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칼럼] 모스크바 목회자 세미나 (10/31/2011) (6)

전문가 칼럼

[나은혜칼럼] 모스크바 목회자 세미나 (10/31/2011) (6)

새벽 5시에 깨어 기도하고 어제의 일지를 쓰다. 아침 식사를 하는데 눈물, 콧물이 계속 나서 정신이 없는 것이 아마 피곤해서인가보다. 김 목사님께서 좋지 않은 자세로 글을 써서 그렇다고 하시고 기도해 주시다. 10시 넘어 교회로 오니 러시아 목사님들이 문밖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오늘은 러시아 목회자 부부 세미나를 하는데 요즘 러시아 목사님들이 한국에서 목사님이 오셔서 세미나를 한다고 하면 안 오는데 남편이 온다고 하면 모인다고 하고, 많은 사람이 남편과 잘 안다고 하는 것은 남편이 16차례나 다녔기 때문이고 나는 처음이라 찾아와서 인사를 하는데 눈물, 콧물이 나서 정신이 없다. 


예전에는 김 목사님이 신학교를 오래 하셔서 많은 목사님을 배출하셨는데 암에 걸리신 후에 못 하시게 되었고 지금은 러시아에 신학교가 많이 생겼고 재정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그만하게 되었고 암을 기도로 고치신 후에 지금은 사방에서 신유 집회 요청을 하셔서 다니시기에 바쁘시니 너무 감사하다. 목회하는 바쁜 목사님들이 이렇게 모이신 것이 너무 감사한데 돌아가신 이소영 목사님께서 운영하시는 교회와 신학교를 담당하시는 허발렌틴 목사님도 오셔서 나는 처음 만나는 고로 인사를 나누다. 


11시부터 5시까지 진지한 강의를 하고 중간에 점심식사를 하는데 사모님이 러시아식 닭국을 끓이고 김치를 내놓으니 러시아 목사님들이 너무 잘 드시고 어떤 목사님은 김치를 더 달라고 하고 너무 잘 드셔서 "김치를 먹으러 왔나 보다!"라고 할 정도이다. 나도 여러 사람이 같이 먹는 식사가 이렇게 맛이 있을 수가 없다. 집에서는 이렇게 맛있게 먹지 않는 김치가 여기서는 너무 맛이 있다. 사모님은 내일 점심 식사를 소고깃국으로 하신다고 구수한 소고깃국을 끓이신다. 오늘은 교회사무실 구석에서 잠을 많이 자다. 잠을 자니 눈물, 콧물 나는 것이 좋아지다. 


저녁은 백학 한국식당에서 산채비빔밥, 감자탕, 쌈밥, 떡만두국 등으로 왈로자 목사님 내외분도 초청해서 여덟 사람이 맛있게 들었는데 남편이 식사를 대접했다. 한국식당이 깨끗하고 비싼 만큼 고급이고 맛이 있었다. 식당에서 집으로 돌아오며 크렘린궁과 볼쇼이 극장, 붉은 광장에 있는 정교회 앞에 가서 나만 내려서 사진을 찍다. 모스크바의 밤 번쩍이는 야경이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저 크렘린궁에서 무서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서 음흉하고 잘 알 수 없는 사람을 크렘린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고 한다. 늦은 시간에 너무 맛있게 잘 먹어서 몸은 오히려 힘이 든 것 같다. 앞으로는 절대로 과식하지 않고 절제를 잘해야 하겠다고 결심하고 편안한 잠자리에 들다.


11월 1일(화)/둘째 날 목회자 세미나/서커스(류다)

둘째 날 강의. 어제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여서 뜨거운 열기로 강의를 듣고 기뻐하다. 시온교회의 영어도 잘하시는 추팍이라는 신학박사 목사님 부부가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라고 러시아어로 쓴 액자를 주시며 교회사무실에 붙여 놓으라고 하면서 감사 봉투도 하나 주셔서 기념으로 같이 사진을 찍다. 오늘 점심은 러시아식 소고깃국에 돼지고기를 넣고 끓인 김치찌개와 에드워드 사모님 라이샤가 비트 사라다와 다시마 무침을 가지고 오셔서 모두 맛있게 들다. 


