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 유덥은 입학 사정에서 레거시 제도를 사용하나?

전문가 칼럼

[민명기학원] 유덥은 입학 사정에서 레거시 제도를 사용하나?

우리 지역의 대부분 학교에서 시행하는 미드 윈터 브레이크가 다음 주부터 시작된다. 이때쯤에는 부모님의 상담 약속이 줄을 잇는다. 방학이 되어 여유가 좀 생기기도 하지만, 모든 학년의 학생들에게 곧 다음 학년 수강 신청도 있고, 3월 초부터 각 대학의 합격자 발표가 있으니 여러 가지로 싱숭생숭하시기 때문이리라. 


고교 시니어들은 가슴이 점점 답답해 오고, 주니어들이나 부모님들도 덩달아 마음이 바빠지신다. 며칠 전 한 고교 주니어의 부모님께서 필자의 사무실을 방문하셨다. 자녀가 하고 싶은 공부가 이미 정해져 있고, 아버지가 다닌 조지 타운에서 외교학을 공부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 분야의 과외활동인 모델 유엔 (MUN) 활동도 꾸준히 해왔고 학교 성적이나 시험 성적도 잘 준비가 된 학생이다. 


대화의 끝은 과연 이 대학의 동문 우대 정책(Legacy)이 얼마나 입학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졌다. 필자의 답변: “작년에 연방 대법원이 대입 사정에서 인종의 사용을 불법이라고 판시한 이후로, 특정 소수계에 대한 우대 문제와 함께 대입 사정의 불공정 사례로 오랫동안 회자되어온 레거시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 되었어요. 


조지타운 대학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 대학의 많은 학생과 교수들이 대입 사정에서 레거시 정책을 더 이상 사용하지 말자는 청원서에 서명해서 대학 측에 전달했어요. 이 대학의 교단인 제수이트 카톨릭 교회가 지향하는 사회 정의에도 반하고, 보다 다양한 학생들을 공정하게 선발하기 위해서는 동문 자녀들 MIT에게 특혜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이러한 청원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미국 전역의 대학들에서 불고 있는 레거시 제도 폐지를 향한 움직임의 한 일단을 보여 줍니다.” 

대학 입학 사정에서 사용되는 레거시 제도란 지원자의 부모나 조부모가, 또는 형제자매가 동 대학 출신이면 입학 사정에서 가산점을 주는 제도이다. 


사립 명문대 출신들에게 자신들의 모교에 대한 애교심과 충성심을 고취시키고, 상당한 금액의 후원금도 내도록 장려하고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입학에서 약간(?)의 차등을 제공하는 역사가 오랜 제도이다. 


이것은 보통 두 가지로 나누는데, 일급 레거시 (primary legacy)는 지원자의 부모가 동 대학의 학부를 마친 경우로 가장 효과가 큰 것이며, 다음으로는 이차 레거시 (secondary legacy)로 조부모나 형제자매 등이 동 대학의 학부, 부모가 동 대학의 대학원 등을 졸업한 경우로 이전 것보다는 좀 약하지만, 학교에 따라서는 여전히 가산점을 주는 제도이다. 이에 더해, 교직원 자녀나 많은 기부금을 낸 후원자의 자녀들에게 입학에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광범위의 레거시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레거시 반대론자들은 이 제도가 이미 경제적 사회적으로 가진 기득권자들을 우대하고, 실제로 많은 경우에 백인들을 인종적으로 우대하는 제도이기에 어퍼머티브 액션이 위헌이라면, 이 제도 역시 차별적인 제도이므로 합법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합리적인 주장이다.


연방 법원이 오랜 관행인 인종을 기반으로 한 입학 사정의 합법성을 철회하게 된 이상, 동문 자녀를 우대하는 레거시 정책 역시 그 정당성을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에 올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보수가 다수를 이루는 대법원 판사 중 흑인인 클라런스 토마스 판사 같은 경우도 공공연하게 인종에 따른 고려를 지원하는 어퍼머티브 액션과 레거시 제도를 입학 사정의 독소 조항이라고 주장하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사립 명문 대학들의 레거시 제도는 머지않아 새로운 국면에 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 전 실시된 워싱턴 포스트의 여론 조사는 미 국민 중에서 이 제도가 불합리하다고 여기는 숫자는 75% 이상이라는 결과가 있다. 이러한 여론을 반영하듯, 지난 2015년 이래로 많은 명문 대학들이 입학 사정에서 이 제도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MIT, 칼


텍과 쿠퍼 유니언은 잘 알려진 예이고, 우리 한인 동포 사회에도 잘 알려진 몇몇 대학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에머스트 대학, 존스 홉킨스 대학, 포모나 칼리지 등의 사립 대학들과 퍼듀 대학, 위스컨신 주립대학, 플로리다 주립대학 등이 있는데, 유덥을 비롯한 서부의 거의 모든 주립대학들은 이 제도를 사용하지 않는다. 


작년 말까지도 이 제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천명한 학교들은 아이비리그 대학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립 명문과 소수의 주립대학으로 지면상 몇몇만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괄호 안은 레거시 합격자 비율: 산타 클라라 (26%), 노트르담 (21%), 스탠퍼드 (16%), 유펜 (16%), USC (15%), 코넬 (15%), 하버드 (14%), 프린스턴 (11%); 인디아나 블루밍턴, 미시간 아노버, 미네소타 트윈시티.


이러한 상황에서 올가을에 시니어가 되는 우리 자녀들이 최선을 다해야 할 일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대학 입시에서 자신이 지난 고교 3년간 쏟아부은 열정과 결과물들을 원서에 적어 내고, 그 과정들을 에세이를 통해 녹여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시점에서 학교 성적은 이미 거의 확정되었고,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은 에세이의 질과 더불어 차츰 입학 원서 제출 시에 필수로 요구하는 학교가 많아지는 경향인 SAT/ACT 시험 점수의 향상 정도이다. 


특히, 대입 에세이는 학교 성적이나 시험 점수 등의 구체적으로 수치화된 자격 이외에, 직접 지원자의 생각과 품성을 짚어 보며 지원자의 따뜻한 인성이나 성장 배경 등을 나타내 보이는 역할을 한다. 


특히 대입 에세이에서 자신의 인종으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들은 에세이에서 다루어도 되고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위법이 아닌 것으로 대법원 판결문에서 구체적으로 적시된 만큼, 우리 한인계 학생들이 언어나 문화 차이로 인해 겪은 어려움을 에세이에 잘 녹여 낸다면 오히려 일련의 상황들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www.bellevueew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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