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 소수계 우대 정책 금지 후의 인종별 합격자 현황
벌써 9월도 중순으로 치닫고 있다. 많은 명문 대학들이 사용하는 공통 원서는 이미 8월에 문을 열었고, 유덥도 9월 1일부터 원서 접수를 시작했다. 고교 시니어들은 이때가 되면 이중 삼중고에 시달리게 된다.
대학들이 시니어가 수강하는 과목들의 질을 입학 사정에서 고려하니, 어려운 과목들로 채워진 수업을 듣느라 정신이 없고, 이제는 뉴 노멀이 된 조기 전형 원서 제출 마감이 11월 초로 저만치 다가오니 원서에 담을 에세이 작성에 눈코 뜰 새가 없을 정도이다. 여기에 이제 다시 SAT/ACT 성적 제출을 필수로 요구하는 대학이 늘어 가는 상황에 아직 만족할만한 성적을 받지 못한 학생들은 이 시험 준비에 골치가 아프다.
이 때가 되면 덩달아 우리 부모님들의 마음도 일이 손에 안 잡히고 안절부절해지기는 마찬가지이다. 어떤 경우, ‘우리가 아시아계라서,’ ‘재정 보조를 신청해서(올해도 FAFSA 신청은 12월1일에나 가능함),’ 또는 ‘우리 부모가 아이가 지원하는 대학을 다니지 않아서’ 자식들이 입학 사정에서 올바른 대접을 못 받는 것이 아닌가? 등등의 자학적인 우려가 밤잠을 설치게도 만든다.
지난주부터 이런 종류의 걱정들을 불식시키기 위한 시리즈를 시작했고, 부모의 학력이 입학 사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먼저 소개했다. 오늘은 ‘우리가 아시아계라서’와 ‘지원 대학의 동문이 아니라서’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야지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명문 대학들의 입학처가 이와 관계되는 통계들을 발표해 이를 후반부에 간략히 소개한다.
먼저, ‘내가 우리 아이가 지원한 대학 출신이 아니어서 그 대학 출신 부모를 가진 아이들에 비해 차별을 받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이다. 동 대학 졸업자를 부모로 둔 지원자에 비해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지원 원서를 작성할 때, 지원자의 부모님이나 가족이 지원하는 해당 대학 출신인지를 묻는 것에서는 '흠!, 이런 항목이 바로 legacy(지원자의 인척이 해당 대학 출신인 경우 입학 사정에서 가산점을 주는 제도) 때문이구먼' 하시며 눈살을 찌푸리신다.
이것은 그리 우려할 만큼 중요하지는 않지만, 레거시 가족이 유리한 것은 많은 경우에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MIT나 CalTech과 같은 명문 공과 대학들은 이 제도를 사용하지 않고, 코넬이나 유펜 등이 이 제도를 입시에 많이 적용하는 편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 지원자들은 보통 지원자들과 비교해 보통 약 3배 정도의 입학 가능성이 있고 1순위 레거시 (직계 부모가 해당 대학을 졸업한 경우, 45% 합격률)와 2순위 레거시 (형제, 자매, 조부모 등, 13.7% 합격율)이 구별되어 사정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아이비리그 대학들의 경우, 보통 전체 재학생의 약 10% 이상이 레거시 정책의 적용으로 혜택을 받은 학생들이라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요즘은 특히 소수계를 입학 사정에서 우대하는 어퍼머티브 액션의 사용이 위법이라는 대법원의 결정이 작년에 내려진 이후에는, 대다수의 교육 관계자들이 레거시를 되도록이면 없애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소수계에 대한 우대 정책만이 위법이 아니라, 기득권자들의 입학을 우대하는 것 역시 위법이어야 한다는 적절한 주장이다. 이러한 환경하에서, 졸업생 자녀에게 주는 특혜가 드러날 정도로 크게 주어질 가능성은 적으니, 부모님들은 너무 걱정하지 마시기 바란다.
다음은 ‘아시아계 학생이라서 입학 사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라는 우려이다. 작년인 2023년 6월 29일에 미국 연방 대법원은 미국 대학의 입학 사정에서 인종을 고려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하버드와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이 입학 사정에서 흑인이나 히스패닉 등의 소수계 학생들에게 인종을 고려해 특혜를 줌으로서, 역으로 아시아계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제기한 소송의 최종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이 판결이 내려짐으로써, 우리 자녀들이 적어도 아시아계이기 때문에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할 가능성은 없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사회의 모습처럼 대학 구성원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 대학 교육의 목표와 일치한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기에 이 판결을 실제의 입학 사정에서 얼마나 적절하게 적용하느냐의 문제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존재한다.
요즘 대학들이 이 법안의 발표 이후 행한 첫 입학 사정의 결과를 보여 주는 통계를 발표해 관심을 끈다. 종합하면, 각 대학마다 입학 사정에서 ‘소수계 특혜’를 폐지한 결과가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합격해 등록한 학생 숫자를 볼 때, MIT의 경우는 흑인/히스패닉 학생들이 저년도 대비 15% 감소했고, 아시아계 학생이 7% 증가해 거의 신입생의 반 정도를 차지하게 되었다.
컬럼비아, 앰허스트, 노스캐롤라이나와 터프스 대학 등이 비슷한 경우이다. 한편, 예일 대학의 경우는 흑인/히스패닉계가 거의 전년도와 동일하며, 오히려 아시아계 학생의 숫자가 6% 하락했다. 이러한 경향은 듀크 대학에서도 동일했다.
이렇듯 뚜렷한 결과의 차이는 여러가지 입학 사정 정책이나 재정 보조 지급 등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보이지만, 아직은 정확한 원인이나 경향을 특정해 논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생각되기에 이후 다른 칼럼에서 분석해 드리기로 한다. (www.ewaybellev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