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컬럼] 알래스카 크루즈여행 빙하지대(GLACIER BAY)를 다녀와서

전문가 칼럼

[서유석컬럼] 알래스카 크루즈여행 빙하지대(GLACIER BAY)를 다녀와서

태어날 때부터 하반신이 불구이신 여 판사가 되신 분이 만약 내가 장애가 없이 태어났다면 일평생을 가정부로 살아도 여한이 없을 것이며 남의 도움이 없이 마음껏 여행을 해 보고 싶다고 쓴 수필을 본 적이 있다.  


여행을 간다는 것은 풀어보지 않은 선물 보따리과 같은 것이 아닌가 한다. 여행을 준비할 때부터 즐거운 여행은 시작되는 것 같다. 알래스카 크루즈 배를 타고 부푼 기대감으로 출발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호화롭고 웅장한 배는 유리 위를 지나가듯 소리도 없이 미끄러져 항구를 빠져 나간다. 오후에 출발하는 배는 출발과 동시에 저녁 식사 시간이다. 


배의 맨 위층 전체가 화려한 식당칸이다. 식당엔 세상에 있는 모든 종류의 음식은 다 있는 것 같다. 여행은 반은 먹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들 한다. 여기가 바로 거기가 아닌가 한다 식사 후 배의 구조가 궁금하여 맨 위부터 맨 아래층까지 구석구석 다녀 보았다. 배의 내부는 마치 백화점과 같았다.   

                     2

거기에 최고급 식당들과 바와 카지노와 수영장, 사우나, 미용실, 케인 룸, 즐길 거리, 먹을거리가 다 고루 갖추어져 있다. 일요일은 교회도 있고, 공연, 마술쇼, 춤 파티, 강연회, 각종 모임, 고그림 설명회 등등  심심할 시간 없이 잘 짜여져 있는 것 같다. 일류 호텔같이 룸서비스맨들은 과할 정도로 친절하며, 배의 전 종업원이 최선으로 서비스를 하는 모습이다.


매일 매일 방문엔 그날의 스케줄이 나와 있어 가고 싶은 곳을 찾아가면 된다.

발코니가 있는 방은 아늑하며 오밀조밀 잘 꾸며져 있다.

맛있는 커피를 아련하게 펼쳐진 망망한 바다를 보며 마시니 혼자 마시기 아깝다.   

잠을 자고 나니 중간 기착지에 도착했다. 항구의 냄새가 우리를 반긴다. 


아름다운 항구도시 알래스카의 수도 <쥬노>다. 몇 군데 관광지를 관람하고 부두 근처에 킹크랩을 파는 가게에  관광객들로 긴 줄을 이룬다. 일인당 $7-80은 되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다. 이곳을 방문하는 분은 맛을 보고 오는 게 후회가 없을 것 같다. 이곳 쥬노(JUNEAU)에서 밤 9시 30분 출발하여 다음날 오후 2시 30분에 알래스카 크루즈 여행의 꽃이라는 GLACIER BAY 빙하지대를 선상에서 약 2시간 관광한다. 


가까이 가서 보니 그 웅장함은 벌린 입을 다물 수가 없다. 간간히 빙하가 무너져 내리며 울부 짖는 굉음 소리는 마치 이 지구상에선 더 이상은 존재하지 않게 되는 마지막 고별의 울음소리같이 들리니 가슴이 짠하다. 이곳을 작별하고 배는 밤새도록 달려서 다음날 아침 8시에 SITKA라는 아름다운 항구에 도착하여 오후 3시 30분 출발 전까지 관광지와 쇼핑을 한다.


안내원이 도로변에 있는 FOOD CAR에서 파는 런치가 싸고 맛있다고 하여 시내를 두리번 거리며 찾았더니 길거리에서 자동차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는 게 보였다.

메뉴를 몰라 어느 것이 동양인들이 많이 먹냐고 하니 알았다고 하며 만들어 주는데 쌀밥에 생선에 과일이 나왔다. 그런데 밥이 이상하리만치 맛있었다. 


