가 탄 것이 아니고 아래층 뒤쪽 벽을 타고 뒷벽이 타면서 그슬려도 일단은 전기선은 다 새로 해야 하고 벽도 새로 하고 등등 아무튼 우리는 있는 돈 없는 돈 쌈짓돈 다 털어내 9만 불을 마련해 집을 고치게 되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공사 시작할 돈 6만5000달러라고 해서 돈을 준 지 3달도 넘어도 두 번째 주인공님이 연락도 안 하고 나타나지도 않아서 우리는 애가 탈 지경이었다. 아하! 


늦게 알게 된 사실은 이 시간에 이 두 번째 이판사판 공사판 주인공님이 이미 어떤 분(내가 나중에 이분들을 직접 만나서 경위를 들어보니 거의 우리 집 상자하고 비슷했다. 비즈니스 공사를 엉망으로 해놓아 이미 법적인 소송에 걸려있었는데 이 사실을 늦게 알게 되었으니….


돈 6만5천 불을 받아서 재료 사서 고친다고 하더니 아예 나타나지 않기를 두 달째 집안 마룻바닥이 먼저라며 마룻바닥을 아래층만 칠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돈을 지급했는데 뜬금없이 아래층 위층을 다 칠해놓았다며 돈을 더 달라는데 돈이 더 들어갔으니 돈을 더 달란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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