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칼럼] “다시 새해를 맞이하며”

전문가 칼럼

[정병국칼럼] “다시 새해를 맞이하며”

2023년도 달랑 한 장 남은 12월 달력이 외롭게 남아있다.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나는 송년 소감을 거의 해마다 썼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난 한 해가 조금은 서글프고 힘겹게 보낸 한 해였다. 우선 코비드 19가 3년 계속 만연되면서 우리네 몸과 마음을 옥죄였다. 마음대로 친구를 만나지도 못하고 예배도 제대로 드릴 수가 없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노약자나 어린이들은 마음 놓고 모이기에는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묵은해를 보내는 이야기보다는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이 좀 희망적인 밝은 앞날 같아서 내 마음에 든다, 지난 한 해를 어느 누구도 다시 가져올 수는 없다. 그리고 지난해는 너무나 여러 가지로 버거운 한 해여서 뒤돌아보기도 싫다. 어쨌거나 2023년을 어느 누구도 다시 가져올 수는 없다. 이미 한 해가 과거 속으로 사라져 간 셈이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세월이 빨리 지나간다. 70대는 70마일로, 80대는 80마일로 지나간다고 고 김동길 교수님이 말씀하셨는데 그 말이 맞는듯하다. 창세기에 나오는 야곱의 말대로 나그네인 내 인생의 연수가 꽤 많이 찼다. 물론 야곱만큼 130살이 된 것은 아니지만 하여간 지금 세상 사람들의 나이로는 꽤 많은 셈이다. 아직도 마음은 젊고 하늘을 찌를 듯한데…….


지난 한 해도 세계 여러 나라가 갈등과 불화, 반목과 질시가 끊이지 않았고 우리네 개인 인생도 그러하였다. 우리나라는 6·25전쟁 이후 계속해서 남과 북이 적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북은 경제적으로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중동 지방에서도 계속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종교적인 갈등과 민족적 충돌이 그 원인이었고 수많은 전쟁을 치렀고 지금도 그렇게 전쟁을 하고 있다. 


인류의 비극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사상이나 종교 때문에 계속 일어나고 있다. 전쟁은 갈등과 불만이 그 원인이다. 개인적인 분쟁도 마찬가지이다. 요즘처럼 갈등이 심한 인간관계를 일찍이 겪어보지 못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어느 사회, 어느 집단을 보아도 그 속에는 강한 갈등과 불만이 도사리고 있다. 긍정적인 사고방식보다는 우선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결론부터 말하기 때문에 말을 계속 이어나갈 수가 없다. 


어떤 말을 하면 그것을 우선 긍정적인 방향으로 받아들이고 의견을 모아야 하는데 부정적인 답변부터 하니까 할 말이 없다. 할 말이 없으니 더 이상 함께 있을 수가 없다. 어쩌다가 세상이 이 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우선 나부터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수긍하는 습관을 지녀야 하겠다.


서양 사람들은 무조건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는다. 그들은 일단 끝까지 이야기를 듣고 판단을 하고 자기 생각을 말한다. 그러므로 중간에서 상대방의 이야기가 끊어지지 않는다. 참으로 좋은 태도이고 수긍이 가는 사고방식이다. 그래서 우리보다 늦게 나라들을 세웠지만 계속 강성하고 문회도 발달하고 있다. 


지금 세계의 문화와 사상은 서양에서 먼저 출발하고 있으며 발전하고 있다. 그들은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무조건 상대방의 의견을 반대하고 싸움을 걸지 않는다. 성격도 우리보다 급하지 않고 천천히, 그리고 안전하게(Slow and Steady) 상대방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그래서 다툼이 없고 서로 간의 이해와 화해 속에서 서로 도와가면서 생활한다. 그래서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서로의 의견과 창의성을 인정하므로 날로 발전하고 있다. 생활 습성이 급하지 않고 서서히 생각하며 살아가는 유형이다.

우리 동아시아 계통 사람들은 중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성격이 급하고 참을성이 부족하다. 


이제 우리나라도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므로 삶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면 좋겠다. 새해에는 지난해보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더욱 두각을 나타내고 선도하는 나라로 발돋움하기를 원하고 바란다. 우리는 이제 나이가 많아서 우리나라의 발전과 경제적인 풍요를 볼 수 없겠지만 우리 후세들은 세계를 향해 큰 깃발을 날리며 문명과 문화의 발전상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 청년들은 그 일을 잘 해낼 수가 있고 넉넉히 하게 앞날을 바라볼 수가 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갈등과 불화 속에서 살아갈 필요가 없고 서로 우애하며 이해하는 삶을 누리며 세계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 우리 젊은이들과 청소년들은 앞으로 그 일을 잘 해나갈 수가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예능과 체육면에서 이미 전 세계에 앞장서고 있다. 이제 경제와 문화면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건축 기술과 인터넷과 과학은 현재 세계에 앞장서고 있다. 이대로 나간다면 한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강성한 나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새해에는 한국이 문화와 경제에 큰 지평을 마련하고 포효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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