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목회계사] 신 대서양헌장과 중국 18 (푸틴)

전문가 칼럼

[안상목회계사] 신 대서양헌장과 중국 18 (푸틴)

2023년 6월의 러시아 헌법과 본토 중국 헌법을 고려하여 러시아, 푸틴, 시진핑, 본토 중국 사이의 관계를 표시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1) 러시아 = 러시아 헌법

(2) 푸틴

(3) 시진핑 = 본토 중국의 헌법 = 본토 중국

그 국가가 어떤 국가인지 알려면 먼저 그 헌법을 본 다음 현재 그 국가가 헌법대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러시아의 경우, 헌법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듯 되어 있지만 실지로는 인권이 탄압되는 독재국가다. 민주국가의 기본인 견제 체제가 부실하여 권력이 한 사람에게만 집중되어 있고, 내부고발제도가 없으므로 부패 척결은 불가능이다.


일국의 부패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하여 실컷 구경할 수 있었다. 공격 군대가 들고 다니는 군사지도는 30년 전의 지도였다. 상비 의약품 상자에는 곰팡이가 한가득 들어 있었다. 탱크를 추가 투입하라는 명령을 받은 탱크 창고 책임자는 제대로 된 탱크를 내놓지 못하고 자결했다. 미사일의 부품이 불량하여 목표와 다른 곳으로 갔다. 군용기가 부실하여 이륙하다가 건물을 들이받고 폭발했다. 이런 예는 수도 없이 많다.


이러한 문제가 개전 초부터 드러났고, 그래서 나토의 눈에는 우크라이나의 승산이 뚜렷이 보였다. 승산이 뚜렷해지자, 칼럼 752호에서 소개된 Lend-Lease Act가 제정되었다. 그 법이 발효되는 순간 이미 전쟁의 승패는 결정된 것이다.

독재자는 국민의 적이다. 그 둘을 한 덩어리로 보고 독재자를 지원하면 독재자가 사라진 이후에는 그 나라 국민과 멀어진다. 미국은 필리핀과 마르코스(현재 대통령의 부친)를 한 덩어리로 보고 지원했으나, 마르코스가 축출된 후 미군도 필리핀으로부터 축출당했다. 


미국은 이란과 국왕 팔레비를 한 덩어리로 보고 지원했으나, 팔레비가 쫓겨난 후 오랫동안 이란 국민의 적대감을 샀다. 본토 중국을 대표하는 시진핑은 러시아와 푸틴을 한 덩어리로 보았는지, 우크라이나 전쟁 동안 줄곧 러시아를 지원해 왔다. 따라서, 푸틴이 권좌를 읽는 순간부터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는 멀어지게 된다. 러시아의 경우, 독재자가 국민의 적이라는 사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밝혀지고 있다. 이 전쟁에서 러시아의 패색이 짙어지자, 전투에 참여한 여러 가지 세력 사이에 갈등이 일어났다. 


누군가는 패전의 책임을 져야 하고, 모두가 그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갈등은 일선의 용병부대와 러시아 정규군 사이에서 시작되었다. 2023년 들어 용병대장은 자주 “국방부가 탄약을 보내주지 않는다”라고 불평해 왔는데, 그 불평의 수위는 점점 올라가 “국방부 장관이 살이 찌는 동안 나의 병사들은 죽어갔다”라는 폭언에까지 이르렀다. 6월 들어서는 “러시아는 이 전쟁에서 패배할 것이며, 이 전쟁으로 인하여 러시아 자체가 무너질 것이다”라고 절규했다. 이쯤 되면 반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수많은 사람이 예견했으나, 푸틴만은 그 가능성을 모르고 있었다.


급기야, 6월 23일 금요일에는 그 용병대가 반란을 일으키며 러시아 남부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모스크바를 향해 북진했다. 용병대장은 그 행동을 “반란이 아니라 잃어버린 정의를 찾기 위한 행군”이라 규정하는 한편 “이 전쟁은 국방부 장관의 개인적인 영웅심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 주장했다. 그렇다면, 정의를 찾는다는 것은 (잘못된) 전쟁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뜻이 된다.


용병대가 단 하루에 근 1,000km의 고속도로를 행군하는 동안, 방위부대의 저항은 거의 없고 오히려 합류자들은 더러 있었다. 그러다가 돌연 어떤 협상이 일어났고, 용병대는 행군을 중단하고 용병대장은 종적을 감추었다. 패배할 수밖에 없는 전쟁터에서 제일 먼저 벗어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용병대장의 외침을 듣고 행보를 본 러시아 국민은 자연스럽게 부패와 패전을 연결해 생각하게 되고, 그 부패의 본체는 국방부 장관이 아니라 푸틴임을 알게 된다. 


독재자는 이런 식으로 민중과 멀어지고, 그 결말은 실권이다.

시진핑은 푸틴을 도와 전쟁을 더 오래가게 했고, 그래서 더 큰 손해를 러시아 국민이 배상하게 했다. 이 글 초두에 제시된 (3) 은 (2) 와 너무 가까이했다. 그 결과는 (1) 과 (2) 가 멀어지는 것만큼 (1) 과 (3) 도 멀어지는 것이다.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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