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우리 집에 새로 이사 오는 가족분들에게 (2)

전문가 칼럼

[레지나칼럼] 우리 집에 새로 이사 오는 가족분들에게 (2)

<지난 호에 이어>

멋지기는 하지만 연료 손실이 많은 집 뒷마당과 연결해있는 프렌치 도어를 떼어서 비영리단체에 기부하고 방열이 되는 페티오 도어들로 바꾸고 집안 전체를 환하게 하려고 페인트를 밝은 회색으로 벽을 칠하고 천장은 재스민 색채로 톤을 주었더니 집안이 따뜻하고 밝아 보이며 우아하기까지 했다.


집을 고치는 동안 우리 가족은 이 집으로 매일 출근하면서 집이 몇 채나 들어갈 수 있는 뒷마당(동산수준)을 살펴보며 한가지씩 나무와 꽃을 심기 시작을 했다. 우리가 현재에 사는 집하고 같은 종류의 나무로 분가해서 하나씩 옮기기도 하고 더러는 꽃 전문집을 찾아가 특별한 꽃들을 사다가 심기도 했다. 꽃을 많이 좋아하는 나는 30여 년 동안 사는 집에 100여 가지의 꽃과 나무들을 심었었다. 우리 집 정원의 꽃들은 계절마다 활짝 피어서 뒷마당 정원을 걷다 보면 꽃향기와 꽃들이 우리를 반겨주는 듯한 모습이었었다. 


집안 정원에는 수많은 종류의 꽃들과 나무들로 아침에는 새들이 모여들어 지저귀고 낮에는 동네의 다람쥐들이 놀러와 이곳저곳 살피며 돌아다니고 가끔은 너구리 일당들이 몰래 찾아와 집 뒷마당 정원 가운데 있는 우리 집 작은 연못에 있는 금붕어들을 호시탐탐 노리기도 했었는데 어느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 우리 가족이 방 안에 있었어도 빗소리에 밖의 소리가 전혀 안 들리는 그날 밤에 너구리 일당들이 우리 집 뒷마당 작은 연못에 살고 있던 13마리의 금붕어들 (우리하고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살던 금붕어 가족들을 다 잡아먹어 버렸었다. 물론 연못에 있던 연꽃들을 다 헤쳐내고서….)


금붕어들은 우리 집에 연못에 산 지가 13년이나 되어서 크기들이 내 손바닥만 하게 자랐었다.

너구리들이 금붕어들을 다 잡아먹고 난 후에는 한동안 금붕어를 키우기가 싫어서 연못을 그냥 비워두었었다. 집 정원에는 블루베리 부시가 14그루가 있는데 여름이면 알이 굵고 단맛이 강한 블루베리들이 그야말로 보석처럼 주렁주렁 열리고는 해서 여름에는 우리는 이웃을 초대해서 블루베리 파티를 하고 우리 집 옆집에는 토마토가 아주 많이 열려서 서로 바꾸어먹기도 하고 블루베리 파이도 만들고 신선한 토마토를 가지고 병조림으로 토마토 주스를 만들어놓기도 했다.


집 정원에는 라벤더가 11그루가 피고는 했는데 여름이면 보랏빛 작은 꽃들과 향기가 우리 집 가까이에 오면 라벤더의 향기 아로마가 집 주위에 퍼지고는 하였다. 8월 말이면 우리는 라벤더를 수확하여서 꽃씨를 털어내어 말려서 차로 만들기도 하고 라벤더 베개나 파우치도 만들어 이웃들이나 친지들에게 선물하기도 했었다. 라벤더 시럽도 만들어 예쁜 병에 담아놓고 한겨울 비가 부슬부슬 내릴 때 라벤더 시럽을 이탈리안 소다와 섞어서 럼주를 한 방울 떨어뜨려 마시며 이탈리안 가수 보첼리의 노래를 들으면 우리 집은 더욱 아늑한 분위기가 되고는 했다.


앞마당에는 딸기를 두 종류를 심었는데 파인애플 딸기와 일반 딸기를 심었었는데 딸기들이 익어갈 때면 두 딸아이와 손자 손녀가 와서는 딸기파티 서리를 하면서 딸기를 먹느라 입가엔 딸기로 범벅을 하고는 했다. 우리 집 정원엔 아름다운 꽃들이 서로 어우러져 마치 작은 미니어쳐부처가든(빅토리아 아일랜드) 같다고 했는데  우리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우리 집 정원에 들어서면 와우! 여긴 힐링 정원이에요! 라며 감탄하였다.


