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칼럼] 막내딸의 집에서 갓난아기를 돌보며

전문가 칼럼

[나은혜칼럼] 막내딸의 집에서 갓난아기를 돌보며

한국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막내딸이 넷째 아기를 출산해서 딸 가정을 돌보아 주기로 해서 가기로 하다. 아들에게 말하니 아들이 아버지도 오셔서 자기 집에 머물면서 아기를 돌보고 동생의 아이들 셋도 자기네 집에서 엄마가 돌보라고 했지만 나만 혼자 가고 딸 집에서 지내다가 오기로 하다. 


며느리는 의사로 일하면서 네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병원으로 출근하고 바쁘게 지내고 막내딸은 교사로 세 어린 자녀를 기르면서 살림도 하고 픽클볼이라는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지내고 있다.


아들이 비행기 표를 보내주고 나 혼자서 올 수가 있느냐고 해서 왜 혼자 못 가느냐고 했는데 뉴욕으로 떠나는 날 새벽에 아들이 새벽 2시에 와서 잠깐 잠을 자고 4시 45분에 정확하게 집을 떠나 공항에서 렌트한 차를 반환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들어가서 라운지에 가서 20분밖에 시간이 없으니 식사를 하라고 한다. 


20분 동안 서둘러 식사를 하고 뉴왁에 가는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중간에 뚱뚱한 남자가 타고 세 사람이 앉아가는데 승무원이 와서 아들이 1K 멤버라고 뒤에 세 사람이 앉는 자리를 혼자서 앉아 가게하고 아들이 내 옆의 남자에게 자기 자리에 앉아서 가라고 하니 그 사람이 자리를 옮겨가고 가운데 자리가 비어 가게 되었다. 그 사람은 감기가 걸렸는지 계속 몸을 떨고 신음소리를 내면서 간다.


승무원이 아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1K 멤버라고 특별한 간식도 갖다 주면서 서비스가 대단하다. 아들은 회사 일로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많이 다니기 때문에 마일리지도 많고 스케줄도 마음대로 바꾸고 비행기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는 호사를 누린다. 뉴왁 공항에 와서 이다카 가는 작은 비행기를 타는데 라운지에 들어가서 10분밖에 시간이 없다고 식사를 하라고 한다. 


식사를 맛있고 배부르게 잘하고 1시간 30분쯤 걸려 이다카 공항에서 내려 렌트카를 타고 아들 집에 오다. 며느리가 김치 볶음밥을 맛있게 해서 가족 7명이 잘 먹고 늦어서 오늘 밤은 아들 집에서 자기로 하다. 아들은 아들이 세 명이고 8살짜리 귀염둥이 막내딸이 한 명 있는데 스스로 인터넷 앱에서 혼자 한국말 공부도 하고 학교에 가면서 “안녕히 계세요”하고 가고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는 말도 알고 한글도 조금 읽는 것이 너무 기특하다. 


다음 날 아침에 아이들과 부부가 다 나가고 나 혼자 집에 있다가 사위가 학교에서 공부가 끝난 세 아이를 데리고 나를 핔업하러 와서 딸이 어제 아기를 출산한 병원으로 가서 딸과 아기를 보다.

어제 아기를 출산했고 산모와 아기가 모두 건강하다. 딸은 첫째가 아들이고 둘째는 아들과 딸을 쌍둥이로 낳아서 지금 7살이 되었는데 또 딸을 낳아서 2남 2녀의 자녀를 갖게 되었다. 


남편이 하나님께서 자녀를 많이 낳고 번성하라고 하셨다고 하고 우리 자녀들은 순종을 잘 해서 세 명의 자녀들이 이 아기까지 손주들이 모두 11명이나 된다. 한국은 요즘 결혼을 잘 안 하기도 하고 자녀들을 기르기가 너무 힘들고 또 여자들이 희생하기가 싫어서 거의 출산을 안 해서 앞으로 나라가 위험하다고 걱정이 많다.


딸이 아기를 낳으러 가는 날 새벽에도 픽클볼을 하러 가서 사람들이 놀랐다고 한다. 딸은 임신 중에도 매일 픽클볼 운동을 해서 근육이 단단하고 체력이 좋았는데 남편과 5학년짜리 큰아들이 쌍둥이 동생들을 잘 돌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기를 낳고 병원에서 이틀을 쉬고 곧 집으로 돌아와서 새벽에 픽클볼을 하러 다녀오고 아기가 태어난 첫 주일에 교회에 가서 사람들에게 아기를 보여주고 축하를 받고 그 주일 저녁에도, 수요일 저녁에도 교회에 아기를 데리고 간다. 픽클볼도 아침과 저녁에 계속 치러 다니고 건강을 금방 회복하였다.


학교 교장 선생님이 아직 학교에 나오는 것은 무리라고 했는데 엄마가 왔다고 바로 출근을 하고 점심시간에 젖을 먹이러 왔다가 미역국도 먹고 간다. 아기는 얼마나 잠을 많이 자는지 잠자는 천사다. 먹고 자고 싸고 조용한데 아기를 위해서 기도를 많이 했다. 열 명의 언니와 오빠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천사가 아기를 지켜주시기를 기도했는데 학교 교사들 자녀들만 돌보아 주는 베비씻을 구해서 아침 일찍 아기를 데리고 갔다가 오후 4시에 아기를 데리고 오는 베비씻을 구했다고 한다. 


요즘같이 자녀들 기르기가 힘든 세상에 네 명의 어린 자녀들을 기르면서 직장에 다니고 살림도 해야 하고 좋아하는 운동도 해야 하는 딸은 부지런하고 건강하고 철의 여인이다. 이곳 지역의 픽클볼 시합에서 2등도 하고 메달도 받았다. 교회에서 순번을 정해서 돌아가면서 푸짐한 음식과 과일을 가지고 오시고 사랑을 많이 주신다. 


해마다 여름성경학교를 인도하시는 노 교사께서 돌아가셔서 이제 딸이 모든 것을 인도해야 하기도 한다. 다행히 교사는 긴 여름방학이 있어서 교회에서 여름에 봉사하기가 수월하고 딸은 모든 것을 열심히 한다. 교회 목사님과 사모님과 성도들께 사랑받고 픽클볼을 치는 남자나 여자들 모두에게 사랑받고 미국 뉴욕주의 작은 마을인 이곳에서 유명 인사가 되었다.


그러나 3명의 아이들과 갓난아기를 기르면서 직장에 다녀야 하니 얼마나 힘들까 생각하니 마음이 안쓰럽다. 아기들은 천사가 돌보아준다고 하는데 우리 갓난아기를 하늘의 천사가 잘 돌보아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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