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칼럼] “그룹 모임”

전문가 칼럼

[정병국칼럼] “그룹 모임”

미국에서 50여 년을 살다 보니 미국 사람도 아니고 한국 사람도 아닌 얼치기 인생을 살아오고 있다. 사회 활동과 직장 생활을 주로 미국에서 한 셈이다. 1971년도에 미국(괌)에 현지 미국 법인 건설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미국 땅에 도착했다. 짧은 영어 실력으로 미국 현지 공무원들을 만나 일을 하자니 겁이 나고 힘이 들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일을 맡길 수도 없어서 직접 미국 관공서를 드나들면서 사업 면허증을 받아냈다.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일인데 용감하게 회사를 설립하고 공사를 발주할 수 있도록 마무리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참으로 용감한 사나이였다. 현대건설(주) 무역부에서 일을 했는데 주로 외국과의 업무를 담당하여 미국과 영국, 일본을 자주 드나들었고 그 덕에 영어 회화를 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지금 이만큼 영어를 하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미국 사람들과 회의하는 모임에 나가면 별로 질문을 하지 않고 그냥 듣는 데만 열중한다. 


괌에서 건설회사를 운영할 때 주로 미 해군 공사를 했는데 공사를 딴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영어를 유창하게 해야 하는데 그게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무사히 공사를 끝내고 완공 증명서를 받으면 가슴이 후련하고 큰 상장을 받은 것 이상으로 흡족했다. 그 시절에 미 해군들과 매일 만나서 공사 감독을 하고 그들과 지낸 것이 지금 큰 덕을 보고 있다. 지금도 미국인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완전하지는 못하지만…. 


그 시절에 미 해군들과 만나 이야기한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리고 14살 때 혼자 서울로 올라와서 미국 신부님의 하우스 보이를 하면서 영어 회화를 많이 배웠다. 나는 미국 신부님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는데 그때 그분과 나눈 이야기들이 영어 회화에 많은 도움이 되었고 엉터리 영어가 아닌 제대로 된 영어 회화를 터득한 셈이다. 


그 덕에 학창 시절에 영어는 항상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고 영어로 된 원서를 다른 친구들보다 쉽게 이해하고 터득할 수가 있었다. 어떤 때는 교수님이 나더러 영어를 가르치라고도 했다. 시골에서 어렸을 적의 글방에 다니면서 한문을 익힌 것이 또한 큰 도움이 되었고 그래서 비교적 쉽게 대학과 대학원에서 학점을 따고 졸업을 할 수가 있었다. 졸업 후에 교편생활을 5년간 했는데 그때도 별로 어려움 없이 영어를 가르쳤다. 


그 후에 현대건설 간부 사원으로 들어가 무역부에서 일을 할 때도 영어 덕을 크게 봤다. 지금 내 나이에 미국에서 살면서 그룹 모임에 나가 별로 거침없이 미국에서 공부한 젊은이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것도 그 덕분이다. 그러나 지금도 영어는 유창하지 못하다. 영어는 배울수록 어렵다고 하더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영어는 웃으며 시작하여 울면서 나오고 독일어는 울면서 시작하여 웃으면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독일어는 처음에는 딱딱하고 발음이 강해서 어려운데 배워 갈수록 쉽다는 말이 있다. 어쨌거나 50여 년을 미국에서 살면서 지금도 요즘 젊은이들과 모임에서 만나면 내가 한참 뒤진 실감할 수가 있다. 그래도 내 나이에 그만하면 대단하다고 남들이 말하지만…. 어제부터 이틀간 금연 프로그램 모임에 참석하여 젊은이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프로그램을 끝냈다. 


아내도 함께 회의에 참석했는데 회화와 이해성은 나보다 나은 것 같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20여 명의 그룹 모임에서 내가 가장 나이가 많은 것 갚았다. 그래도 그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강사의 설명을 이해할 수 있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이 다행이다. 미국에서 살면서 많은 세미나와 강연을 들었고 때로는 질의응답도 했다. 


오늘 금연 모임에서 1997년부터 이 모임에 참석한 나에게 APICAT(아시아 퍼시픽 섬나라들의 금연 연맹) 특별한 인사와 대우를 받았다. 나는 이 모임의 시초부터 지금까지 25년간을 한국인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제 젊고 능력이 많은 한국계 여성이 몇 해 전에 새 멤버로 들어왔고 그분이 한국 사회를 대표하여 새로운 APICAT 대표로 수고할 것이다. 


그동안 1997년부터 이 모임을 이끌어온 여성은 새해부터 이사로 이 단체를 위해 일할 것이다. 미국에는 비영리 단체가 많은데 APICAT은 워싱턴 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단체이며 지금까지 활발하게 금연 프로그램을 잘해 온 단체이기도 하다. 앞으로 새 회장단에게 더 큰 기대를 해본다. 어떤 단체든지 수장을 잘 만나야 발전하고 활동도 활발해진다. 앞으로 새 회장단에 거는 기대가 크며 동시에 더욱더 활동적이고 결실이 풍부한 단체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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