나는 꽃 가꾸는 것과 책 읽기를 좋아해서 시간을 만들어서 정원에 꽃들을 다듬고 정원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책을 읽고는 하면서 즐기기도 했었다. 집 정원을 가로지르는 오솔길은 예쁜 돌을 사다가 하나씩 옮겨서 만들었는데 다 만들고 나니 내가 보아도 감탄할 만치 예쁘게 놓여서 가끔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며 껑층껑층 뛰어다니기도 하였었다. 앞마당 햇살이 밝은 곳에 자리 잡은 사과나무에서는 사과가 주렁주렁 열려서 방금 딴 사과를 입에 한입 물면 신물과 단맛이 어우러진 사과가 입안을 상큼하게 해주고는 했었다.


올해에 처음 열렸던 청포도는 맛이 얼마나 달콤한지 작은 청포도 한 알이 입안에서 톡 깨지면 청포도의 상큼한 맛에 깜짝 놀라고는 하였는데 이제 이 집을 판다고 생각하니 청포도하고의 헤어짐도 아쉬움이 들었다. 집을 팔려고 생각하고 집을 둘러보려니 공연히 마음이 심란하고 정들었던 하나하나 모든 것들과 헤어짐에 공연히 서운하고 섭섭해지며 마음이 가라앉아져 버리고는 했다. 아마도 오래된 기억, 추억들과 헤어짐에 우울해지는 듯싶다. 그래서 마음을 가다듬고 새로운 주인에게 부탁하기로 했다. 내가 즐기던, 사랑으로 가꾸던 꽃들을 나무들을 잘 돌보며 살아가면 좋겠다고….


새로운 주인에게 


안녕하세요.

우리 가족이 30여 년간 살던 이곳으로 이사 온 것을 환영합니다.

이 집에서 좀 더 예쁘게 살기 위한 팁을 드리고 갑니다.

집 입구로 들어서면 일렬로 꽃을 피우고 있는 라벤더는 매년 3월에 유기농 거름을 사다가 주고 8월 말에는 라벤더를 동그랗게 잘라주어야만 그다음 해에 라벤더가 예쁘게 핀답니다.

잘라낸 라벤더를 채로 걸러서 차로 만들어놓기도 하고 시럽도 만들어도 좋아요. 혹시라도 시럽을 만들고 싶으시면 레시피는 집 입구에 종이에 메모해두었답니다. 


또 라벤더 파우치를 만들어서 잠자기 전 베개 밑에 놓아두면 잠이 솔솔 잘 온답니다.

블루베리들 나무들에는 스타벅스 커피숍에 가시면 커피를 내리고 난 커피 찌꺼기들을 모아두는데 ㅇㅇ지역에가면 매주 내가 두 번씩 찾아가면 스타벅스 직원들이 나를 위해 모아둔 커피 찌꺼기들이 있어요. 내 가미리 이야기를 해두었으니 그곳에 가셔서 커피 찌꺼기들을 가져오셔서 블루베리 나무들에 뿌려주면 매년 블루베리가 알이 굵고 맛있게 열릴 것이에요.


매년 5월에 딸기들이 열매를 맺을 때쯤이면 딸기밭 주위에 계핏가루를 뿌려놓아 주시면 슬러그나 달팽이들이 가까이 오지를 못하고요. 연못에 금붕어를 키우시려면 연못에 반을 덮는 유리나 가시로 만든 철망을 덮어주어야 너구리들의 침입을 막을 수가 있답니다.

우리 집에서 하이웨이 405까지는 10분 운전해서 가시면 되고요. 우리 집에서 3분 거리에 있는 과일 공원에는 사과나 나무 열매들이 꽤 많이 열리고 있어요.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하시면서 과일나무도 즐기시고 그 옆을 흐르는 작은 냇가에 가시면 연어들의 이동통로라 가끔 연어들을 볼 수가 있기도 하답니다. 동네 주민들이 거의 20년 이상 사고 있는 곳이라 친해지면 가족처럼 지낼 수 있답니다. 새로운 지역에 오신 것을 환영하고 우리 가족이 30여 년 살던 집으로 이사 오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집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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