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영칼럼] 주어진 몫
사람이 원하는 것이 많다 보면 딱 제 몫을 해야 하는데 그 이상이 되어 오히려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한편 제 몫은 알아서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남에게 그 몫이 돌아가는 무책임한 일도 생긴다. 나에게 주어진 일을 어떻게 잘 사용할까의 결정은 결국 내 몫이다. 주어진 몫에 불평 불만 없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가장 행복하고 강한 사람이다.
어떤 이는 가장 최악의 사람은 제 몫은 못 하면서 남의 몫에 이래라저래라 잣대질하며 참견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제 몫이 아닌 것을 탐내지 않고, 제 몫만을 있는 그대로 성실히 수행할 때 비로소 삶이 아름답고 평화스러워진다. 남의 몫까지도 아니고 오로지 제 몫만 하라는데 이처럼 쉬운 일이 어디 있을까도 싶지만 우리는 자신만이 특별한 존재로 관심받고 중심에 서길 원하기 때문에 제 몫이 아닌 일에 더 집중할 때가 많다.
남의 몫까지 원한다고 해도 원하는 대로 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가족 구성원에게서의 부모의 몫, 자식의 몫이 있듯이 각자 주어진 자리에 최선을 다하는 실천이 중요하다. 또한, 제 몫을 다했음에도 남의 몫까지 떠안으려는 사람은 인생이 힘들고 더딜 것이다. 가정·사회구성원 하나하나가 각자의 몫을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따라 그 집단이 무너지지 않고 지탱이 되는 것이다.
한편 몫이라는 의무적인 역할만큼 자신이 누릴 수 있는 대가의 몫을 잘 챙기는 일도 더 중요한 일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 자만이 그에 상응한 대가 곧 권리를 누릴 수 있다. 몫을 한 만큼 권리로서의 몫이 자신에게 상호보완적으로 돌아가는 것이야말로 '완성된 몫'이다.
내 몫을 다하지 못하면 대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당연한 정의이지만 요즘엔 그렇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나 또한 주어진 제 몫을 다하지 못하면서 권리로서의 몫만 추구하려고 하는 건 아닌지 혹은 내 몫에 남의 몫까지 실행하려는 욕심 때문에 불평불만이 쌓여가는 건 아닌지 깊이 성찰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