그 비법을 배워서 시애틀에서 그런 밥을 판다면 대박이 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어느 가게 안에 사람들이 많이 있어 들어가 보니 <소금>을 파는 집이다. 이곳 알래스카 Sitka에서 생산되는 소금이란다. 여러 가지 음식에 사용된다고 하는데 짠맛도 있고 약간 다른 맛을 느끼게 하는 맛도 있다.


기념품으로 많이들 사간다.

배는 다음 기착지를 향해 또 출발한다.

석양이 아름다운 창가 식당에서 산해진미의 식사를 하는데 뒷좌석에서 여성 두 분이 다정하게 이야기를 하는데 대화 내용이 이상하여 관심을 가지고 들어보았다. 

“엄마 지금 태양이 붉은빛을 내며 아주 아름다워.. 식당엔 사람들이 많아 음식들이 엄청 많고 맛있어 보여. 엄마 무엇을 더 갖다 줄까? 나는 일어나서 커피를 가져오면서 그분들을 보니 엄마라는 부인은 앞을 못 보시는 분이었다.


오후 3시 30분에 출발한 배는 다음날 아침 7시에 <KETCHIKAN>이란 항구에 도착했다. 이곳은 관광객을 위한 대규모 선물 가게들이 부두 근처를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 볼 것도 많고 사고 싶은 것도 많은 곳이었다. 여기서 낮 12시에 캐나다 Victoria를 향해 출발한다.

배는 망망대해를 끝없이 달리고 있다. 


청명한 날씨에 끝도없는 높고 높은 파아란 하늘에 흰 물감을 여기저기 뿌려놓은 듯 흰 구름이 두리둥실 떠다니며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망망한 바다만 만나니 <항구의 남자>라는 멋진 노래가 떠오른다. 배포 큰 마도로스 선장 박노식 배우가 손을 흔든다.

알래스카 빙하 여행도 일생일대의 크나큰 여행이지만 이 넓디넓은 하늘과 바다를 만끽한 것만으로도 더 없는 여행이며 아름다운 여행의 잔상이 오래도록 남는다. 

      

이 멋진 하늘과 바다를 보노라니 <시> 한수라도 읊고 싶어지는 마음은 웬일일까? 

무지의 소치로 시 한 수 못 떠오르는 이 답답한 마음을 김태곤의 <망부석>으로 달래 본다.   

         

구구만리 머나먼 길 

다시 오마 찾아가나 

저 하늘에 가물거리네.


푸른 하늘 구름도

둥실둥실 떠가네

높고 높은 저 산  너머로

내 꿈마저 떠가라 두리둥실 떠가라

오매불망 내 님에게로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CANADA VICTORIA를 아침 8시에 도착하여 오전 11시 30분 SEATTLE 종착지로 출발한다고 한다. VICTORIA는 영국식 건축물들과 호수와 바다가 있는 아름다운 도시며 SEATTLE에선 볼 수 없는 관광 상품들이 많이 있어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곳이다.


이제 마지막 날이라 아래층 면세점을 구경하는데 다이아몬드 가게에서 60대 부부가 반지를 사는데 여자분이 반지를 끼고는 행복한 모습으로 손을 들어 이리 저리 불빛에 비춰보며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가까이 가서 남자분이 종업원에게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부인이 무슨 암 환자로 치료가 끝나서 완쾌돼 기념으로 크루즈여행을 오게 되었고 기념 반지를 사준다는 이야기였다. 


60은 넘어 보이는 분이 소녀와 같은 행복한 표정을 보니 남자들은 부지런히 돈벌어 부인에게 다이아몬드를 사 주는 게 가정의 행복이 아닐까? 이번 크루즈여행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고, 마지막 남은 인생 여정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를 생각하게 하는 멋진 여행이었다.

 

시애틀에 도착하여 하선을 할 땐  선장님과 종업원들이  입구에서  작별인사를 해 주신다.  양손에 짐이있어  답례로 손을 흔들어 주지 못하고  내려온 것이 못내 미안하고 아쉬웠다 .


나이들어 여행하면  관광 가셔는   앉을 의자 부터 찾는 다는 이야기가 있다 .   크르즈 여행은 앉을 자리를 찾아야 되는 여행은 아닌 것 같다.

0 Comments
제목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