강류다 교수가 어제도 오늘도 와서 반갑게 만나고 강의도 듣고 오늘 서커스에 가라고 1,500 루블 짜리 티켓을 4장이나 사 와서 저녁 7시에 가라고 주다. 20년 전에는 1불 하던 것이 이렇게나 값이 오르고 좋은 자리라서 더 비싸다고 하다. 김 목사님이 이 돈이면 강류다 씨에게는 아주 큰 돈으로 정성껏 대접하는 것이라고 하시는데 류다 씨에게 너무 미안하다. 


류다 씨는 영어를 잘하시는 교수로 혼자 미국 우리 집에 찾아오셔서 내가 비싼 금반지도 선물로 드렸고 관광도 하고 좋은 선물도 넘치게 받고 가셨는데 그 고마움을 표현하시려는 것이다. 5시에 강의가 끝나고 단체 사진을 찍고 모두 가시고 난 후에 모두 배가 부르다고 저녁을 안 드시겠다고 해서 나만 부엌에 가서 조금 남은 파김치와 김 가루에 밥을 비벼서 저녁 식사를 하다. 밤 10시가 넘어 저녁을 먹을 텐데 그때 먹는 것보다 지금 조금 먹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서 먹다. 


6시에 차로 극장에 가는데 차가 막혀서 중간에 김 사모님만 빼고 네 사람이 내려서 지하철을 타고 서커스 극장으로 가는데 지하철을 갈아타고 오르고 내리고 걷고 너무 힘이 들지만, 결사적으로 따라가다. 7시에 시작하는데 10분이 지나서 들어가서 겉옷을 맡기고 한가운데 좋은 자리에 앉다. 큰 서커스장이 어른들과 아이들로 거의 꽉 차다. 그네타기, 줄타기, 코끼리 쇼 등 볼만하다. 중간에 15분 쉬는 동안에 사람들이 식사도 하고 호랑이하고 사진도 찍고 간식도 사 먹는데 우리는 팝콘을 사 먹었다. 


다시 시작해서 9시 35분에 끝나고 그 많은 사람이 다 오버코트를 찾아 입고 밖으로 나오니 사모님이 차를 가지고 오셔서 집으로 오다. 모두 배가 너무 고프다고 10시 30분에 라면을 끓여 다들 식사를 하는데 나만 안 먹고 김 권사님이 한국에서 가지고 오신 족욕 기계에 발을 담그고 오늘의 일지를 쓰다. 타코마 교회에서 박 집사님 남편 렌시오니 씨가 돌아가셔서 우리가 가면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장례식을 하게 될 것 같다. 빨리 교회로 돌아가서 반갑게 성도님들을 만나고 샤워도 하고 편안하게 집에서 쉬고 싶다. 


선교지에서 목사님과 사모님들께 너무 사랑을 많이 받고 또 많은 것을 보고 체험하고 돌아간다. 오늘 편히 쉬고 내일 하루를 보내고 이제 돌아가리라.

11월 2일 (수)/바실리성당, 크렘린궁/궁전공원/짜리찌노 하나님의 교회

새벽에 일찍 깨어 기도하고 망설이다가 샤워를 하니 시원하다. 아침 식사를 빵으로 하고 목사님과 사모님과 권사님이 다 볼일들을 보러 잠깐 나가시고 남편과 둘이 성경도 읽고 인터넷도 하다. 12시에 교회로 가서 어제 남은 밥과 국과 김치찌개 등으로 성대한 오찬을 하다. 


미국에서 오신 손님들을 정성껏 대접했더니, 그분이 미국에 돌아가서는 김바울 목사님이 너무 잘해 먹는다고 비평을 했다고 하신다. 오늘 이렇게 교회에서 어제 먹다 남은 것들을 먹자고 내가 제안했는데 권사님이 한국에서 가지고 오신 파김치와 김 가루가 너무 맛있고, 우리가 가지고 온 밑반찬들로 다 같이 먹으니 너무 맛있다. 오늘 아침에 따냐 집사님이 Aeroflot 비행기회사에 가서 왜 비행기 표가 취소되었느냐고 따지니 환불은 못 해주고 택스만 주겠다고 해서 6,200루블(200불)을 받아 오다. 


남편이 통역으로 수고한 따냐 집사님에게 100불을 감사로 드리다. 남편은 나의 것은 하나도 없고 모두 주님의 것이니 주님께서 다 갚아주시고 어떻게 하나 시험하신다고 하다. 너무 속이 상하지만 나만 손해니 나도 잊기로 애쓰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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