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영칼럼] 나이의 무게감
해가 바뀔 이맘때면 나이의 무게감을 느낀다.
"내가 딱 10년만 젊었어도 아니 5년만 젊었어도" 하면서 후회만 할 뿐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준비하지 않는다. 5년, 10년 전에도 매번 같은 소리였다.
십 대 들은 구속 없는 어른의 생활을 꿈꾸고, 성인이 되면 도움을 받았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결혼을 한 사람은 자식과 배우자 울타리가 없는 혼자만의 시간을 꿈꾸기도 한다.
육아 전쟁 중인 엄마는 장성한 자녀가 있는 집을 부러워하고,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는 반항하는 자녀에 한숨을 내쉰다. "어떤 옷이 엄마한테 잘 어울리니?"
50대 주부가 딸아이한테 무엇을 입을지 조언을 구한다. 엄마 나이는 아무거나 입어도 되는 거 아니냐며 건성으로 답한다. 나이의 무게를 직감하는 순간이다.
어느 누가 "아저씨", "아줌마"라고 말하면 다들 자신이 아니겠지, 생각한다고 한다.
20대에 젊고 예뻤던 몸매가 어느새 퍼진 몸매가 되어버린 시간도 함께 지내온 흔적이다.
80세 된 노인이 마라톤 코스를 완주하여 매스컴에 소개된 적이 있다.
"몸이 약해 시작한 일이 40년 동안 꾸준히 달려왔다. "고 한다. 결국 40세에 시작을 한 셈이다.
나이는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나이는 숫자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젊음이 결정짓는다고 생각하면 가는 세월도 두려움 없이 받아들인다.
사람들은 "이 나이에 무슨 일을" 하냐며 환경, 나이 등 갖가지 핑계로 안주하려고 한다.
꿈꾸었던 일을 나이 때문에 포기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건 없다. 도전의 꿈은 숫자를 이길 수 있다.
현재 지닌 나이가 내일이면 가장 부러운 나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모든 일은 나이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긍정적인 용기로 시작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이를 잊고 살기보다는 본인의 나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나이에 맞게 무게를 느끼고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그래야 적어도 나잇값 못한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 것이다.
한 살 더 먹는 무게감은 어느 누구도 달갑지는 않다.
하지만 나이의 무게는 자신을 지탱해 주는 든든한 뿌리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어제보다 더 나은 성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나이테가 굵어지는 세월의 흔적은 반드시 남는다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