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스테파니(2)

전문가 칼럼

[레지나칼럼] 스테파니(2)

<지난 호에 이어>

매주 화요일 낮에 찾아와 나를 만나면 나는 스테파니를 내 사무실 한 켠에 앉혀놓고 스테파니가 좋아하는 설탕을 듬뿍 넣은 블랙차를 한 잔 타 주며 일주일 동안의 생활을 점검한다. 


어떻게 지내지? 무얼 먹었지? 기분은 어떤 거야? 

필요한 것은 없는 걸까? 

늘 대답은 단답형이다.


I am ok,

That’s ok,

It’s all right!


늘 단답형이던 스테파니가 며칠 전 나를 찾아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면서 운다.

레지나 나 레지나에게 오고 싶어?

그래! 나도 알아 그런데 어쩌지 회사 방침이 너를 다른 카운슬러에게 보내야 된다는데..

안돼 나는 그 사람 안 만날 거야.


그리고 나 그곳이 무서워 나를 좀 다른 곳으로 보내줘?

별로 말이 없는 단답형으로 대답만 하던 스테파니가 울면서 얘기를 한다.

나를 안 옮겨주면 나는 길거리를 나갈거야!


우리 사무실 쉘터에 머무르고 있는 스테파니는 새로운 쉘터에서 칼부림 사건을 목격을 하고는 무서워서 가기가 싫다는 것이고 또한 새로운 당담자가 편하지 않으니 계속 나를 만나러 오겠다는 얘기다.

아! 어쩌지.


우리 사무실에 8개월 전에 부임한 프로그램 매니저에게 상의를 했다.

스테파니의 사정을 말하고 스테파니에게 필요한 장소로 이동시키는 것과 매주 새로운 당담자 말고 내가 지속적으로 일하게 해달라고..


새로운 프로그램 매니저는 무조건 안 된다는 것이다.

우선 레지나 너는 케이스가 너무 많아서 덜어주어야 하고 두 번째 스테파니를 담당하는 카운슬러는 그곳에 근무하는 카운슬러로 정했단다.


이때부터 나하고 프로그램 매니저하고의 공방전이 시작되었다.

내가 케이스를 더하겠다는데 무엇이 문제냐?


그리고 나하고 상의 없이 환자 고객에게 미리 알려주지도 않고 무작정 다른 담당자에게 보내 버리면 그것은 환자 고객의 상황을 전혀 이해 못 하는 강제 방식이니 용납을 못하겠다.


무려 2개월간의 입씨름을 해가며 사정을 보아주기를 간절히 부탁했으나 이 망할 놈의 젊은 한참 잘난 프로그램 매니저는 무조건 노우!란다. 너무나 간절히 다시 내 팀으로 오기를 기다리는 스테파니의 애절한 간청도 무조건 노우!란다.


아니 이런 미친 x이 있나!

야, 생각을 해봐 스테파니가 나하고의 만남이 9년째야

나이가 이제는 60이 가까워!


그 사람을 누가 어떻게 제일 잘 알겠니?

그냥 내게로 다시 보내주어?

노우란다.


스테파니를 새로 맡게 된 카운슬러가 전화가 왔다 

레지나, 내가 최선을 다해볼 게 스테파니를 다시 맡아줘?

스테파니가 나하고는 절대 말을 안 해 마음이 아파서 너에게로 다시 케이스가 갔으면 좋겠다고..

프로그램 매니저를 초청했다. 


그리고 옆에 수퍼바이저 한 명을 같이 앉게 했다.

그리고는 내가 얘기를 시작했다.

너는 도대체 가슴에 어떠한 마음을 갖고 있느냐고? 


너의 가슴에 사람에 대한 열정과 동정 그리고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뜨거운 마음이 있느냐고?

8개월 전 새로 온 프로그램 매니저는 냉정한 사람이다. 


사람이 먼저가 아니고 서류 정리가 먼저고 정리가 먼저인 사람으로 이 프로그램이 와서는 우리 프로그램의 일 잘하는 그런데 프로그램 매니저 의견을 반박하는 6명의 오래된 직원들이 해고가 되서 나갔다.

마치 숙청 바람이 불어오는 것처럼 10년 이상 근무하면서 열심으로 일하면서 환자 고객을 돕던 가까이 지내던 카운슬러 6명이 해고당한 것이다.


이유는 물론 있었다. 

아주 작은 그리고 충분히 다시 정리해서 일을 하면 되는 사소한 일들로 무조건 잘라버린 것이다. 

이날 나는 프로그램 매니저를 앞에 앉게 하고 그 옆에 수퍼바이저를 앉혀 놓고(증인이 필요해서) 한참을 목소리를 높였다.


도대체 사람이 먼저냐? 

너는 뭐가 먼저냐?

그리고 이런 말도 했다.


9개월 전 나하고 오랫동안 함께 일하던 프로그램 매니저가 다른 주로 이주하면서 강력하게 나를 프로그램 매니저 자리로 추천을 했었는데 그때 내가 왜 그 자리를 거절했는지 정말 후회가 스럽다.

그때 내가 그 포지션을 택할 것을 정말로 후회가 된다.


나는 메이는 것이 싫어서 그리고 사람들하고 일하는 게 서류에 파묻히는 것보다 좋아서 거절했는데 너무 후회스럽다고.. 그리고 네가 여기에 온것은 서류에 집중해서 일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고 우리가 만나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상황을 헤아려 볼 줄 아는 맑은 눈도, 


따뜻한 가슴도 필요하다고

내가 느끼기에는 너는 You don’t have a sympathy, 

No Empathy.

No heart!


평소엔 늘 편안하게 웃으며 일하는 내가 작정을 하고 얘기를 하면서 너는 도대체 누구길래? 사람들의 고통을 못 보느냐고 목소리 톤을 확 낮추어 깔고 심각하게 얘기를 하는 나를 바라보더니 말한다.

알아, 나도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나 지금 그것을 위해 노력 중인거라구!


이 프로그램 매니저의 답에 내가 정색을 하고 말헀다.

우리는 노력 중인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고 이미 마음이 준비된 사람이 필요한 거라구!

너는 이곳에서 일하는 거 생각을 다시 해보는 게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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