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목회계사] 디리스킹 (De-risking)

전문가 칼럼

[안상목회계사] 디리스킹 (De-risking)

2023년 9월 19일 유엔총회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인물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었다. 연설에서 그는, 자유세계의 적극적 지원 부족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당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땅과 사람과 자원을 이용하여 자유세계를 침략할 무기로 삼을 것이라고 했고, 그의 발언은 미국의 모든 언론기관에서 시끌벅적한 화제가 되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속에는 수많은 화제가 있었다. 그중 중국 관계 발언의 일부를 본다. When it comes to China, I want to be clear and consistent. We seek to responsibly manage the competition between our countries so it does not tip into conflict. I have said we are for de-risking, not decoupling with China. We will push back on aggression and intimidation and defend the rules of the road, from freedom of navigation to overflight to a level economic playing field that have helped safeguard security and prosperity for decades. 중국에 관해서, 명확하고 일관성 있게 말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며, 경쟁이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는 중국과의 위험 감소(디리스킹)를 지지하며, 중국과의 분리(디커플링)는 지지하지 않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우리는 공격성과 위협에 대해 반발하며, 항해의 자유, 자유로운 비행 그리고 경제에서의 평평한 운동장 등 지난 수십 년 동안 안전과 번영을 지켜온 국제 규칙을 방어할 것입니다.


줄 친 “평평한 운동장”이란, 흔히 말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의 반대 개념이다. 축구 시합에서 운동장이 한쪽 골대 쪽으로 이울어져 있다면, 아래쪽에 골대를 둔 팀은 힘든 경기를 치러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말은 경제의 운동장이 평평하도록 노력해 왔다는 뜻이다. 운동장이 평평하다는 것은, 예를 들어 한 쪽이 낮은 관세를 유지하면 반대쪽도 그렇게 한다는 말이다. 미국은 남의 기술을 훔쳐 가지 못하도록 만드는 법이 엄한데 만일 중국은 그렇지 않다면, 거기에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만들어진다. 


중국에 투자한 외국 기업은 때때로 중국 정부로부터 처음부터 공개되지 않았던 제재를 받는다. 운동장이 이처럼 기울어지면, 미국은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것이 디리스킹이다. 반면, 트럼프는 자주 “미국은 일자리를 중국으로 수출했다”라는 등의 말을 해서 중국과의 무역관계 자체를 부정적으로 표현했다. 그것은 중국과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말이다. 만일 중국이 계속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낸다면, 결국 디리스킹은 디커플링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한 결과가 나온다면, 바이든의 방식은 “명분 있는 단절”이 된다. 반면, 트럼프의 방식은 명분에 관한 수식이 없는, 그냥 “단절”이 된다. 만일 중국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에 성의 있게 협조한다면, 바이든의 방식은 중국과의 유대관계를 계속하게 되고, 트럼프의 방식은 “명분 없는 단절”로 가게 된다.


중국이 이것을 곱게 받아들이면 새로운 발전을 시작할 수 있다. 중국이 받아들여야 할 도덕적 이유는 다양하다. 그 많은 이유는 "미국이 힘들여 만든 문명의 플랫폼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로 요약된다. 미국의 모든 특허는 20년 후에는 아무나 사용할 수 있는 무료 기술이 된다. 중국은 1990년대에 미국의 중고 컴퓨터를 빗자루로 쓸듯이 쓸어 담아 가지고 갔다. 동시에, 미국의 특허청(PTO)에서 관계 기술을 복사해 갔다. 중고 컴퓨터를 분해하여 컴퓨터에 관련된 모든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 


기술을 배우고 기계를 만드는 데는 추가의 노력이 들어가지만, 기술 자체는 공짜로 가져간 것이다. 미국에 많은 중고 컴퓨터가 남아돌게 된 것은 주로 IBM의 공헌 덕분이었다. 1980년대에 IBM은 개인용 컴퓨터를 디자인한 후 그 기술을 공개하여 아무나 IBM 클론을 만들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조치가 모범이 되어, 1990년대에 www 방식을 개발한 사람은 그 기술을 공짜로 공개하여 경이로운 인터넷 시대를 앞당기는 데 공헌했다. 


저러한 기술적 바탕과 법적 제도와 상관습 등을 합하여 문명의 플랫폼이라 부를 수 있다. 그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 그것이 중국이 새롭게 시작해야 할 출발점이다. 디리스킹이란 말의 (바이든은 말하기 난감한) 진정한 뜻은 “반성 기회를 준다”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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